國展- 아직도 단체할인(?)되고 있다.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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國展- 아직도 단체할인(?)되고 있다. (26)
  • 목포시민신문
  • 승인 2013.04.16 1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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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이 약이겠지요”(♬)라는 노래가 있다.
그것은 세월로 다져진 것이라 약국에는 없는 약이다.
‘상놈은 나이가 벼슬이다’란 말도 있다. 나이가 차면 아랫것들의 대접도 받고 이놈 저놈 불러 잡일을 시켜도 고분고분 잘 따른다는 뜻일 것이다.

그리고 줄(線선)이라는 것이 있다. 자기의 주변을 에워싸고 있는 보이지 않은 울타리 같은 것을 말한다.
그런데 우리 줄에서 國展의 운영위원이 나오게 되면서 내가 심사위원에 발탁이 되었는데 이것은 위에서 열거한 세월과 나이 그리고 동아줄 같이 아주 튼튼한 線들이 복합적으로 연결되어서 이루어진 것이었다.

1971년 제20회 國展을 마지막으로 非 國展을 단행한지 28년 만에 國展의 심사위원이 된 것이다.
내가 피 출품자로 國展에 참여했을 때와 다른 것은 부정을 방지하기 위하여 2부제 심사를 한다는 제도상의 변화만 있었을 뿐 나머지는 인간이 하는 일(?)이기 때문에 크게 달라진 것이 없었다.
그러나 이 제도는 각부(各部)의 심사위원들이 서로 다르고 1부(입선)에서 통과하지 못한 작품을 2부(특선)에서 챙길 수가 없게 하는 최소한의 효과가 있었던 것은 사실이었다.

한 가지 아쉬웠던 것은 낙선작과 입선작이 한곳에 모여 있어 조금만 수고하면 다 볼 수가 있었는데 그중에는 내 아들이 그렸다 해도 입선시킬 수가 없는 졸작들이 상당수가 있었는가 하면 낙선작 속에는 입선은 물론 특선을 주어도 무방할 그림들이 섞여 있어서 마음이 편하지가 않았다. 이러한 일들은 일부 몰지각한 심사위원들이 자기의 몫 챙기는데 배정된 숫자를 거의 탕진하기 때문에 여기에서 밀린 나머지는 그림과는 전혀 상관없이 단체로 추풍낙엽이 되는 것이다.

도대체 지놈들이 뭔데, 피 출품자의 혈작(血作)을 마음대로 팽개쳐도 된단 말인가!
그야말로 국전심사는 아무나 할 수 있기 때문에 아직까지도 단체할인(?)이 성행하고 있는 것이다.

아무튼 60을 갓 넘어 국전 심사위원(1999년)과 운영위원(2002년, 2005년)까지 역임하였으니 이제는 옛날에 응어리진 國展의 한(恨)과 멍도 다 풀리지 않았겠는가!  

아직 기력이 총총하니 사후(死後)에 남길 그림이나 열심히 그려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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