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포읽기-홍선기 목포대 교수] 기후위기 대응과 도시 회복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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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포읽기-홍선기 목포대 교수] 기후위기 대응과 도시 회복력
  • 목포시민신문
  • 승인 2021.12.19 1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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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포시민신문] 코로나 팬데믹으로 다사다난했던 2021년도 저물어간다. 전 세계 백신접종으로 인하여 코로나 확산이 주춤해지는 시점에 과거 어느 때와 비교하여 올해만큼 기후에 대하여 전 세계가 격론을 벌이고, 관심의 대상이 된 적도 없었다. 기후변화는 낮과 밤이 바뀌고, 계절이 변화하는 정도로 생각하며 우리 일상에 큰 영향을 주지 않는 것으로 인식해 왔다. 또한 잠시의 기상 악화는 늘 같은 현상이라 생각하며 생활을 해 왔다. 그러나 호주의 산불, 독일 마을의 홍수, 일본 규슈지역의 폭우, 미국 남부를 휩쓴 허리케인 등 몇 년간 해외에서 벌어지고 있는 기후사건은 우리에게도 큰 충격이었고, 또한 세계적 추세에 맞춰 정부 방침으로 결정된 탄소배출감소 정책에 많은 국민들이 지지를 하게 되었다. 최근의 해수면 상승은 특히 연안도시에 거주하는 사람들에게는 정주환경에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에 주의해야 할 사항이다. 올해 발간된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 AR6 1실무그룹 평가보고서에 의하면 2015년 파리기후변화협약을 통해 합의한 온실가스 감축 계획에도 불고하고, 1.5지구가열화 도달 시점이 2015년 기준에서 10년 앞당긴 2040년이 될 것으로 경고하고 있다. 2013년에 보고된 AR5 보고서에서 제시한 전 지구 평균 해수면 상승이 0.19m에서 0.20m로 상향 평가 되었다. 이런 속도라면 2081~2100년경 전지구 평균 해수면 상승 범위는 0.28~1.01m가 되어 이태리 베네치아는 수몰되는 결과가 초래된다. 해양수산부 국립해양조사원에서 1989~2018년까지 30년간 연안 조위관측소 자료를 분석한 결과, 우리나라 연평균 해수면 상승률은 2.97로 나와 있다. 그러나 올해 발간한 IPCC AR6평가보고서에 근거한다면 한반도 해수면 상승률은 더욱 빨라지고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나라도 서울, 인천을 포함한 경인지역, 서남해 도시, 부산, 포항 등 대도시와 항·포구, 산업단지들 대부분이 해수면 상승에 영향을 받는 연안지역과 하구역에 위치하고 있기 때문에 기후위기 상황에 대응해야 할 필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본보 필자의 칼럼에서도 밝힌바 있지만(2021.8.8.일자), 지구 온도상승과 함께 해수면 상승은 지상 최대의 기후이민(climate migration)을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기후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섬과 연안지역에서 취할 수 있는 회복력(resilience) 향상 조치로 크게 네 가지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첫 번째 방식은 적응(accommodate)으로 해수면 상승을 예측하여 거주지 수면을 조정하거나 식생 복원을 통해 자연적 보호기능을 강화하는 것이다.

둘째는 기술공학적 보호(protect/engineered)방식으로 방조제와 보를 구축하여 해수면 상승을 방어하는 것이다. 지금까지 대부분의 도서연안 지역에서 시행하고 있는 방안이라 할 수 있다.

세 번째 회복력 방안은 자연적 보호(protect/natural)방식인데, 연안사구를 관리하거나 해안숲 조성 등 식생복원을 통한 자연적 방식으로 해수면 상승을 방어하는 방식이다. 도서연안지역 어촌 마을엔 방풍림, 어부림, 방조림 등 많은 전통숲이 있었지만, 개발에 의해 대부분 사라졌다. 이제 새롭게 이러한 전통숲 복원을 고민할 때이다.

네 번째 기후위기 대응 방식은 후퇴(retreat)이다. 현재 조성된 해안 마을을 고도가 높은 곳으로 이주하는 것이다.

이 네 가지 방안은 주로 해수면 상승에 대응하는 섬과 연안 지역 주거 환경 개선을 위한 전략으로서 대부분의 국가에서 수용하고 있는 것이다. 이와 더불어 최근 수상도시(floating city) 건설이라는 새로운 전략이 세워지고 있다. 부산시에서는 2025년까지 수상도시를 건설한다는 발표를 했다. UN의 지원을 받아 부산 앞바다에 건설된 수상도시는 홍수, 쓰나미, 그리고 5등급 허리케인을 포함한 자연 재해에도 견딜 수 있도록 '방수 인프라'가 된다고 한다. 건설에 총 2억 달러가 투입되는 부산의 수상도시는 세계 최초의 사례가 되겠지만, 기상 악화와 해수면 상승이 지속될 경우 현재 지구상의 많은 연안도시의 운명은 크게 달라질 것이다.

인류는 변화무쌍한 기후에 적응해 오면서 진화하였고 혹은 문명이 멸망되기도 하였다. 그 기후적응 중 하나는 이동(migration)이다. 보다 온난하여 살기 좋고, 생물다양성이 풍부한 곳, 청정한 수자원을 확보할 수 있는 곳으로 이동하면서 새로운 문명을 만들어냈다. 현대 우리 인류의 적응은 어떤 것일까. 자연과 생물에 의존해 왔던 고대 선인들에 비해 과학기술과 자본에 월등히 앞서있는 현대인들은 자연과 생물에 무관심하거나 간과하는 오만한 경향이 있다. 어쩌면 인간의 오만함이 코로나 팬데믹을 발생시킨 원인이 아니었을까. 코로나 펜더믹은 오히려 매우 가까이 다가온 기후위기 상황에 미리 준비하라는 계시가 아닐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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