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재책(人才策)」을 읽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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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재책(人才策)」을 읽자
  • 목포시민신문
  • 승인 2013.03.12 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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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정권이 들어섰습니다. 그동안의 5년 정권에 만족스럽게 여기지 못한 국민들이 많았던 탓으로, 새 정권에 대한 기대와 바람이 높은 것도 사실입니다. 그리고 소박한 심정으로 말한다면 이미 이룩된 정권, 어차피 5년은 지속할 수밖에 없으니 정말로 잘 해주기를 간절히 고대하는 입장입니다. 지지했던 사람들이야 더욱 간절하게 잘 해주기를 바랄 것이고, 반대했던 사람들도 이제는 마음을 가라앉히고 잘 해주기만 기다릴 것입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잘 할 수 있을까요. 요체는 두 가지입니다. 첫째는 올바른 인재등용이요, 둘째는 국가경제를 제대로 살려내는 일입니다.

우리 역사상 가장 손꼽히는 경세가(經世家)로 칭송받는 다산 정약용은 일찍이 『대학』이라는 유교의 통치철학에 의거하여 국가경영의 요체는 ‘인재(人才)와 경제(經濟)’라고 단언했습니다. 요즘 한창 새 정권이 인재를 발탁해서 정부를 새롭게 구성하고 조직하는 때이므로 다산의 「인재책」이라는 탁월한 글 한편을 거론하렵니다.

다산은 28세인 초봄에 문과에 급제하여 학자 군주 정조와 함께 긴밀히 접촉하면서 나라 일을 논의하고 좋은 세상 만들기에 심혈을 기울였습니다. 그해 겨울 쯤, 정조는 모든 신하들에게 인재정책에 대해 하문(下問) 했습니다. 어떻게 해야 훌륭한 인재를 제대로 발탁할 수 있고, 어떤 인재를 등용해야만 나라가 제대로 통치될 수 있는가에 대한 큰 질문을 던진 것입니다. 이런 큰 물음에 다산의 답변 글이 바로 「인재책」이라는 장문의 내용입니다.

요체만 정리해보면, 정조의 물음은 ‘편사(偏私)’를 벗어날 방법이었습니다. 인재등용의 문제점 중에 하나가 바로 치우침(偏)과 사사로움(私)인데, 이의 해결책을 다산이 명쾌하게 답변합니다. ‘편사’를 없애야겠다는 정조의 마음은 정말로 훌륭한 덕이요 지극한 뜻이라고 평가하면서, 그 해결의 요체는 ‘붕당(朋黨)’에서 벗어나야만 한다고 했습니다. 당파성에서 벗어나지 않고는 절대로 훌륭한 인재는 구해지지 않는다는 뜻이었습니다.

당파싸움은 ‘먹이다툼’이라고 규정한 다산의 입장에서는 자신들의 당파만 많이 먹어야하고 다른 당 사람은 먹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하는 한, 인재는 없다는 것입니다. 요즘의 말로, 참다운 ‘대통합’을 이룩하려면 먼저 당파에서 벗어나야하고, 그 다음으로는 신분이나 지역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했습니다. 출신 성분, 출신 지역, 학벌 등이 개재되면 또 인재는 제대로 발탁 될 수 없다는 뜻이었습니다.
다산은 말합니다. 과거(科擧)합격자 중에서만 인재를 고르는 것은 절대로 안 된다고 했습니다. 인재 추천과 천거의 의무와 책임이 있는 대신(大臣)이나 고관(高官)들의 추천과 천거를 받아야만 인재가 발굴된다는 것입니다. 아니면 인재 추천과 천거의 공개된 조직이나 기구를 세워 참다운 인재를 추천받아야 합니다. ‘편사’라는 지적이 많은 인재등용 방법에서 벗어나지 못한 요즘의 보도를 보면서, 새삼스럽게 다산의 인재책이 떠올랐습니다. 새 정부의 주인공들이여, 제발 바른 인재등용 대책을 세워주기를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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