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포읽기-박정용 목포 문태고 교사] 코로나와 학교 교육: 교육주체들의 역량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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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포읽기-박정용 목포 문태고 교사] 코로나와 학교 교육: 교육주체들의 역량강화
  • 목포시민신문
  • 승인 2022.01.28 1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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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포시민신문] 지난 2020120일 국내에서 최초로 코로나 확진자가 나온 이래로 지금까지 우리는 전대미문의 고난을 겪고 있다. 학교 현장도 예외일 수는 없었다. 교육 당국은 어찌할 바를 몰라 한동안 갈팡질팡 하였다. 신학기 개학이 한 달 이상 연기되었고 그나마 온라인 개학으로 진행이 되었다. 새로울 것도 없지만 학교 교육에서 여러 가지 문제점이 드러났다. 온라인 수업은 학교 교육의 한계를 여실히 보여주었다. 학교라는 공간이 폐쇄되자 학교의 기능이 일시에 온전하게 발휘되지 못했다. 이미 우리 사회가 정보화 사회로 진입한 지 상당한 시간이 흘렀음에도 갑작스러운 온라인 교육은 기존 오프라인 교육 상황도 제대로 구현하지 못했다.

우선 교사들은 온라인 수업을 원활하게 진행할 정도로 온라인 네트워크 지식을 제대로 습득하지 못하고 있었다. (zoom)이나 구글클래스룸(google classroom)을 이용한 수업방식에 익숙하지 못해 수업을 교실에서 진행하는 만큼 매끄럽게 진행하는 교사들의 숫자가 손에 꼽을 정도였다. 쌍방향 수업을 하지 못해 EBS 강의를 그대로 보여주는가 하면, 그마저도 여의치가 않은 교사들은 출석 체크만 하고 자습을 유도하기도 하였다. 온라인 수업 기간 중, 매일 매일 학교 수업 시간표에 맞추어 1교시부터 마지막 수업까지 순서대로 쌍방향 수업을 진행할 수 있었던 학교는 그리 많지 않았다.

학생들이 가정에서 갖는 당황스러움도 학교에서 교사들 못지 않았다. 온라인 수업에 참여할 카메라와 오디오가 장착된 컴퓨터같은 스마트 기기가 가정에 없는 학생들이 많았고, 또 있다고는 해도 형제들이 모두 사용할 정도로 넉넉한 가정은 많지가 않았다. 설사 스마트 기기가 있다고 해도 초고속 인터넷망이 깔려 있어야 했다. 여러 형제가 나누어 사용하려면 인터넷도 유선이 아니라 무선 와이파이 장치가 필수였다. 아쉬운대로 스마트폰으로 온라인 수업에 참여할 수도 있었지만, 문제는 대부분의 학생들이 한정된 데이터 용량 때문에 장시간 수업에 참여할 수가 없었다. 또 다른 문제는 여러 명의 형제들이 서로 방해받지 않고 수업을 하려면 각자의 수업 공간이 있어야 했는데 현실은 그리 여의치가 않았다.

이러한 물리적인 어려움 말고도 온라인 수업에서 더욱 중요한 부분은 학생들이 수업 참여도가 학생들 각자의 역량에 따라 많은 차이가 있었다는 점이다. 교실에서 선생님과 함께하는 수업도 쉽게 흐트러지기 일쑤였는데 가정에서 어느 누구의 감독을 받지 않고도 수업에 몰입하기는 너무나도 어려운 일이었다. 실제로 수업을 하는 교사도 화면 밖에서 학생들이 무엇을 하는지 전혀 알 수가 없었다. 한편으로는 학생들이 수업하는 모습 뒤로 가정 내부가 보이므로 사생활 보호 차원에서라도 늘상 화면을 켜놓으라고 강요할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한마디로 학생 개인이 자기주도학습 역량이 없으면 수업의 효과가 전혀 나올 수가 없는 상황이 되었다.

이렇듯이 학교 수업은 상황에 따라 온라인 수업과 등교 수업이 번갈아 가며 진행이 되었다. 그러면서 전체적으로 교육격차 문제는 더욱 심화되었다. 학교 교육이 부실하니 형편이 나은 학생들은 사교육 시장으로 달려갔고 그렇지 못한 학생들은 열악한 교육 환경에 그대로 노출이 되어 학생 개인간 학력 격차는 우려스러울 만한 상황이 되었다. 그렇지만 이를 극복하기 위한 교육 당국의 역할이 교육수요자들이 만족할 만한 수준에 미치지 못하여 몇 가지 방안을 제시해보고자 한다.

우선 먼저 학교라는 교육 공간이 학교 울타리 바깥으로 확장되어야 한다. 학생 교육은 이제 더 이상 학교만의 전유물이 아니다. 새로운 교육 공간을 다양하게 사회적으로 구성해야 한다. 요즘 마을 학교 같은 교실 밖 교육 체험공간이 상당한 수준으로 확충이 되어야 한다. 이를 위한 지역사회와의 협력은 필수적이다.

교사의 역할을 다시 점검해야 한다. 이제 더이상 일방적 지식 전달자가 되어서는 곤란하다. 학생의 미래를 위해 조장자 또는 촉진자(facilitator)가 되어야 하고 학생 개개인의 특성에 맞는 로드맵(road map)을 제시해 줄 수 있는 교육 프로그램 코디네이터(coordinator)가 되어야 한다. 언제 어디서라도 학생들과 연결하여 수업을 진행할 수 있는 디지털 리터러시(digital literacy) 능력을 배양해야 한다. 더불어 다양한 디지털 교육 콘텐츠를 갖추고 있어야 한다.

가장 어려운 부분이지만 학생들은 개개인이 자기주도학습역량을 키워야 한다. 스스로 동기부여하는 방법을 찾도록 노력해야 한다. 기초학업 역량은 반드시 갖추도록 해야 한다. 스스로 진로탐구와 이에 맞는 수업이나 창의적체험활동을 계획하고 실천해야 한다. 이미 우리는 지식정보화사회에 진입해 버린 만큼 정보교육도 중요하게 생각해야 한다.

요즘 들어 목포지역에 급속히 늘어난 코로나 확진자수가 쉽게 감소할 것 같지가 않아 걱정이다. 현재도 각 학교는 겨울방학 방과후학교 수업을 온라인으로 진행하고 있다. 코로나가 아니더라도 앞으로 언제든지 비대면 온라인 수업을 시시때때로 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교육수요자들의 만족도를 높이고 이들의 교육격차를 줄이려면 교육주체들의 보다 진전된 준비가 필요하다. 교육자원도 코로나 극복을 넘어 학습자들이 4차산업혁명 시대, 정보화 사회에 필수적인 생존기술을 습득하도록 과감하게 투자되고 효율적으로 이용이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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