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주년 창간辭] 기사쓰기 부끄러운 시대...능력이 안되면 문닫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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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주년 창간辭] 기사쓰기 부끄러운 시대...능력이 안되면 문닫아야!
  • 목포시민신문
  • 승인 2022.05.06 1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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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포시민신문] 목포에 시민신문이란 이름을 걸고 문을 연 지도 17년이 됐다. 꽤 많은 시간이 흘렀다. 200636일 창간 준비 호를 발행한 이후 많은 우여곡절이 있었다. 자본의 독립을 이루지 못하고 지방 선거에 휘둘리면서 정간 위기도 몇 차례 있었다. 연차가 거듭할수록 위기는 더욱 지독하게 찾아왔다. 동네 선술집의 수입도 못 한 돈벌이로 신문사는 폐간의 위기를 겪어야 했다. 지역 지인은 지역신문은 치킨집보다 못한 수익으로 무엇을 한다고 허울 좋은 개살구 아닌가라며 조롱하기도 했다. 이런저런 이유로 버티고 위기를 넘기며 지낸 세월이 17년을 맞았다.

해를 거듭할수록 모든 사물은 성장하고 제자리를 잡는 것이 이치이다. 신뢰성을 바탕으로 성장해야 할 언론은 불신의 원흉이 돼 퇴락의 길을 걷고 있는 현실이 안타까운 마음이다. 여기에 지역신문은 신뢰성이란 것이 있기나 한 것인지 자괴감이 들 정도다.

개인의 사사로운 이해나 감정에 의하지 아니하고 가능한 객관적으로 기술하는 것을 공자가 저술한 춘추의 방법이라 하며 일반적으로 춘추필법(春秋筆法)’이라고 한다. 공자는 나를 알게 하는 것도 오직 춘추요, 나를 비난하는 것도 오직 춘추일 뿐이다라고 했다. 맹자도 등문공 하편에서 공자가 춘추를 완성하니 난신적자가 두려워했다.(孔子成春秋而亂臣賊子懼)”라고 했다. 여기서 난신은 나라를 어지럽히는 신하이고, ‘적자는 부모를 해치는 자식을 말한다. 대의를 따르는 행동을 강조한 것이다. 역사,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난신이 없었던 적이 있었나? 오히려 난신들이 더 설치고 사욕을 채운 결과는 나라까지 망하게 하지 않았던가.

윤석열 당선인 정부에 추천된 인사들을 보면 이들이 진정 그 직을 이용해 부를 축적하고 사욕을 채우는 행위가 난신이 하는 짓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는 하는 생각이 든다. 국민을 섬겨야 할 자들이 오히려 국민을 개, 돼지로 여기는 세상이다. 이런데도 사회적 감시기능은 전혀 작동하지 않는다. 정치권에서는 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이 대세가 되었으며, 언론조차도 비판의 글쓰기를 멈추고 오직 진영논리에 따른 무조건적 편들기에만 나서고, 심하게는 난신들과 한 편이 되어 부패의 카르텔을 형성한다.

목포의 언론환경도 이와 별반 달라 않아 보인다. 매체가 크냐 작냐 차이뿐이다. 부끄러운 현실 앞에 언론인으로서 지켜야 할 직분에 있는 자가 그 직무를 올바르게 수행할 수 없다면 즉시 그 직을 떠나야 한다. 그리고 사실을 기록할 수 없다면 당장 신문 발생을 멈춰야 한다. 정치판에 기웃거리며 한 줌의 권력도 되지 않는 글쓰기 재주를 뽐내며 관여하는 추태가 여전하다.

윤동주 시인은 쉽게 씌여진 시에서 인생은 살기 어렵다는데/시가 이렇게 쉽게 씌어지는 일은 / 부끄러운 일이다창간 17주년을 맞으며 부끄러운 일을 또 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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