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포읽기 박정용 문태고 교사] 목포가 사는 길 – 30분 도시 목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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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포읽기 박정용 문태고 교사] 목포가 사는 길 – 30분 도시 목포
  • 목포시민신문
  • 승인 2021.03.10 0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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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용 문태고 교사

[목포시민신문] 세계적으로 유명한 도시들의 공통점은 그 도시의 이미지가 브랜드화되어있다는 점이다. 무슨 도시 하면 즉각 머리속에 떠오르는 이미지가 있는 도시들이 있다. 예를 들어 파리하면 에펠탑과 예술이 떠오르고, 뉴욕하면 자유 여신상이 주는 자유와 세계문화의 중심이 떠오르고, 아테네하면 고대 그리스의 유물들과 철학적 유산들이, 로마하면 역시 고대 유적들과 르네상스 시대의 예술가들과 그들의 작품들이 순식간에 머리에 떠오른다. 그래서 브랜드화된 도시에 사는 시민들은 자기들이 사는 곳을 어렵게 설명할 필요가 없고 또 그렇기에 그 도시에 살고 있는 것을 자랑스럽게 여긴다. 그러니 그 도시 바깥에 살고 있는 사람들은 거기에서 살 수는 없을지라도 언제든 기회만 닿으면 그냥 무작정 가보고 싶어지는 곳이 된다.

4.7 보궐선거가 다가오면서 후보들이 내세우고 있는 공약 가운데 눈에 띄는 것이 있다. 그 공약이 도시재생과 관련된 것이어서 더욱 그러하다. 여당 후보인 모 정치인이 내세우고 있는 ‘21분 도시가 그것이다. 그 후보는 서울시를 21개 권역으로 나누고 각 권역 내에서 주민이 도보나 자전거로 이동 가능한 생활권을 21분 이내로 만들어 가겠다고 말하고 있다. 지금까지의 자동차 중심 도시에서 인간 중심의 다핵 도시로 서울시를 리모델링 하겠다는 것이다. 한마디로 서울의 이미지를 바꾸어 놓겠다는 계산이다(그러고 보니 위에서 언급한 세계적인 도시들에 필적할 만한 서울만이 가진 긍정적이고 생산적인 이미지가 있는지 잘 모르겠다). 하지만 이런 도시 계획이 참신해 보이지만 도시공간 리모델링 분야에서는 이미 보편화된 개념이 된지 꽤나 오래 되었음을 알게 되었다.

대도시를 생태형 공간으로 재탄생시키겠다는 계획들은 이미 세계 여러 나라에서 진행하고 있는 도시혁명이다. 대표적으로 프랑스 파리는 지난 2014년 안 이달고(Anne Hidalgo)가 시장으로 당선된 이래 주민들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 ‘15분 도시를 목표로 도시혁명을 진행하고 있다(파리는 면적이 서울의 6분의 1 정도 되고 인구는 220만명이다). 이달고 시장은 파리를 미래 맞춤형 도시로 만들어 주민들이 생활하면서 필요로 하는 모든 시설들을 도보나 자전거로 15분 이내로 접근할 수 있도록 하는 삶의 질 향상 프로젝트를 야심 차게 추진해오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생태중심 15분 도시 파리의 핵심은 자동차를 거의 이용하지 않아도 되도록 접근성과 지속가능성을 동시에 가져가려는 미래형 혹은 코로나 이후 도시 공간 패러다임 변화를 적극적으로 반영하는 것이다. 게다가 모든 주민들이 각자의 생활권 내에서 평등하게 삶을 영위하고, 지역적 연대성을 강화하겠다는 보편적 가치에 기반한 도시 인프라 구축을 궁극적인 목표로 하는 도시개혁이다. 더 나아가 이달고 시장은 2020년 시장 재선 이후에는 2024년까지 1,400km의 자전거 전용도로를 만들어 파리의 모든 거리를 자전거 친화적으로 탈바꿈 시키겠다고 선언하고 있다.

급기야 이 혁신적이고 재미있는 도시 파리는 이번 코로나 시기에도 기어이 큰일을 저질러버리고 말았다. 지난해 3월 파리시가 봉쇄된 기간 동안 르브루 박물관에서 바스티유 광장에 이르는 중심상업지역 5km 구간을 소리소문없이 자전거 전용도로로 바꾸어 버렸다. 5월 어느 날 봉쇄가 풀려 거리로 나온 시민들은 놀라움을 금치못했다. 그 도로를 더 이상 자동차로 다니지 못하도록하고 자전거와 보행자만 통행하도록 개조해버린 것이다.

앞으로 우리 목포도 운명처럼 점점 인구가 감소하여 도심 공동화 현상이 가속화 될 것이고 그에 따라 구도심부터 흉물스럽게 빈집들이 늘어나 또 다른 도시 문제가 될 것이다. 또한 4차산업혁명의 트레이드마크 중 하나인 자율주행차 보급과 공유경제가 현실화되면 자동차 소유가 감소할 것이고 기존의 자동차 중심으로 발달한 목포는 도시 경관을 해치는 잉여공간이 자연스럽게 폭발적으로 늘어나 이런 공간을 어떻게 효율적이면서도 도시 미관을 해치지 않도록 관리할 것인가가 도시 관리의 핵심 과제로 떠오를 것이다. 이런 문제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면서도 시민들의 삶의 질 향상이라는 실리를 챙겨나갈 방안이 바로 ‘30분 도시 목포를 계획하는 일이다. 이 계획이 최대로 효과적이기 위해서는 가능하면 빨리 서둘러 다른 도시들보다 프레임을 선점하는 일이다.

30분 도시 목포는 주민들이 자전거나 도보로 30분 이내로 목포시 전역을 생활권으로 삼는 것이다. 지금의 도시 공간을 신축이나 재개발보다는 그린 생태적으로 리모델링하여 도시의 기능들이 분산되어 배치되도록 하여야 한다. 그러면 자연스럽게 집중상업지역이 필요 없게 되어 골목상권과 재래 시장이 살아나고 지역경제가 활성화될 것이다. 또한 15분 도시 파리가 도시와 시민들을 위해 내세우는 평등과 지역 공동체 기능 회복을 목표로 하듯이 목포도 시민들이 그런 기능들을 이용하는데 공평해야 하고 공동체 기능이 살아나도록 독려해야 한다. 그리고 잉여공간을 잘 관리하여 구도심에 비어 가는 주택들을 에어비앤비 숙박시설로 바꾸거나 더 낡은 주택은 소공원이나 녹지 공간으로 조성하여 도시 전체가 따뜻한 느낌이 나는 사람 사는 곳이 되도록 해야 한다.

자동차 도로도 점차적으로 자전거 전용도로로 바꾸어 나가고 친환경적인 인공 조성물들을 만들어 목포의 랜드마크로 삼고 목포만의 이미지를 브랜드화해 나가야 한다. 물론 한 도시의 이미지를 브랜드화 해나가는 과정은 하루아침에 되는 일은 아닐 것이기에 목포하면 즉시 떠오르는 인문학적 이미지와 그린(Green) 생태적 이미지를 차근차근 구축해나가야 한다. 장기적으로 친환경 생태도시와 슬로 시티, 공평과 지역 공동체의 보편적 가치를 가진 도시로서 목포만이 가지는 브랜드화된 이미지를 만들어 이를 즐기고 누리기 위해 방문객들이 찾아 오도록 하는 것이 코로나 이후 미래 도시 목포가 살길이다. <liveinsamgol@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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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날 2021-03-12 15:31:57
목포 30분 도시 적극 지지합니다~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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