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포읽기-목포대 홍선기 교수]한국섬진흥원, 우려 속의 기대와 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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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포읽기-목포대 홍선기 교수]한국섬진흥원, 우려 속의 기대와 희망
  • 목포시민신문
  • 승인 2021.10.04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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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선기 (목포대 도서문화연구원 교수, 한국섬재단 이사장)

[목포시민신문] 전국의 섬 주민들과 특히 섬이 많은 전남의 숙원 사업이었고, 오랫동안 설립을 기다리고 노력해 온 한국섬진흥원이 목포에 둥지를 틀었다. 명칭은 여러 번 바뀌었지만, 2007년부터 목포대 도서문화연구원을 중심으로 일본이도센터와 해외 섬 기관을 벤치마킹하여 한국에 섬 정책 전략 연구기관이 있어야 한다는 논의와 연구를 활발히 진행해왔다. 필자도 초기 논의 과정에서 시작하여 2016년 목포대 TF연구진으로 참여하여 제안서를 작성하였고, 그 제안서는 전라남도를 거쳐, 국회의원, 국회도서발전연구회에 이르기 까지 다양한 조직과 협의를 전개해 왔다. <섬의 날> 제정 필요성을 최초로 제안한 필자는 섬의 날제정이 한국섬진흥원 설립에 기폭제 역할을 했다는 것을 누구 보다 잘 알고 있고, 그것 또한 의심할 여지없는 역사적 사실이다. 진흥원 설립의 동력을 위해 전국 최초의 비영리 섬 민간단체인 ()한국섬재단이 설립된 것도 이러한 취지이다. 이처럼 기록이 있는 역사적 사실은 부정할 수 없다고 본다. 그러나 모든 사람들의 기대와 다르게 한국섬진흥원의 추진과 설립, 건립 과정 그리고 최근 진흥원 조직 구성에 이르기까지 초기부터 잡음이 많았다. 뜻하지 않은 일이다.

우여곡절 끝에 한국섬진흥원과 섬의 날 화두가 먼저 출발했던 목포시에 한국섬진흥원이 유치 결정되었고, 현재 삼학도에 건물을 증축 중에 있다. 이 과정에서 신안군의 희생과 협력이 있었다. 필자 개인적으로 여러 국가기관 설립에 관여한바 있기 때문에 조직 구성에 대한 부분에 대해서도 내용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얼마 전 한국섬진흥원 이사장과 원장, 그리고 이사진 구성을 했다는 것을 방송을 통해서 봤다. 이후 지역 방송이나 언론 매체를 통해 확인한 구체적인 인적 구성을 보니 섬 연구자로서 허탈하기도 하고, 의아하기도 하고, 한편 우려스러운 느낌도 들었다.

지금까지 방송과 매스컴, 지역민들에게 회자되고 있는 한국섬진흥원 인적 구성의 문제는 몇 가지로 요약이 된다. 첫째, 이사장과 원장이 섬에 대한 인식이 너무 부족하다는 점. 두 분 모두 행정의 달인이겠지만, 현재 섬과 섬 주민의 생활과 현장에 대해 얼마만큼 이해하고 있을까에 대한 우려가 있었다. 둘째, 이사진에 이사장과 동일한 순천대학 교수가 있다는 점이다. 이사장과 일부 이사의 소속이 겹치는 것은 지역 편중으로 비칠 수 있다. 같은 대학 교수라도 기왕이면 섬 연구자였으면 좋았겠다 는 의견이다. 셋째, 섬의 날 제정에 기여했고, 오랫동안 한국섬진흥원 과정에 기여한 목포대학의 연구자가 배제되었다는 것이다. 끝으로, 현재 당연직 2명과 임의직 4명으로 구성된 이사 면면을 볼 때, 전체에서 섬과 관련된 사람은 섬 활동가 한 사람뿐이다. 결국 이 조직의 구성이 무엇을 의미하고 어떤 방향으로 갈 것인지에 대해서는 오랜 행정의 달인이 아니더라도 잘 이해할 것이다. 돌이켜 보면, 이번 한국섬진흥원 초대 인적 구성을 보면, 수십 년간 기존의 행정안전부의 섬에 대한 인식과 수준을 나타내는 지표가 아니었을까 생각이 된다. 혹은 지역 정치력 부재라는 의견도 있다.

솔직히 주요한 국가 행정 기관 하나가 만들어지는데, 오랜 숙의와 토론, 예산 협력, 지자체와의 협력이 요구된다. 누구 한 개인이 1~2년 노력해서 급조되는 것이 아니다. 인사(人事)가 만사(萬事)라는 말이 있다. 인사의 정체성이 기관과 조직의 특성과 비전(vision)을 나타낸다. 현재까지 윗부분의 조직으로만 볼 때, 과연 섬 정책연구기관이라 할 수 있을지 우려가 더 많다. 그러나 앞으로 경영지원실, 기획연구실, 사업운영실을 비롯하여 50여명의 인력으로 하부 조직이 구성된다. 과연 어떤 지역 인재들이 한국섬진흥원에 들어올 것인지, 지역 평등과 공정한 인사과정이 실행되어 우려가 기우(杞憂)가 되길 기대해 본다. 한국섬진흥원이 목포에 제대로 안착하고, 섬과 섬 주민을 위한 국가 정책 연구기관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시민들, 섬 주민들, 대학, 기관, 연구자의 적극적인 관심이 필요하다. 한국섬진흥원이 섬과 섬 주민 삶의 질 개선을 위한 정책 플랫폼으로 발전할 수 있을지, 아니면 일개 공무원 기관으로 남을 것인지의 여부는 이제부터 이사장과 원장의 역할과 행보에 달려있다고 생각된다. 모두의 시선이 한국섬진흥원에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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