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포 시민신문 = 황호림] 대기오염으로 갈수록 도시의 밤하늘에 별이 사라져 간다. 하지만 누구에게나 때때로 꺼내보고 싶은 별이 가슴속에 하나쯤은 있을 것이다. 그것은 알퐁스도데의 ‘첫사랑의 별’일수도 있고 윤동주의 ‘어머니의 별’일 수도 있다. 어떤 이에게 그 별은 만질 수 없는 신기루 같은 존재일 수도 있다. 별이란 단어는 사람들의 마음을 촉촉하게 만드는 마력이 있는 것 같다. 그런 까닭일까? 꽃 이름에는 유난히 ‘별’자가 많이 붙는다. 별꽃, 쇠별꽃, 개별꽃, 가지별꽃, 갯별꽃, 긴잎별꽃, 덩굴별꽃, 왕별꽃, 애기별꽃... 별꽃의 종류만 여남은 개가 넘는다. 필자는 그중에서도 개별꽃을 가장 좋아한다.
눈 여겨 보지 않으면 그냥 지나칠 정도로 작은 개별꽃은 석죽과에 속하는 여러해살이풀이다. 숲속의 빛이 새어드는 나무 아래서 잘 자라며 털이 나 있는 줄기는 곧게 서고 가지가 갈라지지 않으며 잎은 마주난다. 꽃은 4~5월경에 잎겨드랑이에서 꽃대가 나와 한 개씩 피는데 별처럼 생긴 다섯 개의 하얀 꽃잎의 끝이 요철형으로 움푹 들어가 있으며 노란색의 꽃밥이 검붉어져서 점을 찍어놓은 것처럼 보인다. 6~7월경 익는 열매는 둥근 달걀 모양으로 세 갈래로 갈라진다.
개별꽃의 이름은 좀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식물이름의 어미에 ‘개’자가 들어가면 기본종에 비해 크기가 작거나 품질이 낮고 모양이 다르다고 여긴데서 비롯된 이름이다. 그런데 개별꽃은 별꽃보다 훨씬 크고 꽃모양도 더 나쁘지 않다. 개별꽃은 ‘들별꽃’으로도 불리는데 여기에 사용된 ‘개’라는 접두어는 ‘야생 또는 들’이라는 뜻을 가지며 열릴 개(開)자가 사용 되었다는 설이 우세하다. 개별꽃은 맛이 순하고 부드럽기 때문에 나물로 먹을 수 있고 인삼 모양을 닮은 뿌리는 태자삼(太子蔘)이라고 하여, 기(氣)를 보충하고 위장을 튼튼하게 하며 양기를 보하는 보약으로 쓴다고 한다.
글과 사진 : 황호림 (숲해설가 / 목포기독병원 사무국장)
43.하늘에서 내려앉은 소담스런 별의 무리 “개별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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