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포 열혈청춘, 나미비아 사막 마라톤 도전기④]50도 폭염 속 첫날 39km 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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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포 열혈청춘, 나미비아 사막 마라톤 도전기④]50도 폭염 속 첫날 39km 완주
  • 목포시민신문
  • 승인 2022.02.11 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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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포시민신문] 비행기를 타니 뭔가 뭉클했다. 이제는 다른 나라를 간다는 것도 정말 당연시 되는 게 아니라 감사한 일이구나 새삼 느꼈다. 카타르 도하에 내려 경유하면서 미처 예약하지 못한 호텔을 예약을 하고, 또 다른 참가자인 하영님과 공공셔틀을 예약했다. 바디랭귀지, 영어를 섞어가며 인포 데스크에서 수십 장을 복사해서 직원에게 죄송하기도 했다. 14시간 경유 후 나는 남아공 요하네스버그에 도착을 했다. 아침이라 비몽사몽했고, 2시간 경유 후 바로 비행기를 타서 나미비아 빈트후크 공항에 도착을 했다. 이 때 부터가 제일 긴장이 되었다. 도착비자를 과연 받을 수 있을까? 나는 어떻게 될까? 수속을 밟는데 도착비자를 가져왔냐고 물었다. 없다고 그랬더니 비자 오피스에 가서 끊어오라고 했다. 문 앞에 들어서는 순간 손에 땀이 정말 많이 났다. 번역기를 돌려 서류를 스캔하고 도착 비자 신청서를 작성하고, 도착 비자 관련 서류를 내고, 90달러를 냈다. 정말 기적처럼 도착 비자를 받을 수 있었다. 너무 기뻤다.

수속을 밟고, 짐도 무사히 도착했다. 한 번씩 경유를 많이 하거나 그러면 짐을 중간에 잃어버리기도 한다고 그랬는데 운이 좋았다. 공항에서 나와 공공 셔틀버스를 타고 400km를 달려 집합장소인 스왈코프문트 호텔에 도착을 했다. 오자마자 PCR검사를 했고, 예약한 호텔을 짐을 풀었다. 이곳에 올 수 있어서 너무 감사했다. 다음 날 음성 결과가 나왔고, 전 세계에서 모인 30명의 참가자들과 OT를 나누고 사막으로 출발하였다. 숙소에서 한 15분 정도 차를 타고 지나왔는데 광활한 사막이 눈앞에 펼쳐졌다. 짐을 들고 좀 걷다 보니 저 멀리 캠프가 보였다.

각 나라마다 국기가 앞에 걸려있고 태극기가 제일 앞에 나와 있었다. 소위 말하는 국뽕이

느껴졌다. 마치 대한민국 국가대표가 된 것 같았다. 캠프로 들어오니 모두 반겨주고 춤으로 서로를 반겼다. 캠프에서 참가자들과 자원 봉사자 많은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눴다.

나는 두 번째로 젊은 참가자였다. 캠프에는 모여 앉을 수 있게 중앙에 불을 피워놓는다.

그곳에 모여서 이야기를 하고, 밥을 먹었다. 나는 전 세계 참가자들에게 질문들을 던졌다.

“24살로 돌아간다면 무엇을 하고 싶나요?” 다들 정말 흥미로운 질문이라고 했다. 22살에 결혼한 분도 있었고, 그 분은 좀 더 늦게 결혼을 해도 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있었고, 다시 돌아가면 후회 없이 여행을 많이 다닐 것이라고 말한 분도 있었고, 어떤 분은 돈을 벌면 여행 다니고를 반복해서 자신의 20대는 후회가 없다고 말한 분도 있었다. 나는 이런 질문들을 인생 선배님들을 만나면 자주 던졌었다.전 세계적으로 공통된 1순위는 여행이었다. 압도적인 답이기도 했다. 각 나라마다 문화도 달랐지만 뭔가 마음으로 느껴지는 그런 따뜻함도 있었고, 러너들의 공통된 부분들도 있었다.“달리기를 시작하기 전에는 자신은 아무 것도 할 수 없다고 생각했지만, 달리기를 시작하고 나서는 나도 해볼까? 나도 할 수 있다는 생각이 더 많이 들었다.”, “달리기가 자신의 인생을 바꿔주었다.”는 그런 공감 가는 말들. 마음이 통할 때 그런 대화의 희열들. 너무 감사한 시간이었다. 물품 검사를 무사히 마치고 다음 날. 아침 8시 출발선에 들어섰다. 다른 참가자들은 다들 경험도 있고, 가방 무게가 9kg 정도 밖에 안 되는데, 나는 처음 나가는 아마추어에 가방 무게만 16kg에 달했다. 거기에 모래 방지용 게이터도 구해오지 못해서 게이터도 없었다. 트레일 러닝화도 아닌 그냥 러닝화를 신고 출발하게 되었다. 이가 없으니 잇몸으로 달린다는 기분이 이런 기분일까 싶었다. 출발 신호가 울리고 출발하는데 그동안 준비해서 여기까지 오는데 많은 사람들의 도움과 기적 같은 사건들. 주마등처럼 지나가고, 레이스를 할 수 있음에 정말 감사했다. 이제 주사위는 던져졌다. 진짜 내 몫만 남았다. 첫 날 39km를 완주해야했다. 날씨는 50도에 육박하고, 온 몸이 쑤셔왔다. 가다보니 신발이 작다는 걸 느꼈고, 발이 너무 고통스러웠다. 첫 날부터 쉽진 않았지만 다행히 첫 날 결승점에 통과했다. 발에는 물집이 생겼다. 당장 남은 200km를 갈 수 있을까? 이제 첫 날인데 과연 남은 날들을 이겨낼 수 있을까?

다음 편에서 남은 사막 이야기가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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