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국에서]목포 한 정치인의 외도와 거주양난(去住兩亂)
상태바
[편집국에서]목포 한 정치인의 외도와 거주양난(去住兩亂)
  • 목포시민신문
  • 승인 2021.08.14 23:2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유용철대표이사

[목포시민신문] 침어낙안 폐월수화’(浸魚落雁 閉月羞花)는 중국 4대 미녀를 나타낸다. 춘추시대 오월동주의 틈바구니에서 오나라를 멸망케 한 월나라 미녀 서시(西施), 한나라 때 흉노족 왕에게 시집간 비운의 궁녀 왕소군(王昭君), ··3국이 천하 패권을 다투는 삼국지에서 동탁과 여포 사이를 갈라놓기 위한 미인계의 주인공 초선(貂蟬), 당나라 현종의 총애를 받은 양귀비(楊貴妃)의 특징을 땄다.

서시는 미모에 반한 물고기가 물속으로 숨는다는 침어’(浸魚), 왕소군은 기러기가 떨어진다는 낙안’(落雁), 초선은 달이 구름 뒤로 숨는다는 폐월’(閉月), 양귀비는 꽃이 부끄러워 고개를 숙인다는 수화’(羞花)라는 별명이 붙은 미녀다. 물고기와 새, 달과 꽃은 모든 자연의 일부분이다. 이들 네 명의 여인들에게 자연이 피워낸 미모라는 찬사를 시인묵객이 쏟아낸 셈이다. 그 이면엔 나라를 망하게 한다는 경국지색(傾國之色)의 권력 쟁투와 사회적 격변이 있으니 이들을 오늘날 말한다면 날 내버려 둬!”라며 절규할지 모를 일이다.

미모가 경국지색으로 일컬어지기도 하지만 또 위기를 극복하는 화친의 상징이기도 한다. 이것은 미모를 바라보는 시각과 입장의 차이에서 나온다.

네 명의 미인 가운데 왕소군은 한나라가 흉노를 상대로 펼친 화친정책의 상징으로 여겨진다. 당나라 시인 동방규의 시 소군원’(昭君怨)으로 유명하다. ‘호지무화초(胡地無花草)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오랑캐 땅에는 꽃과 풀이 없으니 봄이 와도 봄 같지 않구나)은 봄이면 어김없이 읊조리는 시구다. 절개와 절의의 표현되지만 이국땅에서 쓸쓸함과 외로운 심정이 와 닿는다.

왕소군처럼 이국땅 흉노에서 삶을 이어간 또 한명의 한나라 여성이 채염(蔡琰)이다. 미모와 재능을 겸비했으나 전란을 피하진 못했다. 동탁이 반기를 든 와중에 흉노로 끌려가 왕의 아들 둘을 낳았다. 이를 딱하게 여긴 조조가 그를 흉노에서 데려왔다. 조조가 채염의 아버지 채옹과 친분이 있었던 덕분이었다. 채염은 흉노 땅을 떠나기에 앞서 복잡한 심정을 거주양난’(去住兩難)이라고 표현했다. 아들과의 정을 생각하면 흉노 땅에 머물러야 하고, 두고 온 고국과 그리운 가족들은 눈에 밟히고. ‘가야 할지 머물러야 할지 결정하기 어려운 상황을 이르는 고사성어의 연유다.

삼복더위에 목포 시내가 한 여인으로 시끄럽다. 지역 정치인이 갑작스럽게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했다. 건강상 문제로 탈당했다고 하지만 지역 정가에선 쉽게 믿으려들지 않는다. 그 또한 침묵하면서 시내엔 탈당 이유와 관련해 각종 루머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있다. 의정활동을 왕성하게 하면서 지역에서 촉망받는 젊은 정치인으로 여겨졌다. 그런 정치인이 분명한 이유도 없이 건강상 이유로 자신의 정치적 활동에 스스로 사망신고를 했기 때문이다. 이런 저런 연유로 지역에선 그의 외도가 정치적 활동을 접는데 직접적인 요인이 아니겠느냐는 의혹의 눈초리를 쉽게 거두지 않는다. 당은 유권자들에게 그의 탈당한 진정한 이유를 알려야 공당(公黨)일 수 있다.

흉노를 떠나면서 채염은 하염없이 눈물을 흘렀을 것이다. 자식의 정을 생각하면 가족이 눈에 밟히고 고국으로 떠나자니 아들이 눈에 밟힌 그녀의 저미어지는 아픔이 이해가 간다.

그도 만약 외도가 탈당의 직접적 이유라면 두 여인의 선택에서 가슴앓이가 있을 것이다. 또 도덕성이 요구되는 정치인으로서 외도는 유권자에게 받아들여지기 힘들었을 것이다. 상대 여인의 배우자 또한 파경의 책임을 무르려 했을 것이다. 이런 틈바구니 속에서 그의 결정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채염의 거주양난 만큼의 그의 결정도 힘들었을 것으로 보인다. 고국으로 돌아와 가족을 만남을 선택한 채염처럼 그는 탈당을 통한 정치를 포기하는 쪽으로 선회해 가족을 지킨 것처럼 보인다.

쥴리의 외도가 전국적으로 시끄럽다. 논란의 주인공은 쩍벌남으로 대통령 유력 후보로 건장하다. 정면돌파하는 이 모습을 보며 그도 ()’을 부러워할지 모르겠다. 개항 120년 된 도시 목포가 그의 외도를 품기에는 너무 좁고 정면돌파하기엔 시민들의 정치의식이 높은지 모른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