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단상-박찬웅 칼럼니스트] 뜻밖의 미식가들 – 파블로 피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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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단상-박찬웅 칼럼니스트] 뜻밖의 미식가들 – 파블로 피카소
  • 목포시민신문
  • 승인 2021.08.08 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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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포시민신문] 잠시 멈춤이라고 하더니 1년이 훌쩍 넘도록 계속 멈춰 서고, 이슬람국가에 히잡처럼 마스크라는 속박 속에 우리의 얼굴을 감춰야 하는 엄혹한 멈춤의 시간을 살아간다.

사회적 거리두기, 야간영업시간 단축, 식사 인원제한 등으로 식당을 찾는 것도 맛있는 요리를 하는 것도 어려움이 많다. 그러나 스마트 앱을 통한 음식배달, 배송된 식재료로 간편하게 직접요리를 할 수 있는 밀 키트, 당일 집 앞까지 신선한 식재료를 배송하는 시스템까지 만들어 잠시 멈춤에 시간에도 또 다른 식문화를 만들고, 맛있는 요리와 먹을거리를 찾는 열정만큼은 식을 줄 모르는 것 같다.

열정과 사랑으로 대표되는 천재화가 파블로 피카소는 위대한 미술가이자 실천하는 지식인으로써 한국에서의 학살”, “게르니카같은 역사성 깊은 작품들을 많이 남겼다.

그는 평소 나의 예술과 인생의 힘의 원천은 소박하지만 건강한 음식과 영양 섭취도 중요한 역할을 했다” “맘껏 맛보고 흠뻑 취하라, 인생은 맛있는 축제다!” 라는 말을 자주했을 정도로 요리에 대한 사랑과 관심이 대단했다고 한다.

그의 고향 스페인의 카탈루냐 지방은 풍요로운 자연과 아름다운 풍광으로 지금도 유명한 관광지이자 세계적인 지중해 요리의 본고장이다. 이런 곳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피카소는 보고 먹고 느꼈던 싱싱한 동식물들의 식재료들과 요리들로 많은 정물작품으로 그렸고, 앞으로의 예술인생에 큰 영향을 주었다

청년 피카소의 파리 시절, 음식은 예술 그 자체였다. 그는 식탁에서 음식을 먹으면서도 그림을 그렸고, 카페에 앉아서도 커피로 냅킨에 그림을 그리기도 하고. 즐겨먹던 대구 뼈로 도자기 작품의 모티브를 삼기도하고, 단골 식당 여주인을 그림에 모델로 삼아 작품을 그렸다.

보고 있으면 맛있는 쌀 요리 냄새가 풍겨 나올 것 같은 [마스 델 키케 농장], “인상파라는 예술사조에 시작을 알린[그린피스를 곁들인 비둘기구이], 아내 재클린 로크의 사랑과 정성을 담아낸[뱀장어 마틀로트]는 피카소의 대표적인 작품이자 요리를 주제로 작품이다.

피카소는 해산물 요리를 무척 좋아했다고 한다. 그 중에서도 대구 요리를 가장 좋아했는데 고향인 카탈루냐 지방의 대표적인 요리이다. 장어와 적포도주와 양파를 사용한 프랑스식 생선요리인 장어 마틀로트 스튜도 그가 말년에 즐겨먹었던 요리다.

일상의 아주 단순한 것들도 그의 특별한 시선을 거쳐 피카소만의 독특한 예술세계를 만들어 낸 20세기 최고의 미술가, 인간애를 통해 불의와 폭거에 저항하는 미술가, 전쟁과 폭력에 눈감지 않고 작품을 통해 사실을 알렸던 예술가로 한 평생을 살아왔던 피카소, 그가 사랑과 열정을 불사르게 했던 힘은 무엇이었을까?

그가 어려서 뛰어놀던 카탈루냐 산골에 먹을거리와 파리뒷골목 화가의 거리의 포도주가, 남프랑스 지중해 바닷가의 물고기 요리가 자양분이 되어 피카소의 불타는 열정과 정의감의 원천이 되지 않았을까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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