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포읽기-박정용 교사]계급투쟁(階級鬪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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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포읽기-박정용 교사]계급투쟁(階級鬪爭)
  • 목포시민신문
  • 승인 2022.07.07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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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용 목포 문태고 교사

[목포시민신문] 계급투쟁은 칼 마르크스가 19세기 전반 자본주의 고도화에 따른 자본가와 노동자 사이의 갈등 관계를 정치·경제학적, 그리고 사회주의적 관점에서 바라본 용어이다. 이때의 계급은 봉건적 신분제와는 관련이 없고, 사회학에서 말하는 사회 계층과도 개념을 달리한다. 민주적인 질서 속에서 경제적 생산 수단의 유무를 가지고 정해놓은 질서로 해석될 수 있을 것 같다.

이러한 관점 속에서 프롤레타리아(노동자)와 부르주아(자본가)가 형성 된다. 프롤레타리아는 생산 수단이 오로지 자신이 가진 노동력만 있을 뿐이기 때문에 브르주아에게 노동력을 제공하는 대가로 임금을 받아 생계를 유지한다. 이에 반해 부르주아는 생산 수단과 자본을 가지고 프롤레타리아의 노동력을 이용하여 잉여가치를 만들어 계속하여 자본을 축적 한다.

이렇게 사회 구조가 생산 수단의 소유 유무에 따라 계급이 나뉘게 됨으로써 시간이 지나면서 사회적 모순이 쌓이게 되면 양자 간의 대립과 갈등은 필연적이 될 수 밖에 없다. 이런 과정이 계속되어 자본주의 모순이 극단적으로 쌓이면 프롤레타리아 혁명이 일어나 자본주의가 소멸한다는 것이 마르크스가 말하는 계급투쟁이다. 따라서 두 계급은 서로에게 더 빼앗고, 지키기 위해 집단적 생존 투쟁을 아니 할 수 없다. 프롤레타리아는 노동조합을 만들어 집단적으로 대항하고, 부르주아는 경영자총연맹이니 경제인연합회 같은 단체를 만들어 여기에 또 대항한다.

이런 양극단 계급 간의 갈등과 투쟁에 완충 역할을 해주었던 계급이 중산층이었다. 하지만 전 세계적으로 중산층이 사라져 가고 있다고 한다. 대표적으로 중산층 계급의 대두로 자본주의 경제질서가 사회주의 계획경제 체제보다도 우위에 있다는 중요한 증거로 제시하던 미국 사회도 점점 옅어져 가는 중산층으로 인해 사회적 양극화 심화 문제를 안고 있다. 2022년 세계불평등 보고서에 의하면 미국 전체 가구의 자산 대비 중산층 자산의 비중은 198034%에서 현재 28%로 감소한 것으로 발표하였다. 유럽보다 더 심각한 수준이다.

지난 62일 자 한겨레신문에는 당신은 중산층 입니까?’라는 질문에 1989년 갤럽 조사에서는 20~60대 한국인 중 75%그렇다고 답했던 반면, 올해 2월 한국경제신문 조사에는 이전과 비슷한 연령대인 30~59살 한국인 중 53%만이 스스로 중산층이라고 답했다고 한다. 실질 소득이나 미국처럼 자산 비중이 아닌 주관적인 의견을 묻는 질문에 대한 결과이니 실제로는 중산층의 비중은 훨씬 낮을 것이다.

대단히 유감스럽게도 한국에서는 계급투쟁의 방향이 역사적인 의미와는 정반대로 나타나고 있다. 부르주아에 대한 프롤레타리아의 투쟁이 아니라 부르주아의 일방적인 프롤레타리아에 대한 장벽을 세우는 방식이다. 특히 교육을 통한 하위계층의 신분 상승 기회를 이 땅의 부르주아들은 원천 차단해 버리려 한다.

현행 대학입시제도하에서는 어떻게 하든지 강남 8학군 학교와 특목고 학생을 일반고 학생들이 극복하기 힘들다. 더불어민주당 이탄희 의원이 한국장학재단으로부터 자료를 제출받아 분석한 바에 의하면 소위 말하는 SKY 대학의 부모 절반 이상이 연 1억 이상의 고소득층이라고 밝혔다. 의대생의 고소득 가정 비율은 더 높았다. 20201학기 국가장학금 신청 대학생 중 소득 8~10구간 가정 비율이 의대생 62%, SKY57%인데 반해 전국 대학 평균은 37%였다.

엊그제 발표한 내년 최저임금 시급 인상도 한국 부르주아의 바람이 한껏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올해보다 5% 오른 9,620원 이라고 한다. 하반기에도 계속해서 물가와 이자율이 상승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렇게 되면 임금 인상이 아니라 임금 하강이 분명해진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노동계뿐만 아니라 사용자측도 5% 인상을 반대한다는 점이다. 교묘한 줄다리기가 아닌가?

현재 한국 사회에서 일어나고 있는 계급투쟁은 그 방향이 틀렸으니 사회적으로 중산층이 두터워 질 일은 없을 것 같다. 이 교묘한 계급투쟁을 그만두게 하지 않은 한 한국에서 건전한 자본주의가 꽃필 날은 요원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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