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포읽기-조준 동신대 교수] 노부모님들의 코로나 블루 극복을 위한 슬기로운 효도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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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포읽기-조준 동신대 교수] 노부모님들의 코로나 블루 극복을 위한 슬기로운 효도생활
  • 목포시민신문
  • 승인 2022.01.20 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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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준 동신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

[목포시민신문] 끝날 듯 끝나지 않는 코로나로 인해 지난 추석에 이어서 이번 설 명절도 '오지 않는 것이 효도'라는 캠페인을 곳곳에서 볼 수 있을 것 같다. 그동안 잘 버티던 어르신들도 부쩍 우울해 하신다는 소식도 여기저기서 들려온다. 명절 전후로 자살이 증가한다는 통계는 평소에는 그저 넘겨 보냈을 상황도 사회적으로 인지되는 특별한 날에 그 상실감을 더 크게 느낀다는 것을 보여준다. 그래도 명절이 되면 봉사와 후원이 몰리던 소외계층이나 복지시설 등에 들르는 사람 없이 한적해졌다는 기사를 보면 이제는 이런 관심마저도 코로나19라는 거대한 이슈가 삼켜버린 듯하다. 모두가 힘들고 어려운 시기이지만 그 안에서도 누군가는 더 불평등하게 힘들고 외롭고 아프고 죽는다는 것이 오히려 선명하게 드러나는 시대이기도 하다.

코로나가 지속되면서 새로운 사회문제들이 나타나고 있는데, 그 중에 하나가 코로나 블루(코로나 우울)현상이다. 코로나19로 인하여 사회적 거리두기, 자가격리 등으로 사람들이 서로를 만나기는커녕 밖으로 나가는 것조차 하지 못해 실내에서 주로 고립된 생활을 하면서 발생하는 정신과적 증상을 일컫는 말이다. 주로 우울증이나 불안장애, 무기력감, 불면증 등을 위시한 신경증을 지칭하며, 분노를 비롯한 신경증은 '코로나 레드', 이후 좌절감이나 무기력에 빠지는 일은 '코로나 블랙', 공포를 느끼는 경우는 '코로나 포비아' 라고 따로 말하기도 한다. 일반적으로는 전자기기가 익숙치 않아 비대면 관계를 맺기 어려운 노인층이 코로나 블루에 더욱 취약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젊은 연령층은 대면 접촉이 줄어들더라도 소셜미디어와 같은 통로로 사회적 상호작용을 보충하는 반면, 노인들은 소셜미디어 등에 대한 접근성이 떨어지고 대체할 만한 사회적 상호작용 통로가 없다. 특히 독거노인의 경우 노인 부부세대나 자녀와 동거하는 노인들보다 고립감, 소외감이 강하기 때문에 경로당, 노인복지관 등에서 여가를 즐기며 사회적 관계를 유지하여 왔다. 문제는 공영시설인 이들 시설은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가 격상될 때마다 공공기관의 의무를 다한다는 명목으로 문을 닫거나 휴관을 하게 되고, 자연스럽게 노인들은 외부와 단절되게 되어 우울증은 물론 신경증, 무기력증에 빠진 노인들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게 된 것이다.

실제로 보건복지부가 20212분기에 조사한 '코로나19 국민 정신건강 실태조사' 결과 노인 연령인 60대와 70대의 자살 생각 비율이 202054.71%에서 202168.17%까지 두배 가까이 상승했고, 전남 완도군에서 20217월에 설문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관내 노인 3,982명 중 절반이 넘는 53.8%가 우울감 증상을 보였고, 이 중 7.5%는 중증의 고위험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한다.

노인 코로나 블루 심화에 정부의 대책이 없는 것은 아니다. 정부는 권역별 트라우마센터에서 노인 등 취약계층을 찾아가 심리지원 하는 '마음 안심버스'를 운영하고 있으나 일시적이고 한정적이라는 평가가 따른다. 어쩔 수 없이 코로나 블루를 극복하기 위한 개인적인 노력이 있어야 하는데, 규칙적인 생활, 숙면, 음악듣기명상 등과 같은 자기만의 취미생활 등이 필요하다고 한다. 정신의학과 전문가들은 무엇보다도 일회성 접촉·치유가 아니라 노인이 사회적으로 고립되지 않도록 꾸준하게 사회적 상호작용을 해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문제는 지금처럼 코로나 방역이 강화되는 상황에서 어떻게 사회적 상호작용을 꾸준하게 지속시켜 줄 것인가이다. 필자는 그 대안으로 슬기로운 효도생활을 제시해 보고자 한다. 필자가 노인복지현장에 있을때나 대학에 와서 연구한 경험에 의하면 노부모님에게 정기적으로 용돈을 보내거나, 정기적으로 안부전화를 드리는 자녀들이 10%가 안되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특히 부모님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는 자녀들도 정기적으로 안부전화를 드리는 비율이 10%가 채 되지 않았다는 사실은 조금 충격적이었다. 이제 슬기로운 효도생활이 필요할 때다. ‘무소식이 희소식이다라는 말은 이제 잊어야 한다. 이웃사촌을 믿어서도 안된다. 처음에는 조금 어색하겠지만 부모님을 살린다는 마음으로 지금 당장 정기적인 안부전화를 시작해야 한다. 매주 토요일, 그것이 어려우면 월 1회라도 일정표에 한 날을 정해놓고 전화를 드려보자. 처음의 어색함은 습관이 해결해 줄 것이다. 사회적 상호작용을 할 때 정서적인 유대관계가 있는 사람과의 상호작용은 심리적으로 더 큰 만족감과 안정감을 준다는 말을 꼭 기억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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