[사설]지방대 존폐 위기, 지방 소멸 앞당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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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지방대 존폐 위기, 지방 소멸 앞당긴다
  • 목포시민신문
  • 승인 2021.03.10 0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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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포시민신문] 지방 대학 소멸될 것이란 우려가 점차 현실화하는 추세다. 2021년 광주 전남 주요 4년제 대학 신입생 최종 등록 현황을 종합한 결과가 발표됐다. 도내 국립·사립대를 가리지 않고 모두 작년 대비 감소세를 면치 못했다. 국립대는 사립대에 비해 상대적으로 나은 편이라고 하지만 사립대는 당장 등록률을 공개조차 하지 못할 정도로 상황이 엄혹하다. 학과 통폐합 등 구조조정을 단행한 대학도 있지만 등록률 저하의 파고는 이런 대책을 가볍게 뛰어넘고 있다.

대학 관계자들은 학령인구 감소 등 불가항력적 요소가 가장 위협적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공감되는 대목이다. 올해 전국 대학 모집인원은 55만여명 정도인 데 비해 신입생은 재수생을 포함해도 47만여명에 그친다. 2011년 이후 매년 감소세를 보이는 수능 응시생도 2020년에는 전년비 46500여명, 2021년에는 55000여명으로 감소세가 배증됐다. 출생아 감소로 학령인구가 줄고 있는 현실에서 무조건 서울의 대학으로만 향하는 인서울(In Seoul)문화가 확산되고, 등록 학생들의 일부도 학기 중 수도권 대학으로 편입학하는 사례도 많아 사정은 더 나빠지고 있다.

지역 거점 국립대인 전남대는 신입생 모집 정원 4207명 중 4067명만 등록해 140명이 미달했다. 등록률은 96.7%로 지난해 99.9%보다 하락했다. 광주 용봉캠퍼스의 경우 83개 학과 중 사범대 일부 학과가 처음으로 신입생을 채우지 못했고, 여수캠퍼스는 27개 학과 중 80%가 넘는 22개 학과가 정원에 미달됐다.

조선대의 신입생 등록률도 97.1%에 그쳤다. 모집 정원은 4350명이었으나 4222명이 등록하면서, 전체 76개 학과 중 32개 학과가 정원을 채우지 못했다. 호남대는 1689명 모집에 1520(90.0%)이 등록해 169명이 부족했다. 또한 광주대는 90.4%, 동신대는 92.3%의 등록률을 기록했다.

이처럼 미달 사태가 속출하자 지역 대학 관계자들은 우려가 현실이 됐다며 바짝 긴장하는 분위기다. 학령인구 감소와 수도권 대학 쏠림 현상 등으로 신입생 충원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전망은 했지만 그 폭이 예상보다 훨씬 컸기 때문이다. 문제는 저출산 가속화로 이러한 학생 감소 추세가 계속되면 대학들의 재정난이 심화돼 존립 자체를 걱정해야 한다는 점이다.

지방대학은 지역 교육의 산실이지만 단순히 교육만 하는 곳은 아니다. 지역사회를 유지·발전시키는 싱크탱크이면서, 일정한 규모의 경제권을 형성하는 코어 역할도 한다. 그저 서울 중심의 학교 운영 경쟁에 밀려 자연도태될 수밖에 없는 곳이라는 부당한 대접을 받을 곳이 아니라는 말이다. 지방대 위기는 지방 소멸을 가속할 수 있는 한 원인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결코 가벼이 볼 사안이 아니다. 저출산 시대라는 현실에 기반을 두고 지방대를 살릴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대학 재정난을 덜기 위해 시행하는 정부의 재정지원사업의 운용방식도 일부 변경하는 방안이 검토돼야 한다. 핵심평가 평가 지표인 신입생 충원율을 일률적으로 적용할 것이 아니라 수도권과 차별화해 일정한 편차를 부여할 필요가 있다. 공공기관의 지방대 우선 채용 비율도 상향하고 대학 내 유휴시설을 지역민의 평생학습공간으로 적극 활용하는 방안도 지자체와 함께 검토할 필요가 있다. 시간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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