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포읽기-정은채 목포과학대 교수] 아름다운 디자인은 어디에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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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포읽기-정은채 목포과학대 교수] 아름다운 디자인은 어디에 있는가?
  • 목포시민신문
  • 승인 2021.11.26 1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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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포과학대학교 요트건축디자인융합과 정은채 교수

[목포시민신문] 나는 디자인을 한다. 우리 주변의 문제를 찾고 그 문제를 혁신적이고 창의적으로 해결해야 할 디자이너이기 때문이다. 공간과 환경, 그리고 시각적으로 보여지는 모든 대상이 그 속에 들어있다고 봐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또한 모든 인간은 디자이너다. 게다가 많은 사람이 디자인으로 먹고산다. 행동을 구상하고 나서 실천 수단을 마련하기 전에, 그리고 결과를 가늠하기 전에 잠시 멈추고 신중히 고민할 필요가 있는 활동 영역에는 모두 그들이 있다. 실제로 디자인은 마음속에 품은 계획뿐 아니라 그 결과물, 즉 도면이나 설명서뿐 아니라 최종 생산된 물건 자체를 말하기도 한다. 그 핵심은 아름다움 속에 들어있다는 것이다.

아름다움을 어떻게 정의할 수 있을까? 물론 필자가 생각하는 아름다움은 전체적으로 통합적인 개념이다. 겉만 번지르르한 것은 아름답지 않다. 내면과 외면이 긴밀히 결부되고 하나로 종합되어야 진정으로 아름다운 것이다. 육체와 정신이 잘 합쳐져 있는 사람을 볼 때, 우리는 아름답다고 느낀다. 디자이너로서 나는 늘 아름다움을 생각한다. 아름다운 물건, 아름다운 주변 환경, 아름다운 경험에 대해, 그리고 그 아름다움이 형태, 기능, 재미에 부합하는지에 대해, 하지만 사람의 아름다움을 정의 하는 것은 쉽지 않다. 절대적인 기준이 없기 때문이다.

그것은 사람의 내면에 달려 있다. 물론 객관적인 기준이 몇몇 있긴 하지만, 참된 아름다움은 무형의 것이다. 생각, 행동, 품성, 개성, 자신감, 그리고 정의할 수 없는 많은 요소들이 아우러져 이루어지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아름다움은 일종의 자기 탐구이기도 하다. 나는 디자인의 관점에서 아름다움을 생각한다. 디자인할 때 나는 우선 그 대상이 갖고 있는 기존의 기능과 요소들을 살펴보고, 그것을 최대한 활용하여 시스템을 전체적으로 향상시키려고 노력한다.

자기 자신에 대해서도 이렇게 해야 한다. 인간은 말하자면 복잡하게 디자인된 시스템이라고 할 수 있고, 거기에도 개선의 여지는 늘 있다. 전혀 다른 사람으로 변신하는 것이 목표가 되어서는 안 된다. 당신의 잠재력을 최대한 끌어내는 것이 최종 목표이다. 그렇게 할 때 아름다움은 발현될 것이다. 당신의 얼굴은 당신의 얼굴이다. 어떤 모습이든 그 부분들은 모두 한 소속이다. 얼굴에 칼을 대는 순간, 디자인은 실패로 끝난다.

어쩌자는 건가? 왜 모든 사람이 다른 사람과 똑같이 보이기 위해 열심일까? 인간은 조립 공장에서 창조된 것이 아니다. 우리는 기계로 만들어진 제품이 아니고 거푸집에서 만들어진 모형은 더더욱 아니다. 모호한 개념의 아름다움을 충족시키기보다 있는 그대로의 인간이 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인간은 저마다의 차이 때문에 독특한 개성을 갖고 있다. 그것을 찬미하고 가꾸는 것이 더 아름답지 않을까? 또 다른 아름다움에 있어 나에 태도를 개선할 때, 당신은 어떤 태도로 일을 하는가? 그 태도는 다른 사람들에게 어떤 영향을 주는가?

우리 동네 스타벅스에서 일하는 한 청년은 늘 기분 좋게 근무한다. 에너지가 넘치고 항상 친절하게 인사한다. 그래서 그 가게에서 나올 때면 나도 모르게 얼굴에 미소를 짓는다. 그 친구는 긍정적인 에너지를 전파하고 있는 것이다.

어쩌면 필자가 말하고 있는 디자인의 가치에 있어 바람직한 사례이기도 하다. 이렇듯 인생을 디자인하는 방법을 초등학교 시절부터 가르치면 어떨까? 어렸을 때 세상을 헤쳐 나가는 법, 인생의 부침을 극복하는 법에 대한 모든 것을 배울 수 있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그랬다면 우리는 인생이 저절로 굴러갈 것이라고 기대하지 않고, 능동적으로 개척해 나갔을 것이다.

좌절에 부딪쳐도 놀라지 않고, 침착하게 해결해 나갈 수 있었을 것이고, 가장 중요한 교훈은 현재를 살아야 한다는 것이다. 과거는 헛된 것이다. 지금 여기야말로 우리가 가진 전부다. 그렇다고 미래를 계획하지 말라는 뜻은 아니다. 다만 현재를 즐기는 방법을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현재를 산다는 것은, 자신의 운명을 장악하고 통제한다는 뜻이다. 당당하게 주도권을 잡아 나가라. 그것은 당신에게 달려 있다. 주변의 모든 대상을 보라. 하늘과 땅 사이의 모든 사물들이 조화로운가? 조화롭지 못한가? 오늘도 아름다운 디자인을 위해 바다로 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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