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포시민신문] 27일부터 시행된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이하 중대재해법)에 맞춰 전국의 지자체가 분주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반면 목포시는 느긋한 모습을 보이고 있어 법의 중요성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는 것인지 아니면 담당 공무원이 업무를 태만하고 있는 것인지 의문이 든다.
전남도가 오는 2월 ‘중대산업재해담당’과 ‘중대시민재해담당’을 신설하고 유기적인 안전보건관리체계를 구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여기에 전남교육청도 중대재해예방 업무 전담 조직에 안전·보건관리자 등 전문 인력을 배치하는 등 긴급 대응체계를 마련할 것이라고 한다. 전국의 몇몇 기초자치단체들은 발 빠르게 ‘중대재해예방팀’을 조직하고 각종 시설물 등의 안전관리기본계획을 수립하고 있다. 목포시의 중대재해법 대처가 타 자치단체들과 대조되는 모습이다.
지자체나 교육계가 이런 대응태세를 갖추는 것은 중대재해법이 비단 산업계에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사회 전방위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중대재해법 시행 전 산업안전보건법에 따라 현장의 책임자에 한해 형사적 책임을 물어왔다면, 이 법은 사업주와 경영 책임자까지 형사 처벌대상으로 삼는다. 해당 안전책임자는 물론 지자체장이나 교육감, 교장, 학교법인 이사장, 지방 공기업의 장 등이 포괄적으로 귀책 영역에 포함되는 만큼 관내 사업장의 안전 문제가 조직의 운영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최근 5년간 지자체 발주 공사현장에서 일어난 사망사고는 모두 232건. 2016년 44명, 2017년 54명, 2018년 52명, 2019년 36명, 2020년 46명이다. 전체 건설업 사망사고 10%가량이다. 지자체 발주 공사만 한정해도 안전관리 강화는 필수인 셈이다. 그런데 목포시의 안전보건관리체계가 아직 수립조차 안됐다니 너무 안일한 것 아닌지 의심이 든다. 안전 대책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닌치지 않다.
귀책 범위 규정이 다소 모호하다는 평가까지 받고 있고, 산업계의 강력한 반발을 불러온 이런 강력한 법이 제정된 것은 산업재해에 대한 경종을 울리기 위해서다. 선진국들과 현저하게 대비될 정도로 산업체에서 끝이 보이지 않는 죽음의 행렬이 이어지고 있는 악순환을 강력한 법으로라도 끊어보자는 의미다. 관리대상이 절대적으로 많은 공공기관들도 예외가 될 수는 없는 일이다. 공공기관의 안전 관리가 시민과 학생 등 불특정 다중의 안전과 직결되는 문제라는 점을 고려하면 직무 범위가 한정되는 산업계보다 더 많은 안전관리 노력과 사전 점검이 필요하다. 강력한 법 때문이 아니더라도 항상 관심을 갖고 꼼꼼하게 문제 발생 여부를 확인해야 하는 만큼 이런 전담 대응체계를 운용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지자체와 교육계는 업무의 최우선 순위를 관리시설물과 사업장의 안전에 두고 신설한 대응 시스템을 차질 없이 가동해 시민과 학생들의 안전을 보장해야 한다.
여기에 지역의 기업체들의 안전 메뉴얼도 재점검하고 보안책도 강구하는지 목포시가 유관기관 함께 앞장서야 하는데 아쉬움이 남는다. 기업체들도 분주한 모습을 보이는데는 그간 재해 발생 시 책임자를 처벌할 규정이 없는 것도 아니었지만 이 법은 체감 충격 자체가 다를 것이라는 분위기를 시사한다. 모든 사업장이 법 적용대상이라는 각오로 노동자들의 안전을 최우선하는 작업 환경을 만들어가는 데 소홀함이 없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