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포읽기-홍선기 목포대 교수] 거주 가능성(Habitability), 살고 싶고 일하고 싶은 섬의 조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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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포읽기-홍선기 목포대 교수] 거주 가능성(Habitability), 살고 싶고 일하고 싶은 섬의 조건
  • 목포시민신문
  • 승인 2022.10.14 1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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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포대학교 도서문화연구원 교수,
(사)한국섬재단 이사장

[목포시민신문] 도시나 섬이나 인간이 주거지를 확보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지표는 의 존재 여부이다. 청정한 물이 존재한다면, 다양한 생물이 서식할 수 있고, 또한 건강하게 살아갈 수 있다. 이러한 조건을 일반적으로 거주 가능성 개념(Habitability Concept)’이라고 한다. 거주 가능성 개념은 UN의 지속가능성 목표인 <Agenda 2030>과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지만, 그 방향성은 지역(local)에 두고 있다. 특히 섬에서 거주 가능하다는 것은, 즉 일자리, 주택, 교육 시설, 여객선 등의 조건이 바다로 둘러싸인 주민들이 생활하는 데 필수적임을 의미한다. 한편 지속가능한 방식으로 섬 거주 인구를 끌어드리려면, 이러한 필수 항목이 요구된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거주 가능성 개념2018~2020년 핀란드 올란드(Åland)지역의 쾨카르 섬(Kökar Island)에서 개발되었다. 핀란드 Åbo Akademi University의 다도해연구소에서 진행한 이 프로젝트는 핀란드 섬 지역 관계자들이 모여서 개발한 것으로 섬뿐만 아니라 연안지역 도시의 지속가능한 정주를 위하여 사용되기도 한다.

필자는 지면을 통해 거주 가능성(Habitability)’을 평가하는 7개 분야 45개 지표를 간단히 소개하고자 한다. 거주 가능성을 평가하는 첫째 분야는 공간 정체성(place identity)’이다. 섬 고유의 정체성을 확인하기 위해 시행하는 첫 번째 거주 가능성 분석은 인구의 이동, 그리고 그 인구의 위치(, 혹은 도시)에 대한 특성이다. 섬은 계절에 따라서 정주 인구와 관광객의 수가 변화하는 특징이 있다. 겨울에는 섬에 정주하기 보다는 도시에 와서 거주하는 인구가 많다. 공간 정체성을 나타내는 지표로는 상시 거주자, 일시 거주자, 관광객, 전체 인구, 계절 변동, 거리, 접근성, 인식 거리 등 8가지 지표가 있다.

두 번째 평가 분야는 생태계(ecosystem)이다. 섬은 작지만, 다양한 생태계가 복합적으로 존재한다. 육상, 해양생태계의 생물상은 섬 생태계의 중요한 구성체이다. 지질경관, 토양, 기상조건과 같은 무생물적인 부분은 섬의 특징을 나타내는 중요한 항목이다. 생태계의 지표에는 토지와 해양의 면적, 해양생태계, 육상생태계, 태풍이나 기타 재해, 기후변화 등 5가지가 있다.

세 번째 분야는 담수(freshwater)이다. 담수는 생명 유지에 필수이다. 우리가 먹고, 마시고, 씻고, 그리고 경작하는 데 물이 필요하다. 자연으로 되돌리기까지 우리 인간은 물을 이용하여 살아간다. 담수 분야의 지표에는 강수(강설), 수자원, 수질, 수자원 이용, 하수와 폐수 등 5가지가 있다.

네 번째 분야는 에너지이다. 난방, 전기 및 운송에 에너지를 사용한다. 석유, 석탄, 목재 등이 에너지원으로 이용된다섬 자체적으로 에너지를 생산하는 곳은 매우 드물다. 대부분이 육지에서부터 전기를 공급받는다. 그러나 최근에는 풍력, 태양열 등 신재생에너지가 섬의 대체에너지 시스템으로 활용되기도 한다. 에너지 소비, 에너지원, 탄소원과 배출, 지역에너지 생산, 신재생에너지 비율 등 5가지 지표가 에너지 항목 분석에 해당된다.

다섯 번째는 지역 경제(local economy)이다. 섬의 경제는 생물학이나 생태학, 지구과학, 지리학처럼 매우 독특한 경계를 가진 생태계를 창출한다. 섬의 협소한 면적, 제한된 정주 인구와 자원(시설), 고립성으로 창출되는 단순한 경제생태계이다. 도시와는 다르게 섬 지역은 낮은 사업 경쟁률과 도서성(insularity)을 이용한 관광 등의 이점도 있지만, 특별한 관리 시스템을 갖춰야 하는 단점도 있다. 지역 경제 분야의 지표로는 비즈니스 생태계, 일자리 기회, 지역 매출, 지출비용, 관광 효과, 생활비, 주거비, 브랜드 등 8가지가 있다.

