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포읽기-정은채 교수] 디자인으로 보는 마을 경관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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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포읽기-정은채 교수] 디자인으로 보는 마을 경관 이야기
  • 목포시민신문
  • 승인 2022.09.29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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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포과학대학교 해양산업디자인인력양성사업단장
정은채 교수

[목포시민신문] 장자에 따르면 산을 지키는 것은 잘생긴 나무가 아니라 모두가 쓸모없다고 생각했던 못생긴 나무였다. 쓸모있는 나무는 일찍 베인다. 계피나무는 향기가 있다고 베이고, 옻나무는 칠에 쓰인다고 베인다. 옹이가 박히고 결도 좋지 않아 어디에도 쓸모없어 아무도 베어가지 않은 나무는 결국 크고 무성하게 자라 산을 지킨다. 사람이든 자연이든 본성 그대로 놔두는 것을 가치 있게 여겼던 장자는 무용지용, 즉 쓸모없는 것의 쓸모 있음이라는 역설의 지혜를 가르쳤다. 못생긴 나무는 쓸모없는 것이 아니라, 다만 쓰이는 시기가 늦은 것뿐이라는 이야기다.

장자의 지혜를 통해 어쩌면 디자인의 중요성을 이제사 세상에 알리는 것으로 스스로 진단해 보고자 한다. 오늘날 다양한 분야에서 많이 사용되고 있는 디자인, 그 디자인의 어원을 살펴보면, 데시그라네 Designare 라는 라틴어로 동사의 의미로 De-sign, 지시하다, 표시하다라고 유래 되었다. 명사로는 Plan, 계획 또는 설계로 사용한다. 사전적 의미로는 주어진 목적을 조형적으로 실체화하는 것으로, 어떠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창조 활동이라고 한다. 따라서 디자인은 문제를 잘 찾아 혁신적이고 창의적으로 해결하는 것으로 혁신적이고 창의적으로 해결하는 사람을 디자이너라고 한다. 얼마 전 디자이너로써 청정전남 으뜸마을 워크숍에서 마을 경관 디자인에 관한 강의를 한 적이 있었다. 앞서 밝혔듯이 디자인은 눈에 보이는 디자인활동과 보이지 않는 서비스 디자인을 통해 사회적 공공적 가치를 발휘할 수 있는 방안으로 사회혁신과 지속가능한 사회를 위한 서비스 디자인을 소개하는 시간이었다.

필자는 대학에서 30여년 동안 디자인을 가르치며 수많은 디자인 활동을 통해 많은 노하우와 다양한 관계를 유지하면서 2021년부터 전라남도에서 추진하는 청정전남 으뜸마을 만들기평가와 컨설팅 위원으로 활동을 하게 되었다. 매년 1,000개 마을 답사를 통해 각 마을마다 마을 이장님과 마을의 가장 어르신도 뵙고 그 마을의 전통과 문화 그리고 마을의 현재 상황까지 생생하게 들을 수 있었다. 마을의 가치는 무궁하다는 것을 실로 체험하면서, 마하트마 간디의 마을이 세상을 구한다.”라는 도서에서 다른 생명에 해를 끼쳐서는 안된다는 인도의 위대한 사상유산에 대한 겸허한 충실성에 기초했다. 우리의 현실과 미래를 견주어 볼 때 사회적 공공적 요소에서 찾을 수 있는 진화론적 마을의 혁신은 반드시 필요한 내용으로 응용대상이 될 수 있다.

전라남도 22개 시군에는 섬 마을을 포함한 8500개의 마을이 있다. 저출생 고령화 지역소멸은 이미 시작되었다. 소멸은 사라져 없어진다는 뜻으로 아주 심각한 문제다. 지역소멸은 인구소멸로 인한 지금의 현실은 암울하기만 하다. 마을 답사로 인해 디자이너의 눈으로 볼 때 너무도 좋은 경관(경치)에 입을 다물지 못한 적이 한 두 번이 아니다. 이들 마을에는 7가구 12가구 등으로 고령화로 인한 이 가치 있는 마을들을 어찌해야 할 것인가. 또한 가치 있는 마을임을 알면서도 마을에서 활동할 수 있는 사람이 없는 게 가장 안타까움의 시작이고 지난 시절들의 잘못된 행정과 준비되지 못하고, 더 멀리 미래를 보지 못하고 실행해 왔던 그 많은 사업들, 너무도 많은 예산 낭비와 환경 공해적 요인들은 어쩌나? 마을 답사를 통해 교육의 중요성과 가치있는 교육은 바로 마을에서 찾을 수 있었다. 마을의 역사, 문화, 자원, 환경 등을 더 가까이 알고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이 절실히 필요했다.

필자는 남은 열정을 특색있고 특화된 마을만들기를 위해 전 컬럼에서도 강조했듯이 베이비부머 세대와 신중년 은퇴자들 약 1,700만 명의 우수 인적자원들을 활용한 마을공동체 혁신대학을 통해 전남의 8,500개 마을의 이야기를 찾고 디자인을 통해 특화된 상품을 만들고 마을 소득사업으로 연계시켜 마을이 국가를 살릴 수 있다는 것을 확신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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