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포읽기-박정용 교사]유권자가 되지 말고 시민이 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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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포읽기-박정용 교사]유권자가 되지 말고 시민이 되자!
  • 목포시민신문
  • 승인 2022.09.08 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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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용 문태고 교사

[목포시민신문] 흔히들 인류가 발명한 가장 효율적인 정치 시스템은 민주주의요, 경제 시스템은 자본주의라는 말을 자주 듣는다. 그러니 이 둘이 이상적으로 결합된 국가는 시너지 효과로 인해 대단히 효율적인 국가가 될 것이다.

이 둘 중 후자의 역사는 비교적 짧다. 아무리 오래 거슬러 올라가도 9세기 이슬람 세계에서 태동한 중상주의적 자본주의가 12세기에 유럽으로 건너가 그 후 유럽의 경제발전에 기여하였고, 19세기에는 산업자본주의로 발전해 나갔다. 1929년 대공황을 거쳐 20세기 후반에는 신자유주의 자본주의로 발전하고 있다.

반면 민주주의 역사의 시작을 많은 사람들이 고대 그리스의 폴리스 민주주의를 떠올리지만, 사실은 선사시대에 이미 민주주의가 나왔다고 볼 수 있다. 구석기나 신석기 시대 소규모 집단이나 씨족사회에서는 구성원들이 집단 내에서 평등하게 생활하였을 것이라는 추론을 많은 인류학자들은 하고 있다. 이후로 민주주의는 지역과 시대에 따라 불완전 했지만 출현과 단절을 반복하다가 18세기 말 프랑스혁명을 거치면서 본격화 되었다고 볼 수 있다.

민주주의의 꽃은 누가 뭐래도 투표권을 행사하는 참정권에 있다. 하지만 평등, 보통선거의 역사는 놀라우리만치 일천하다. 세계 민주주의의 모범으로 알려져 있는 영국도 남성과 똑같이 여성에게 평등한 선거권이 부여된 것이 1928년이다. 우리나라보다 불과 20년 빠르다. 우리나라는 1948년 제1공화국이 시작되면서 선거의 4대 원칙인 평등·보통·비밀·직접선거가 국민들에게 그냥 주어졌다고 볼 수 있다. 물론 민주적 철학을 가진 많은 선각자들의 노력과 투쟁이 없었다고는 할 수 없지만, 분명한 점은 서구 여러 나라의 인민들이 오랫동안 투쟁하여 얻은 결과물과는 사뭇 거리가 먼 것도 사실이다.

그러다 보니 선거에서 유권자들은 소중한 한 표를 쉽게 그럴싸한 유혹과 바꿔버리는 일이 잦았다. 너무나 쉽게 주어진 것이라 소중함을 잘 몰랐을 것이다. 그러니 반복해서 선거에 당선된 선량들은 유권자를 자신들의 입신양명을 위한 도구 쯤으로 밖에 여기지 않았을 것이다. 결과적으로 그들이 국민을 대표하여 하는 일들은 국민이 가진 잠재력을 최대한 발휘하여 국가 발전의 동력으로 삼는 일과는 동떨어져 가성비가 나오지 않는 상태를 오랫동안 유지해 온 것이다.

올해에도 두 번의 선거를 치렀다. 하지만 여전히 유권자들의 의식은 효율적 국가발전을 위한 투표와는 여전히 거리가 멀다고 생각된다. 민주 시민으로서의 의식과 태도와는 거리가 먼 한 표를 행사해 버렸다는 생각이다. 우리의 삶을 개선하는 데 필요한 나라의 일꾼들을 과연 우리는 올바르게 선택했을까?

앞서 자본주의는 인류역사상 가장 효율적인 경제 시스템이라고 했지만 그 성격상 치명적인 한계점도 가진다. 대표적인 것이 사회적 부의 공정한 분배가 실패하면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심화된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를 극복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민주적인 정치 시스템을 만들 일꾼을 선거에서 선택하는 일이다.

민주적 시민을 의식을 가진 시민들이 선택한 정부가 민주적 질서와 가치를 앞세워 경제 정의를 실현하는 길 만이 경제적 불평등의 심화를 완화하고 막을 수 있는 수단이 될 것이다. 민주적 질서와 가치의 실현은 민주주의의 꽃인 선거를 통해서 가능하다. 주인된 국민이 민주적 시민으로서 가장 선한 정부를 선거를 통해 구성해 주면 된다.

그래서 선거를 잘하면 국가는 흥할 것이요, 선거를 못하면 국가는 순식간에 쇠퇴의 길을 걸을 것은 자명하다. 하지만 누구나 한 표를 행사하는 선거에 임하는 유권자의 자세가 중요하다. 단지 자기가 가진 한 표를 행사하는 유권자의 마음가짐으로 합리적이고 비판적인 의식 없이 기권하거나 투표를 하면 국민이 원하지 않은 엉뚱한 결과를 가져올 확률이 크다. 모두에게 불행한 결과를 가져올 것이다.

하지만 한 표를 행사하는 데 합리적이고 비판적인 사고를 가진 시민의 자세로 투표에 임하면 국민은 언제나 최선의 정부를 가질 수 있다. 최선의 정부는 우리나라를 경제적으로 풍요롭고 공정한 사회, 국제사회에서 존경 받는 나라로 만들어 줄 것이다.

지난 선거에서 당신은 유권자였나요 아님 시민이었나요? 앞으로 있을 선거에서 당신은 유권자가 되겠습니까, 아니면 시민이 되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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