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갑 전 민주당대표, 화합과 통합의 키를 잡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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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갑 전 민주당대표, 화합과 통합의 키를 잡아야 한다
  • 목포시민신문
  • 승인 2013.03.26 1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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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에듀 대표 최창수
▲ 이젠에듀 최창수 대표

“나는 개성이 없는 사람이오. 평생을 DJ라고 하는 거울에 비춰본 후 DJ와 같은 말을 하면서 살아왔어요. 후광(後廣, DJ)이 살아계실 땐, 그와 다른 말을 하는 것은 불충으로 생각하고 살았단 말이오. 하지만 이젠 DJ도 돌아가셨으니 내 소견을 밝히고 싶소. DJ도 정적의 딸을 키우려 했는데, 내가 무엇을 못해보겠소? 유신 때도 아닌 지금 동서로 갈려 세상을 보는 것은 편협하다는 이야기요.”

한화갑 전 민주당 대표는 한 언론사와의 대담에서 박근혜 지지선언에 대해 거침없이 자평했다. 18대 대통령선거를 계기로 대한민국은 지역감정이란 올가미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덧붙였다. 반세기동안 지속된 망국적 고질병인 지역감정이 한두 사람의 노력으로 손바닥 뒤집듯 쉽게 해결될 것인가에 대해 필자는 고개를 젓는다. 그럼에도 한 전 대표의 이번 처사에 관심을 갖고 의미를 부여한다. 그에 동의해서가 아니라 지역감정이 해소되기를 간절히 바라기 때문이다. 그리하여 동서화합과 국민통합의 시대를 맞이하고 싶기 때문이다.

DJ는 정적의 딸을 대통령으로 키우려 했다.

불교방송 총무국장을 지낸 이태호가 쓴 ‘1급 비밀, 그랜드플랜’ 54~62쪽에 2000년 김대중 대통령이 권노갑 고문과 김윤환 의원을 불러 박근혜 의원을 키워보자고 한 내용이 있다. 정적의 딸 박근혜를 대통령으로 만들어 동서화합과 국민통합을 이루겠다는 것이 DJ의 생각이었다는 것이다. 사실이라면 한화갑 전 민주당 대표의 박근혜 지지는 DJ 생각의 연장이라 할 수 있다. 필자는 이 발언을 리틀 DJ가 했음에 주목한다. 또한 이에 대한 반론제기가 없음도 주목한다.

동서화합과 국민통합의 물꼬는 트였다.

박근혜 대통령은 후보시절 한화갑 전 대표와 공존상생의 약속을 했다. 한 전 대표의 말이다.

“대구에 가보면 대구 주위에 고속도로가 여러 개 있소. 그런데 전라도에 가보시오, 고속도로가 몇 개나 있나. 경상도엔 교통량이 많아 도로를 많이 닦았다고 하는데, 이는 공급이 수요를 창출한다는 것을 모르고 하는 소리요. 전남에만 국토개발계획을 안 만들었소. 여수-광주, 완도-광주를 잇는 고속도로를 놓아주시오. 내 고향 신안군에는 멀리 떨어진 흑산도와 홍도를 제외한 섬 전부를 잇는 다리를 놓아주시오. 연륙교를 놓아야 할 섬에 김대중 전 대통령의 고향인 하의도도 있소. 그리고 홍도를 세계적인 관광지로 만들어주시오.

전북의 새만금사업은 계획한 대로 완성시키고 광주 문화의전당과 영암의 F1 시설은 예정된 공기 내에 마무리해주시오. 2013년 순천 국제정원박람회에는 정부 지원을 해줘야 하오. 나는 긴급조치 등으로 세 번 수감됐는데, 긴급조치로 고생한 이들을 국가유공자로 만들어 보상하시오. 그것이 아버지가 한 일을 딸이 푸는 결자해지(結者解之)요. 그렇게 하는 것이 다 박 후보의 재산이 될 것이오. 그리고 광주에 가서 한(韓)모와 이러한 것을 해주기로 약속했다고 이야기하시오. 그러면 지지하리다.”

