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문화예술교육에 대하여③] 지역문화자원을 활용한 문화예술교육이 이뤄져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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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문화예술교육에 대하여③] 지역문화자원을 활용한 문화예술교육이 이뤄져야
  • 목포시민신문
  • 승인 2022.04.15 0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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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섭 지역문화예술기획자

[목포시민신문] 지방소멸 문제가 심각하다. 현재 인구감소지역 89곳에 지방소멸대응자금이 매년 1조원, 10년간 지원된다. 고령화 비율도 급속도로 증가하고, 청년들은 일자리를 찾아 대도시로 떠난다. 지역이 스스로 활기를 찾아야 한다. 그동안 지역이 활성화 된 곳은 도시재생과 함께 문화예술이 큰 몫을 했다. 시대가 빨리 변하면서 과거와 현재의 연결고리가 사라지고 있다. 과거 유물(?)은 치워지고, 새로운 것만이 자리 잡고 있다. 다행히 최근 과거를 다시 복원하려는 노력이 있어 반가운 일이다.

 

어린이·청소년 문화예술교육

성인·주부 문화예술교육

시니어·노인 문화예술교육

향후 모두의 문화예술교육

필자는 고향이 목포가 아니고, 대학 때문에 오게 되었다. 지금은 눌러 살게 되었으니 제 2의 고향이 된 샘이다. 당시만 하더라도 바다 매립지역이라 5층 이상 건물이 없었다. 이후 땅에 말뚝도 심어 15층 이상 아파트도 많아졌다. 목포는 과거 3대항 6대 도시로 일제 강점기 수탈의 개항장으로 근대역사문화자원을 많이 간직한 곳이다. 근대에 와서 섬 지역과 인근 시골 유학생들이 모이는 곳이 되었다. 또한 인근의 농수산물을 타 지역으로 보내는 물류 유통의 중심지이기도 했다. 특히 8~90년대, 목포 인근에서 모여드는 학생들 하숙집과 통학차, 곳간차가 되었던 것이 동목포역과 그 주변이다. 이후 철도 사업이 고도화되면서 철로 지중화 사업으로 2003년 이후 폐역이 되고, 2010년 즈음 공원화되었다.

동목포역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경로당에서 어르신들과 생애사 중심 문학 프로그램에 참여하면서다. 그 계기로 2010년 마을 어르신 문화예술교육 지원사업을 통해 프로그램을 했다. 당해 12월부터 다음해 2월까지 3개월, 겨울 동안 10회를 진행하는 짧고 빠듯한 일정이었다. 겨울이라 딱히 할 일이 없으신 어르신들은 경로당에 모여 시간을 보내셨다. 뭐라도 해보자는 생각으로 <실버방송을 만들다>라는 주제를 잡았다. 처음에는 서로 친해지기 위해 노래도 부르고 간단한 레크레이션도 했다. 실버방송을 위해 영상을 만들어야 하는데, 사실 막막했다. 어르신들이 직접 참여하는 꽁트와 동목포 뉴스를 만들고, 가장 중요한 <동목포역 이야기>를 들어보는 것. 꽁트를 위해 재미있는 주제를 정하고, 원고 쓰고 배역을 위해 오디션을 했다. 말이 꽁트지 대사를 외우기 어려운 어르신들 난관은 여러 가지였다. 생각한 방법은 대사를 바로 읽어주고, 연습 겸 영상으로 촬영하는 것. 그래도 몇 분의 활약(?)으로 꽁트를 무사히 마칠 수 있었다. 출연자나 구경하는 분이나 실수하는 과정에서 배꼽 빠지는 시간이었다. 실수나 엔지는 에피소드 영상으로 다시 편집했다. 이런 시간을 거치면서 어르신들 마음도 열리고, 프로그램 참여도 더 적극적이었다. 이곳 어르신들은 동목포역의 과거를 누구보다 잘 아는 분들이다. 프로그램 중반이 되는 5회차, 함께 방에 둘러 앉아 예전 번성하던 동목포역 얘기를 들어 보기로 했다. 어르신들 얘기를 영상으로 녹화하기 위해 카메라도 준비했다. 그 시절 이곳에서 활동하던 분들은 당시 기억을 또렷하게 전해 주었다. 간간히 기억이 다를 경우, 열정 토론이 되기도 했다. 주변에 학교가 많았던 터라 일로나 임성 등 통학생과 근처에서 자취나 하숙하던 학생이 많았다. 또한 이 곳은 많은 농수산물 등 물건을 실어 나르는 중요한 곳이다. 마지막 10회차, 실버방송 발표회로 영상을 함께 감상하며 마무리했다. 한 가지 애석한 것은 당시 경로당 회장님이 이후 암으로 세상을 떠나시면서 이번 영상이 유작이 된 것이다. 그때 영상을 CD로 만들어 회장님에게 전달했던 기억이 생생하다.

2011, 같은 해 8월부터 11월까지 문화보부상과 함께하는 네트워크22 공모사업으로 <구 동목포역 문화예술 및 공간재생 프로젝트> 사업을 다시 진행했다. 어르신들을 만나 소식을 들어보니 몇 개월 만에 전 회장님은 세상을 떠나셨다는 것. 이를 통해 노인들을 통해 과거를 전달받는 것이 얼마나 소중한가를 실감한다. 두 번째 만날 때에는 동목포역 사진과 시, 그림지도 등 자료를 수집했다. 동목포 역사(驛舍)가 있었던 곳에 천막으로 역사건물을 재생하고, 옛날을 기억하는 전시와 인형극 공연을 했다. 목포역 역장과 용당1동 주민센터 협조로 전시를 마무리 할 수 있었다.

현재 동목포역은 도시재생 사업과 함께 과거 모습을 되살리고자 노력했다. 당시 많이 애용됐던 무궁화호 열차 3량을 철길과 함께 전시(?)하고 한편에는 동목포역 역사건물을 지어 놓았다. 원래 역사 건물이 있던 곳은 운동시설이 있어 한참 떨어진 곳에 있어 잠시 찾을 수가 없었다. 그래도 이렇게나마 옛 동목포역이 재생된 것은 감개무량하다. 하지만 조금 아쉬운 것은 원래 자리에 복원을 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앞으로도 목포가 지역 문화를 활용한 도시재생과 문화예술로 다시 번성하길 소망한다.

약력

<문화예술콘텐츠기획>저자

봄봄문화기획 대표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심의위원,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 전문가위원

이메일 : rladl656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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