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포읽기 조준 동신대 교수] 간디 리더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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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포읽기 조준 동신대 교수] 간디 리더십
  • 목포시민신문
  • 승인 2021.05.27 0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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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준 동신대학교 교수

[목포시민신문] 21세기에도 가장 존경하는 인물을 묻는 질문에 항상 간디라는 인물이 삐지지 않고 등장하는 것을 볼 수 있다. 그는 누구도 생각하기 힘든 특별한 방법으로 투쟁한 투사이자, 무소유를 실천한 정치지도자였으며, 가장 현실적인 이상주의자였기 때문이다. 간디의 본명은 모한다스 카람찬드 간디였다. ‘위대한 영혼이라는 뜻의 마하트마는 인도의 시인 라빈드라나트 타고르가 부른 이름으로, 나중에 위대한 스승에 대한 전 국민의 호칭이 되었다. 위대한 인물들은 대체로 어린 시절부터 두각을 나타내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간디는 그렇지 않았다. 그는 지극히 평범하다 못해 부족하기까지 했다. 학교에 들어간 간디는 구구단을 외는 것이 힘들었고, 남들 앞에서 얘기하는 것을 어려워했다. 간디가 특별한 인물이 될 조짐을 보인 사건이 있기는 했다. 영국인 장학관이 교육 검열을 나왔을 때였다. 받아쓰기 시험을 보는데, 간디가 (kettle)’이라는 단어의 철자를 틀리게 쓰는 것이었다. 교사가 이를 보고 옆 친구의 석판을 보고 적으라고 눈치를 주었으나, 간디는 끝내 고치지 않았다. 나중에 교사가 나무랐지만, 간디는 정상적이지 않은 방법을 배울 수는 없었다고 고백했다.

간디는 자신의 자서전 부제를 나의 진실탐구 이야기’(The Story of My Experiments with Truth)라고 했다. 이 제목을 함석헌 선생은 나의 진리실험 이야기로 번역했다. 이는 간디가 일찌감치 정답을 정해놓고 살아간 것이 아니라 진실 또는 진리를 탐구하면서 살았음을 말해준다. 그런 의미에서 간디의 전 생애는 끊임없는 자기 계발의 역사였다. 자기 계발이라고 하니, 마치 성공하기 위한 처세술을 말하는 것 같지만, 간디에게 그것은 진리를 찾는 일이었다. 어린 시절에 읽은 구자라트의 교훈시는 삶의 중요한 원리가 되었다. 물 한 잔을 훌륭한 식사로 갚고/정다운 인사를 열렬한 절로 갚고/동전 한 닢을 황금으로 갚고/목숨을 건져주면 목숨을 아끼지 마라/모든 말과 행동을 그렇게 존중하고/아무리 작은 봉사도 열 배로 갚으라/그러나 참된 성자는 모든 사람을 하나로 알아/악을 선으로 즐겁게 갚는다

책으로는 서사시 <라마야나><바가바드 기타>, 레프 니콜라예비치 톨스토이의 <천국은 네 마음에 있다>와 존 러스킨의 <이 마지막 사람에게도> 등이 중요한 스승이었다. 예를 들면 톨스토이의 책에서 악은 악으로 갚지 말라는 예수의 가르침을 보고 비폭력을 새삼 확인했고, <바가바드 기타>에서 크리슈나가 아르주나에게 행위의 결과를 보지 말고 오직 의무를 생각하라는 것을 보고 실천의 원칙을 배웠다. 그는 잘못한 것이 있으면 철저히 반성함으로써 진실에 다가가고자 했다. 간디는 처음부터 완벽한 인간이었거나 뛰어난 인간이어서 위인이 된 것이 아니라 부단한 노력을 통해 훌륭한 인간이 되었던 것이다. 물론 그 과정에서 견디기 힘든 일이 많았지만, 진리에 대한 굳건한 믿음으로 이길 수 있었다. 간디는 훗날 이렇게 말했다. “진리는 신이다. 신을 발견하는 길은 비폭력이다. 분노와 두려움과 거짓을 버려야 한다. 당신 자신을 버려야 한다. 정신이 정화되면, 당신은 힘을 갖게 된다. 그것은 당신 자신의 힘이 아니다. 그것은 신의 힘이다.”

간디는 분명히 인도 독립의 최고 영웅이다. 그러나 그는 일반적인 영웅과는 다르다. 그는 남들보다 뛰어난 사람도 아니었으며, 획기적인 이론이나 발명품을 개발한 것도 아니었고, 특별한 지위를 누린 것도 아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를 가장 위대한 영혼이라고 할 수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그가 정당한 방법으로’, ‘국민과 함께’ ‘진실을 구현하고자 하는 비전을 갖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는 기꺼이 힘없고 소외된 자들의 진정한 편이 되어 주었고 그들과 함께 모든 국민이 인간으로서의 권리를 누릴 수 있는 세상을 꿈꾸었다. 그의 이러한 생각은 다음과 같은 그의 독백에 잘 나타나 있다. 민주주의에 대한 나의 개념은, 그 체제하에서는 가장 약한 자가 가장 강한 자와 똑같은 기회를 가질 수 있다는 것이다”. 내년에는 대통령 선거와 함께 지방선거도 동시에 치러진다. 벌써부터 많은 사람들이 자천, 타천으로 물망에 오르내리고 있다. 내년에는 우리 나라에, 그리고 우리 지역에 간디리더십을 갖춘 많은 선량들이 당선되기를 바라는 것은 지나친 욕심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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