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국에서] 사회 환원 약속하는 기업인…목포 상공인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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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국에서] 사회 환원 약속하는 기업인…목포 상공인들은
  • 목포시민신문
  • 승인 2021.03.10 2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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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포시민신문]‘기업은 사회적 공기(公器)’라고 한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성을 강조하는 말이다. 기업이 제역할을 충실히 수행하면서 영리를 추구하며 부를 축척하는데 왠 사회적 책임성이라며 불만을 토로할지 모른다. 재화의 탄생과 쓰임, 축척은 모든 사회적 산물로 만들어진 것이란 점을 보면 기업은 사회적 공기(公器)’란 말이 낯설지 않아 보인다. 많은 기업가들이 사회에서 얻은 자신의 부()를 사회에 기부하는 것을 보면 틀린 말은 아닌 듯 하다.

최근 김범수 카카오 의장과 김봉진 '우아한 형제들' 의장의 통큰 기부가 화제를 모으고 있지만 지역 사회에도 몇 가지 시사점을 던지고 있다. 이 두 기업인의 출신 지역을 보면 지역 기업인들을 다시 한 번 돌아보게 된다.

김범수·김봉진 의장은 흙수저 출신으로 일군 천문학적 재산 규모와 기부 금액에 놀랐고, 사회적 물의를 야기한 적이 없는 40~50대 기업인이라는 점에서 또 한 번 관심을 끌었다. 한국인의 '나눔 마인드'를 전 세계에 보여준 이들이 남도와의 인연을 갖고 있다는 것에서도 지역사회에서 사는 사람으로서 자부심을 갖게 하기에 충분했다.

부친이 담양 수북면 두성리 출신인 카카오 창업자 김범수 의장은 직원들에게 보낸 카카오톡 신년 메시지에서 자신의 재산 절반을 사회에 환원하겠다고 약속했다. 10조 원대인 그의 재산 규모로 볼 때 최소 5조 원을 기부하게 된다. 김 의장의 신선한 감동의 여운이 가시기도 전에 완도 소안면 구도 출신의 국내 대표 배달 앱 '배달의 민족' 창업자 김봉진 의장 부부의 자발적 기부운동인 '더 기빙플레지' 가입 서약이 공개됐다. 워런 버핏과 빌 게이츠가 출범시킨 세계 부호들의 기부클럽인 '더 기빙 플레지'의 가입 조건은 자산이 10억 달러(11065억 원) 이상이다. 김 의장의 기부 금액은 최소 5500억원 이상이다.

우리나라 재계에서 그간 거액의 재산을 사회에 기부하는 일이 적지는 않았다. 재벌 총수들이 사재를 출연해 공익재단을 설립해 운영하는 사례가 대표적이다. 하지만 일부 재단의 경우 상속세 등을 탈루하기 위해 설립했다거나, 그 운영을 지나치게 사유화해 사실상 재산 도피처로 활용한다는 따가운 눈총을 받는 것도 사실이다. 그런데 김봉진 의장이나 김범수 의장의 기부는 그 목적을 교육 불평등 해소 등 사회문제 해결이라고 특정했다는 점에서 차별성을 보였다. 기업을 개인의 소유로 보지 않고 경영권 승계에 대해 선을 긋고 있는 점 역시 눈에 띈다. 자산가의 부의 대물림이 당연시돼 온 우리 사회에서는 흔치 않은 일이다.

또 평범한 시민들이 평생 모아도 불가능한 거액을 사회에 기부한 이들이 전남 출신이란 점에 어깨가 으쓱해진다.

이들의 기부 소식과 함께 지역사회에 123년 역사를 가진 목포상공회의소가 24대 임원을 선출하고 새롭게 출발했다는 소식도 함께 들려왔다. 지역을 대표하는 상공인들이 모여 새로운 임원을 선출하고 출발했다고 하는데 이들의 소식은 지역민들에게 반향을 주지 못하는 듯하다. 지역 상공인들에 대한 시민들의 평가가 그리 곱지가 않은 이유다. 이런 평가가 꼭 지역 사회에 기부가 인색해서 그런 것만 같지 않은 듯다. ‘김범수, 김봉진 의장만큼 큰돈을 벌지 못해서 인색할 수 있다며 두둔해보지만 그런 것 같지도 않다.

우리 사회에 재벌과 기업인들을 보는 시각이 아직 마냥 곱지만은 않은 게 현실이다. 지역사회 상공인들에 대한 생각도 별반 다르지 않다. 지역상공인들의 부 축척이 시민들에 감동을 주지 못하고 품격이 없어 보인다. 분식회계나 탈세, 편법 상속, 임금체불, 부동산 투기 등 성공인들의 불법적이거나 비도덕적 경영에 대한 일반인들의 반감이 큰 것이다. 그런 점에서 제가 쌓은 부가 개인의 능력과 노력을 넘어선 수많은 분들의 도움에 의한 것이라는 김봉진 의장의 고백은 곱씹을 만하다. 성공한 기업인으로서 사사로운 성과를 내세우기보다 기업의 사회적 관계와 역할, 책임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되기 때문이다. 김봉진 의장 등의 재산 사회 환원 약속이 기부 풍토 정착은 물론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기업 문화 형성에도 크게 기여하길 기대해보지만 오랫동안 켜켜이 쌓인 편법과 탈법의 지역 기업풍토가 바뀔지는 의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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