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포 열혈청춘, 나미비아 사막 마라톤 도전기③] 사막마라톤 그 준비...처음 가보는 아프리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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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포 열혈청춘, 나미비아 사막 마라톤 도전기③] 사막마라톤 그 준비...처음 가보는 아프리카
  • 목포시민신문
  • 승인 2022.01.28 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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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전하는 열정 청년 열도 주승훈

[목포시민신문] 수빈이와 같이 여기저기 전화를 하며 필수용품을 살 수 있는 곳에 전화를 돌렸다.

없다는 수십 번의 전화 속에 겨우 한 군데를 찾았다. 관악구에 있는 캠핑용품 도매점이었다. 그곳에서 물통과 방수팩 등등을 샀다. 사다보니 노을이 지고 저녁이 되어갔다.

준비를 하는 동안 문제가 없는 순간들이 없었지만 유독 가장 큰 골칫거리가 있었다.

바로 도착 비자 가능 여부 문제였다. 같이 참가하는 하영 양과도 알아보고, 수빈과도 알아보며 SNS, 앙골라 대사관 측, 나미비아 대사관 측, 주일 나미비아 대사관 측 다 연락을 돌렸는데 코로나로 인해 계속 상황이 바뀌었다. 참고로 한국에는 나미비아 대사관이 없어서 아프리카 앙골라 대사관으로 연락을 통해 받아야했다.

다음 날 있을 PCR 검사로 인해 인천공항 근처 숙소를 예약해서 가는 중이었다. 가는 동안 사막 마라톤을 먼저 경험하신 최홍석 선배님과 전화를 하며 필수물품 준비며, 가서 사막에서의 비상상황 등 노하우를 들으면서 가고 있었다. 이야기를 계속 하다 보니 나는 준비가 너무 안 되어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것만 해도 정신이 없었는데 청천벽력 같은 소리를 듣게 되었다.

나미비아 대사관 측에서 도착비자가 불가능하다는 메일을 받게 되었다. 준비도 겨우겨우 하는 상황이었고, 당장 다음 날 귀국이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그 날 비까지 정말 많이 왔었다. 멘탈이 나가지 않을 수가 없었다. 아무것도 하기가 싫어졌다. 정말 이대로 끝나는 거구나 싶었다. 그 날 숙소에 들어가 더 생각하면 기분이 안 좋아질 것 같아 잠을 청했다.

다음 날 귀국 날짜가 되었다. 나는 오전까지 결정을 내려야 했다. 갈 것인가? 말 것인가? 가게 된다면 도착 비자가 불가능해 그저 헛수고로 돌아올 수도 있었다. 너무 두려웠다. 안가면 시간과 비행기 값은 살릴 수 있었다. 그 짧은 10분 동안 나는 기도를 하고 마인드 셋을 했다. 나는 마음의 울림을 따라야겠다는 결심을 하게 되었다. 그래 되든 안 되든 한 번 가보자. 설령 물거품이 돼서 돌아오더라도 말이다. 나의 모든 것을 걸었다.

결심을 하고나니 11초가 아까워졌다. 수빈과 같이 물품을 사기 위해 다시 전화를 시작했다. 비상용 침낭이 구하기 어려웠다. 겨우겨우 찾아냈는데 하필이면 경기도 시흥이었다. 어쩔 수가 없었다. 준비를 하고 바로 시흥으로 출발했다. 1시간 남짓 달려 물품을 구했다. 다시 인천공항으로 넘어가 나는 PCR 검사를 받았다. 다른 나라에 입국하기 위해서는 72시간 이내 검사 확인서가 필요했다. 비용도 만만치 않았다. 지금 우리는 무료로 검사를 받지만 해외 입국용은 10만 원이 넘어갔다. 검사를 받자마자 다시 서울 목동으로 향했다. 가볍고 고칼로리 식량을 살 수 있는 곳이었기 때문이었다. 가는 동안 계속 잘 될 거야라는 말을 되새겼다. 식량을 샀지만 여전히 칼로리 수가 부족했다. 시간은 계속 흐르는 데 마트는 10시에 닫는다고 그랬다. 끝나기 3분 전 무슨 생각이었는지는 모르지만 라면 120봉지를 샀다.

막상 사들고 나왔는데 이걸 어떻게 가져가나 싶었다. 근데 아무리 생각해도 칼로리 수가 이상하리만큼 높았다. 선배님과 전화를 했다. 확인을 해주셨는데 알고 보니 하루에 14000칼로리가 아니라 일주일에 최소 14000칼로리였던 것이다. 준비 하느라 정보도 제대로 확인 못한 내 실수였다. 그 자리에서 나는 너털웃음이 났고 주저앉았다.

그 많은 양의 라면을 어떻게 할까 고민하다가 같이 도와준 수빈의 아이디어로 우리는 용산역 노숙자 분들에게 라면을 기부하기로 했다. 1명 당 10봉지씩 나눠 드렸다. 어쩌면 이럴려고 샀는지도 모르겠다. 뭔가 뿌듯했고 기분이 좋아졌다. 공항철도를 타고 겨우 체크인 15분 전에 도착을 했다. 준비 못한 물품도 있고, 도착 비자가 불가능 하다는 말을 들었지만 체크인을 하고 비행기를 탔다. 정말 무모하지 않은가? 두렵다. 전세계 코로나, 그리고 불확실성, 처음 가보는 아프리카. 나는 뛰어들었다. 과연 나는 도착비자를 받았을까? 다음 이야기에서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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