여섯 번째로는 공공서비스 분야이다. 유럽의 섬은 행정적으로 독특한 사회를 나타내고 있다. 북유럽에는 3개의 국가, 39개 지역, 205개 지방행정, 1,915개의 지역공동체로 구성된 약 2,000여 개 이상의 유인도가 분포하고 있다. 그 중 1,453개의 섬이 본토에서 12해리 이내에 있는 해안 섬이고, 301개는 해당 국가의 영해 너머에 있는 공해에 있다. 397개는 연륙교나 터널로 연결되어 있다. 공공서비스를 평가하는 지표로는 로컬거버넌스, 어린이집, 학교, 노령자 의료, 보건의료, 고체 폐기물, 세금과 보조금 등 7가지가 있다.

마지막 7번째 분야는 번영하는 사람들(Prosperous people)‘이다. 지속가능한 발전은 생태적, 경제적, 사회적 지속가능성이라는 3가지 패러다임의 상호 작용에 기반을 둔다. 섬 공동체의 번영 정도를 평가하기 위해서는 사회적 지속가능성에 초점을 두어야 한다. 섬의 지속가능성과 섬 주민들의 삶의 질을 증진하기 위해서는 개방적이고 포용적인 섬 주민 참여, 사회문화 생활을 영위할 수 있는 기반 시설이 지원되어야 한다. 사회적 지속가능한 발전은 개인, 공동체, 사회 모두에 초점을 맞춘 지원 시스템이 요구된다.

공동체의 회복을 위해서는 지속가능한 인구 증가와 공동체에 희망을 주는 미래 발전이 있어야 한다. 민주적 절차, 섬 이주자에 대한 환영과 협력, 공동체 통합 등이 건강한 섬 사회를 유지하는 방안이다. 이 분야를 평가하는 지표에는 연령 구조, 건강, 안전성, 통합, 투표, 섬 문화, 인구 성장 등 7가지 지표가 있다. 특히 외부에서 새롭게 입주하는 이주자에 대한 섬 주민과 공동체의 배려와 협력은 섬 인구의 지속가능한 증가를 위해 필수적인 사항임이 강조되고 있다.

본 평가 항목과 지표는 스웨덴과 더불어 세계에서 섬이 많은 국가 중 하나인 복지국가 핀란드의 사례를 들고 있으나 민주적 복지사회를 지향하는 우리나라 섬 정책에서 반영할 수 있는 부분이 많다고 생각되어 간단하게 정리하였다. 일전에 지면을 통해 보고한 바 있는 UN섬 생태계서비스(island ecosystem service)’에 비하면 거주 가능성목표는 보다 사회 지향적이고 로컬한 부분이 있지만, 지속가능성 과정의 실천적 접근성은 풀뿌리 사회(grass-root society)에서 시작하는 것이 장기 지속적이라는 중요한 원칙이 있기에 거주 가능성(Habitability)’ 지표 또한 그 맥락에서 작성된 것으로 평가한다. 지역 고유성이 있지만, 일단 470여개 유인도를 가진 우리 섬 사회의 삶의 질평가에서도 이 지표들을 반영할 수 있는 부분이 많은 것 같다. 다면적인 관점에서 섬을 바라봐야 올바른 정책이 나온다.

 

1. 거주 가능성(Habitability) 평가 7개 분야 45개 지표.

 

평가 분야

필요성

분야평가 지표

공간 정체성

  • 이동, 의 위치에 대한 특성
  • 섬 인구 변화

상시 거주자(1), 일시 거주자(2), 관광객(3), 전체 인구(4), 계절 변동(5), 거리(6), 접근성(7), 인식 거리(8)

생태계

  • , 해양생태계 생물상은 섬 생태계의 중요한 구성체
  • , 토양, 기상 조건은 정주 환경의 기본

토지 및 해양 면적(9), 해양생태계(10), 육상생태계(11), 태풍이나 기타 재해(12), 기후변화(13)

담수

  • 유지에 필수

강수(강설)(14), 수자원(15), 수질(16), 수자원 이용(17), 하수와 폐수(18)

에너지

  • , 전기 및 운송에 에너지 사용

에너지 소비(19), 에너지원(20), 탄소원 및 배출(21), 지역에너지 생산(22), 신재생에너지 비율(23)

지역 경제

  • 면적, 제한된 정주 인구와 자원(시설), 고립성
  • 경제생태계

비즈니스 생태계(24), 일자리 기회(25), 지역 매출(26), 지출비용(27), 관광 효과(28), 생활비(29), 주거비(30), 브랜드(31)

공공서비스

  • 주민 삶의 질을 높이는 기본 항목

로컬거버넌스(32), 어린이집(33), 학교(34), 노령자 의료(35), 보건의료(36), 고체 폐기물(37), 세금과 보조금(38)

번영하는 사람들

  • 섬 주민들의 개방적이고 포용적인 섬 주민 참여, 사회문화 생활지원, 민주적 소통이 필요

연령 구조(39), 건강(40), 안전성(41), 통합(42), 투표(43), 섬 문화(44), 인구 성장(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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