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포읽기-박정용 문태고 교사] 목포가 사는 길 – MZ세대 이해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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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포읽기-박정용 문태고 교사] 목포가 사는 길 – MZ세대 이해하기
  • 목포시민신문
  • 승인 2021.10.11 1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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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용 목포문태고 교사

[목포시민신문] 세대(世代, generation)는 보통 30년을 주기로 한 사회의 구성원들을 구분하는 말이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일반적으로 알려진 세대에 대한 말은 전후세대나 베이비부머 세대가 대표적이다. 그 이후로 X세대니 Y세대니 하는 말들이 있다가 요즘 디지털 시대에는 MZ세대라는 말이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고 있다.

일반적으로 MZ세대는 밀레니얼 세대와 Z세대(별다른 의미는 없고 X세대와 Y세대 다음이란 뜻)를 합하여 일컫는 말이다. 넓게 잡아서 1981년부터 2010년 사이에 태어난 세대들이다. 인구비율로 따지면 2012년생까지 합하여 전체인구의 약44%MZ세대들이다. 상당한 비율이다. 하지만 이 MZ세대는 이전 세대와는 다른 뚜렷한 특성을 지니고 있어서 새롭게 사회학적으로 연구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사회·경제적 관점에서 볼 때 MZ세대가 이전 세대와 특별히 다른 점은 경제적으로 굉장히 특이한 소비 패턴을 보인다는 점이다. 이들은 많은 돈을 들이더라도 자기만의 개성을 표현해주는 소비를 선호한다. 한정판 운동화를 사기 위해 오랫동안 굵은 비를 맞아가면서도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자기만의 취향에 맞춘 색다른 디자인을 입힌 무선 이어폰과 컴퓨터 마우스를 수 십만원이라도 기꺼이 지불하려고 지갑을 여는 세대들이다.

MZ세대들은 자신의 가치관과 신념을 드러내는 활동에도 적극적이다. 환경, 공정, 인권, 페미니즘, 동물권, 윤리 등 자신과 맞는 가치를 추구하는 기업의 제품을 구매하는데도 열을 올린다. 반대로 자신의 신념과 맞지 않거나 부도덕한 기업의 상품은 불매운동을 과감하게 한다. No Japan 운동이 꾸준히 진행이 된 것도 이들의 역할이 상당히 크다고 할 수 있다.

기성세대들에게 더욱 흥미로운 것은 이들이 투자형 소비를 한다는 것이다. 이들은 희소성 있는 제품들을 구매하여 사용하다가 되파는 일도 어렵지 않게 한다. 중고품을 거래하는 일이 이들에게는 보편화 되어있다.

이러다 보니 기업들은 살아남기 위해 MZ세대들의 특성을 이해하는 일에 열심이다. 하지만 가정에서 또는 학교에서는 이들을 이해하고 공감하려는 노력을 얼마나 했을까?

개인의 취향과 신념이 강한 MZ세대에게 가정이나 학교는 그저 권위나 앞세우는 꼰대나 다름없다. 자기애가 강한 이들이 자기 정체성을 확립해 나가는 청소년 시기에 특히 지금의 학교는 필요악이다.

대한민국에서 학교와 군대와 교도소는 공통점이 아주 많다. 첫 번째로 이곳들은 폐쇄성이 아주 강하다. 울타리를 쳐놓고 집단수용하여 획일적인 것만을 강요하는 곳이다. 두 번째로 이곳의 구성원들은 모두 똑같은 옷을 입어야 한다. 개성이 표현될 여지가 조금도 없는 곳이다. 심지어 이들은 먹는 것도 똑같다. 먹는 시간도 똑같다. 집단 배식을 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식사비도 무료다. 그러나 무료 급식을 먹어도 이들은 고마운 생각은 별로 하지 않는다.

비슷한 점이 아주 많으면 학교를 학교라고 생각하지 말고 군대나 교도소라고 치환해 보자. 누가 과연 하루 온종일 이런 곳에 있고 싶어 하겠는가? 아침마다 가고 싶지도 않을 것이고, 갔다고 하더라도 어떡하던지 빨리 벗어나고 싶을 것이다. 그래서 아침마다 지각생이 수두룩하고, 수업 중에는 별대수롭지않게 책상에 엎드려 잠을 청하는 것이고, 7교시가 끝나자마자 방과후학교 수업은 물론이고 야간 자율학습도 팽개치고 빨리 학교 담장을 벗어나고 싶은 것이다.

이 칼럼을 쓰기 위해 MZ세대에 관한 미디어 자료들을 찾아봤다. 하지만 대다수의 자료들은 MZ세대들의 취향적 특성과 소비 패턴에 관한 것들이 대부분이었다. 한마디로 어떻게 하면 MZ세대를 이용하여 돈을 잘 벌 것인가에만 관심이 있는 것 같았다. 안타깝게도 MZ세대의 특성이 이러 이러하니 이들에게 어떤 교육 서비스를 제공해주어야 할 것인지에 대한 진지한 고민들은 없었다.

교육백년지대계라고 했다. 미국의 오바마 대통령은 재임 중 한국의 교육에 대해 여러 차례 언급하며 미국의 교육 시스템을 걱정하였다. 우리나라 대통령이나 지역사회 지도자들이 공개적으로 우리의 교육에 대해 걱정했던 적이 얼마나 있었는가? 더 늦기 전에 지금이라도 MZ세대와 다음 세대인 알파세대(2011년 이후 출생 세대) 아이들의 교육을 진지하게 걱정했으면 한다. 알파세대는 MZ세대가 부모이다. 이전 세대에게는 MZ세대에다 알파세대까지 뜨거운 감자가 양손에 들려있다. MZ세대는 말할 것도 없고 알파세대에 대한 이해 없이 국가나 지역사회 발전이 가능할까? 상황이 이러한데도 지금의 교육 시스템은 어디로 보나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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