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단상-박찬웅 칼럼니스트] 맥주이야기 세 번째 – 맥주순수령 독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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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단상-박찬웅 칼럼니스트] 맥주이야기 세 번째 – 맥주순수령 독일
  • 목포시민신문
  • 승인 2022.10.08 1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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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포시민신문] 아. 벌써 10월이다. 대통령선거, 우크라이나전쟁, 일본 아베 수상 사망 같은 큰 사건들이 많아 시간이 어떻게 흘려갔는지 모르게 빨리 지나가 버려 올해의 달력도 얼마 남지 않았다.

10...영어로는 옥토버(October)” 하면 생각하는 축제가 있다. “옥토버페스트(Oktoberfest)” 독일의 뮌헨에서 9월 말부터 10월 초까지 2주 동안 열리는 맥주 축제를 말한다. 올해는 917일부터 93일까지 열린다고 한다.

처음 열린 해가 18101017일이므로 벌써 200년이 넘어가는 역사를 가지고 있다. 우리 서울의 광화문광장 같은 중심지에 있는 테레지엔비제(Theresienwiese)”공원 잔디밭에 대형 천막과 놀이기구를 설치하고 각종 문화행사와 더불어 시민들과 관광객들이 맥주와 소시지를 즐길 수 있도록 하는 축제인데 원래는 소규모 지역단위 행사였던 것이 독일을 대표하는 세계적인 축제로 성장했다.

맥주축제가 열리는 뮌헨이 속해있는 독일 바이에른주는 BMW, 아우디, 지멘스 같은 세계적인 기업본사가 있는 독일 남부의 경제의 중심지이고 독일 맥주를 세계적인 명성으로 이끄는데 가장 중요한 맥주순수령이 만들어진 본고장이다.

몇 년 전 우리나라 모 맥주회사 '물 타지 않은 맥주 'TV광고를 통해 대중들에게 널리 알려진 맥주순수령1516423일 독일 남부 바이에른 공국의 빌헬름 4세가 맥주 양조에 관해 가이드라인을 제시하였는데, 그 당시 맥주는 원가절감, 고유한 맛, 품질, 생산량 등을 위해 신고 있던 신발과 입던 옷까지 맥주원료로 첨가한다는 이야기가 있을 정도로 각종 첨가물과 각종 곡물, 심지어 고기와 가죽까지 넣어서 맥주를 만들었다고 하니 식품위생과 품질이 최악이었다고 한다.

그리고 보리 외에 각종 곡물 그중에서도 빵의 주재료가 되는 밀을 대량으로 맥주에 사용함으로써 주식인 밀 가격이 폭등하여 물가와 경제에도 악영향을 주는 큰 요인으로 작용했다. 이러한 법령이 만들어 지는 것도 이해할 만 하다. 법령에는 맥주를 만들 때 맥아, , , 효모 이외의 그 어떠한 원료는 사용하지 못하게 하였으며, 판매시 가격의 제한도 내용에 들어 있었다. 만일 이 법을 어기고 맥주를 생산할 경우 생산물은 모두 압수조치를 하였다고 한다. 식품이나 주류 관련 법 중에서는 가장 오래된 역사를 가지는 법이라 할 수 있다. 이로 인해 바이에른 주의 맥주는 규격화 되고, 안정된 맛과 품질을 보장받게 되었으며 역사가 깊어질수록 독일 맥주를 최고의 맥주로 만드는데 큰 역할을 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맥주의 다양한 맛과 풍미를 즐길 수가 없어졌다는 단점과 함께 독일 맥주는 유명하지만 현재 세계적인 맥주 중에서 독일산 맥주를 찾아보기 어렵다는 점에서 맥주순수령이 순기능만 가졌다고 보기는 어렵다.

사실 맥주순수령19세기말까지 독일 남부 바이에른에만 적용되던 것이 프로이센에 빌헬름 1세와 비스마르크 수상이 주도하던 독일통일과정에서 흡수 병합되면서도 맥주순수령을 독일 전역에서 시행할 것을 요구하였다고 하니 엄밀히 말하면 나라는 망하지만 우리의 맥주 버릴 수 없다바이에른이 맥주에 대한 사랑과 자긍심이 얼마나 강한지 알 수 있다.

그로인해 독일 통일이후 독일의 전 지역에서는 바이에른식맥주만 생산하게 되었고 통일 독일제국, 1차 세계대전 이후의 바이마르공화국과 나치독일에서도 이 법령이 살아남아서 재통일된 현재 독일연방공화국에까지 이어지게 되어 오늘에 이르고 있다.

독일이 유럽공동체(EC)에 가입하면서 공식적으로는 독일맥주 제조에 대한 가이드라인 맥주순수령법은 폐지되었지만 독일 내에서의 양조업자들은 법의 시행과는 상관없이 맥주순수령법에 근거하여서 맥주를 제조한다고 한다. 500년이 넘는 역사가 흘렸지만 바이에른” “독일사람들에 맥주사랑은 자긍심이 되고 역사가 되어 오늘도 뮌헨 옥토버페스트에서 맥주잔 붙이 치는 소리와 독일노래로 시원하고 풍성한 맥주거품처럼 넘쳐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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