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단상-박찬웅 칼럼리스트]요리사 레오나르도 다빈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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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단상-박찬웅 칼럼리스트]요리사 레오나르도 다빈치
  • 목포시민신문
  • 승인 2021.04.30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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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포시민신문] 우리는 레오나르도 다 빈치라고 하면 [모나리자], [최후의 만찬] 등 걸작을 그린 화가로만 알고 있지만 그는 조각가, 발명가, 건축가, 기술자, 해부학자, 식물학자, 도시 건설가, 천문학자, 지리학자, 음악가였다. 또한 과학 잡지 [네이처]지가 선정한 인류역사를 바꾼 10명의 천재 중에 가장 창의적인 인물 1위에 선정되기도 했으니 요즘 가장 인기 있는 남자를 부르는 뇌섹남이라고 이야기 할 만하다. 그런데 여기 추가하면 그는 또 다른 요리라는 재주를 더해 요섹남이기도 했다. 예술가가 요리도 잘했나라고 할 수 있겠지만 요리를 잘하는 수준이 아니라 그 당시 피렌체의 잘나가던 식당인 [세 마리 달팽이] 아르바이트 서빙에서 시작해서 주방보조, 주방장까지 역임하다. 그 식당에 불이나자 친구이자 [비너스의 탄생]이라는 작품으로 유명한 동료화가 산드로 보티첼리와 함께 [세 마리 개구리 깃발]이라는 식당을 운영하기도 하고 당시 밀라노를 지배하던 루도비코 스포르차공작에 수석 연회담당자로 활약(?)하고 말년에는 프랑스왕 앙리에 요리 고문관으로 활약했다고 한다.

또한 요즘 유명한 요리사들처럼 그도 그의 요리비법과 요리 관련 발명품이 수록돼 있는 '엘 코덱스 로마노프 디 레오나르도 다 빈치'라는 요리책을 발간했는데 이 책은 오랫동안 사람들에 기억에서 잊혀져있다가, 우연한 기회에 1981년 러시아 에르미타주 박물관에서 발견되어 레오나르도 다 빈치라는 천재의 또 다른 삶을 알 수 있게 되었다. 126장으로 된 책에는 요리 레시피와 식이요법, 주방도구 등 온통 요리에 대한 내용이 가득 담겨 있었다.

요리책에 소개된 일화에 따르면 그에 대표작 [최후의 만찬]은 완성하는데 29개월 이라는 시간이 걸렸는데 사실 그림을 그리는 시간은 마지막 석 달이었고 나머지 26개월은 [최후의 만찬]에 작품 속 식탁위에 요리메뉴 선정을 구실로 친구, 제자들과 함께 메뉴를 정하고 만들어 보고, 먹고, 마시는데 보냈다고 한다. 그렇게 완성된 작품 속에 오른 메뉴는 잘게 썬 당근을 곁들인 삶은 달걀, 풋참외꽃으로 장식한 검둥오리 넓적다리, 자잘한 빵, 뭇국, 장어요리라고 한다. 사실 성서에 따른 메뉴라고는 빵과 포도주만 올라가야 함에 말이다.

스파게티와 포크 또한 그에 발명품이라고 한다. 그 당시 이탈리아에서 먹던 면은 지금처럼 기계나 틀을 이용해 만든 것이 아니라 손으로 비비거나 칼로 채를 썰어서 길이 짧고 굵은 면이라 모양이나 식감도 별로 좋지 않아 인기가 없었는데 그가 발명한 제면기계를 사용해서 스파게티와 비슷한 형태의 면이 만들어 졌는데 그게 바로 [스파고 만지아빌레- 먹을 수 있는 끈]이었다. 또한 [헝클어진 끈]이라고 불렸던 길고 가는 형태의 스파게티를 먹기 편하게 지금처럼 3개의 날을 가진 포크를 만들기도 했다. 또한 마늘다지기, 자동 바비큐기계, 주방화재 예방을 위한 스프링쿨러, 와인오픈너, 삶은 달걀 자르는 장치 등 각종 조리도구와 주방기계들을 발명하고 초에 담근 새 요리, 구멍 뚫린 돼지 귀때기 요리, 꿀과 크림을 곁들인 새끼 양 불알 요리, 빵가루 입힌 닭 볏 요리, 온갖 발가락 모둠 요리, 양 머리 케이크, 뱀 등심 요리 등 요리 이름만 들어도 호기심을 자극하는 기상천외한 메뉴들을 만들어 사람들을 놀라게 했지만 육식보다는 채식을 기름지고 영양가 많은 음식보다는 단백하고 소박한 요리를 추구하는 그에 요리는 많은 이들로 외면 받아 식당은 망했고 연회담당에서는 해고를 당했지만 그에 요리에 대한 열정과 도전정신은 예술작품과 각종발명품으로 승화되고 발전되었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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