한 전 대표는 박 후보 지지명분으로 동서화합과 국민통합을 내 세웠고 지역발전과 국가균형발전을 기약할 수 있는 호남숙원사업을 약속받았다. 한 전 대표가 배신자라는 말까지 들어가면서 이런 빅딜을 한 배경을 살펴보지 않을 수 없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박정희 기념관’을 세웠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사형이라는 극형으로 자신을 옥죄였던 전두환, 노태우 전 대통령을 무조건적 배려로 용서했다. 또한 정적(政敵)이었던 박정희 전 대통령에 대하여는 그의 생애와 업적을 기리는 기념관을 세우는 등 화합을 도모하였다. 동서화합과 국민통합의 기틀을 만들어놓은 것이다. 통일의 예비단계라는 화합정치의 발로였다. 그러나 그 뒤로 진척이 없었다. 형식은 있는데 내용이 미흡한 미완성의 화합이었다. 이렇듯 미완성으로 남겨질 뻔 했던 동서화합의 과제를 김대중 전 대통령의 가신 리틀DJ와 박정희 전 대통령의 장녀 박근혜가 풀고자 한다. 숙명적 한계를 극복한 승사(勝事)로 뼈를 깎는 노력이 요구되지만 무조건 이루어내야 하는 대과업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김대중 전 대통령을 스승 삼아야 한다.
 
박근혜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국민과 함께 희망의 새 시대, 제2의 한강의 기적’을 이루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동서분열상태 하에서 ‘국민과 함께 희망의 새 시대’는 요원하기만 하다. 그래서 고언(苦言)겸 충언(忠言)을 한다. 박근혜 대통령은 김대중 전 대통령이 닦아놓은 동서화합의 틀을 이어받아야 한다. 김대중 전 대통령을 스승 삼아 배울 건 배우는 것도 현명한 지도자의 길임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곧 영남과 호남, 산업화 세력과 민주화 세력의 화합을 향해 가야 한다. 한화갑 전 대표가 터놓은 소중한 물꼬를 함께 방사하는 데 힘써야 한다.

입으로는 누구든지 동서화합과 국민통합을 외칠 수 있다. 역사에서 보듯, 만인의 공용어가 아니었던가? 역대 정치인들 어느 누구도 이 말 한 번 입에 담그지 않은 사람은 없다. 인구(人口)에 회자(膾炙)되는 정도를 넘어섰다. 그러나 말 뿐이었다. 진정으로 실행에 옮긴 지도자는 김대중 전 대통령 뿐이다. 박정희 기념관은 용서와 화해의 상징이다. 스승 삼을 만하지 않은가?

가칭 ‘국민통합실천회의(이하 실천회의)’ 발족을 건의한다.

실천회의 안에서 동서화합의 실천적 방안을 모색하고 실행해야 한다. 대국민 공약에서 국민통합과 관련된 부분도 여기서 논함이 바람직하다. 박대통령이 한 전 대표에게 약속한 호남숙원사업의 실행을 이곳에서 이뤄내는 것이 좋은 예이다. 긴급조치로 고생한 이들에 대한 국가보상도 이곳에서 이뤄냄이 바람직하다. 실천공간 없이 백번 입으로 동서화합과 국민통합을 외쳐본들 무슨 소용 있으랴?

실천회의의 주도적 역할은 박근혜 대통령과 한화갑 전 대표가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지역감정이 박정희?김대중 두 대통령의 갈등과 반목으로 인한 것이기에 그들을 대리하여 희생의 제공자와 피해자로 상징되는 박대통령과 리틀 DJ가 팔 걷고 나서는 것이 옳다. 그리하여 천근만근 무거운 갈등을 풀어내야 한다. 그래야 진정한 동서화합과 국민통합을 바랄 수 있을 것이다. 
 
인당수에 몸을 던진 심청은 심 봉사의 눈을 뜨게 했다.

박근혜 대통령과 한화갑 전 대표의 만남을 일언이폐지(一言以蔽之)하면 ‘동서화합’이다. 창피한 정치적 부산물 지역갈등. 우리는 그 힘겨웠던 갈등을 치유하고, 화합이라는 아름다운 선물을 후손에게 물려주어야 한다. 심청은 인당수에 몸을 던졌지만 연꽃을 타고 부활하여 마침내 아버지의 눈을 뜨게 하였다. 심 봉사가 눈을 떴듯이 호남숙원사업이 잘 실행되고 갈등이 해소돼야 하지 않겠는가? 그리하여 동서화합이 뿌리를 내리고 국민통합이 열매를 맺을 것이다.

공자는 일흔이 넘으면 ‘종심소욕불유구(從心所慾不踰矩)’라 했다. 마음이 하고자 하는 바를 좇되 법도에 어긋나지 않는다는 뜻이다. 칠십노객이지만 젊은 패기를 간직한 한화갑 전 민주당 대표가 ‘하고자 하는 바’를 주시한다. 호남인들의 차갑고 매서운 눈초리를 목전에 두고서 그는 마지막 선물을 국민 앞에 내놓았다. 동서화합과 국민통합이라는 무거운 과제를 양 어깨에 멨다. 그 짐이 무거울 진데 함께 들어줄 벗이 많다는 것을 위로삼아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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