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단상-박찬웅 칼럼니스트] 소주 첫 번째 이야기 – 아랍에서 온 친구 아랔(Ara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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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단상-박찬웅 칼럼니스트] 소주 첫 번째 이야기 – 아랍에서 온 친구 아랔(Arak)
  • 목포시민신문
  • 승인 2022.06.30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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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포시민신문] 참으로 길었던 사회적 거리두기와 영업시간 제한이 완화되면서 가족, 친구, 동료들과의 식사나 술자리가 많아 자유롭다. 그동안 절재와 음주문화의 변화로 인해 늦은 시간까지 23차로 이어지거나 과음을 하는 경우도 적어지고, 식당과 술집의 영업시간도 1-2시간 정도 단축되었다고 한다. 모임인원이나 모임의 획수도 이전에 비해 많이 줄어들고, 집에서 가족들과 술을 마시거나, 혼자서 마시는 혼술 문화도 늘어나고 있다. 집에 각종 술과 잔, 간단한 칵테일 도구들의 갖춘 홈바 (HOME BAR)를 만들어 술을 즐기는 혼술족 들도 늘어났다고 한다.

팬데믹은 우리에게 많은 것을 빼앗아 가고 불편하고 고통스러웠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과도한 우리의 음주문화, 단체 모임문화를 긍정적으로 변화시키는데 한몫을 한 것 같다.

오늘은 서민들에게는 없어서는 안 될 소중한 친구(?) 소주에 대해서 알아보자. 소주는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는데. 전통방식의 증류식 소주와 공업적으로 대량으로 생산한 알코올(주정)에 물과 첨가물을 혼합한 희석식 소주로 나눈다. 우리가 보통 안동소주라고 알고 있는 소주가 쌀로 밑술(청주)을 담근 후 이를 증류해 만든 전통방식 증류식 소주다.

왜 전통식 소주하면 안동소주가 유명할까? 조선 광해군 때 쓰인 이수광의 지봉유설에 따르면 13세기 몽골의 원나라가 고려를 침략하면서 고려 곳곳에 군사적 요충지를 점령하고 병참기지를 세우는데 그중에 안동지역도 포함되었고 그 당시 몽골군에 중요한 보급품이던 술을 안동현지에서도 생산하게 됨으로써 지금은 소주라고 불리는 증류식 안동소주가 만들어 지게 되었다고 한다.

그렇다면 몽골군은 어떻게 소주를 마시게 되었을까? 원래 척박하고 추운 몽고초원에 살던 유목민족인 몽골인들은 쌀등 곡물을 재배하지 어려웠기 때문에 말, , 낙타의 젓으로 마유주라는 술을 만들어 마셨는데 동물성 유제품의 특성과 기후, 양조기술의 부족으로 알코올 2-4%정도의 낮은 도수의 마유주를 마셨다, 춥고 거친 환경과 장거리 이동에는 몸을 따뜻하게 덥혀주고 피로를 풀어 주는데 는 부족함이 많았다.

그런데 칭기즈 칸의 대원정에서 아랍지역을 침공한 몽골군은이븐시나”(Avicenna, 980~1037)라는 아랍사람이 개발한 증류기를 통해 만들어진 아랍어로는 이라는 뜻에 아랔(Arak)이라는 술을 마셔보고 너무 기뻐하고 사랑(?)하게 되었다고 한다.

장거리 이동과 빠른 기동, 엄청난 체력소모와 전쟁의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서는 아랔은 몽골기병에게는 가장 중요한 전략물자이자 게임 체인저(Game Changer)였던 것이다, 이렇게 유라시아 대륙 서쪽으로는 지금의 오스트리아-헝가리 동쪽으로는 한반도와 일본, 남쪽으로는 인도와 베트남까지 말 달리던 몽골기병에 말안장 한편에 칼, 한편에 아락병이 대롱대롱 매달려 전 세계로 아락을 알렸으면 유럽과 영국을 건너가 위스키가 되고 중국에서는 바이주(白酒)고려와 일본으로 가서는 소주(燒酒), 되었다.

우리 고려에게는 대몽항쟁(對蒙抗爭) 30여년, 100년간의 원간섭기(元干涉期)동안 수많은 고려인이 죽거나 노예나 공녀로 끌려가고, 제주도와 함경도지역의 영토를 몽고에 빼앗기고, 경주황룡사 9층탑을 비롯한 수많은 문화재들은 소실되고 약탈당하는 인적 물적 피해와 엄청난 아픔을 받았지만, 전 세계를 휩쓸던 무시무시한 몽골기병에 30년간이나 대항했으면서도 멸망을 피한 유일한 나라 - 고려, 팔만대장경이라는 세계적 문화유산을 탄생시킬 수 있었던 민족의 아픈 역사였으나 그 시간에 속에 우리에게는 저 멀리 아랍에서부터 실크로드와 초원길을 건너고 고비사막을 따라, 멀고 먼 동쪽의 끝 한반도까지 찾아와 700년 가까운 시간동안 우리와 함께한 술 . 소주를 만날 수 있었던 또 다른 시간이기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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