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칼럼-최응재 독자위원] 지역신문과 예향, 목포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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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칼럼-최응재 독자위원] 지역신문과 예향, 목포를 생각한다
  • 목포시민신문
  • 승인 2022.10.20 1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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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응재 문화예술협동조합 나무숲 이사
목포시민신문 독자위원

[목포시민신문] 2022년 가을, 문화와 예술로 풍성한 목포가 뜨겁다.

최근들어 목포의 구석구석에서 목포세계마당페스티벌, 목포문화재야행, 목포뮤직플레이, 전국무용제, 뮤지엄페어 등 다양한 문화행사들이 개최되면서 주말마다 관람객들이 넘쳐나고 있다. 앞으로도 목포항구축제, 난영가요제, 목포바다 콘서트 등 굵직한 행사들이 연이어 개최될 예정이어서 많은 시민들의 기대를 모으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가뜩이나 움추렸던 시민들과 문화예술인들이 활력을 찾은 것 같아 무척이나 반갑다. 관광거점도시와 문화도시로 선정된 목포시의 변화된 위상을 실감할 수 있는 시기임에는 틀림없는 것 같다.

오래전부터 예향으로 불려왔던 목포는 지금 확실히 도약의 기회를 맞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때일수록 내실있게 기본을 탄탄하게 다져야만 문화예술의 깊은 뿌리를 내릴 수 있다고 걱정하는 우려의 목소리 또한 적지 않다. 보다 차분하고 냉정하게 목포예술의 현주소를 되돌아 보는 지혜가 필요한 시점이다,

크고 작은 문화행사가 많이 열린다고 해서 문화적으로 융성한 토대를 갖추었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중요한 것은 그 지역이 갖고 있는 문화적인 특성을 발굴하고 가꾸는 일이다. 목포는 아름다운 바다와 섬을 품고 있는 항구도시이자 근대도시이다. 도시 곳곳마다 문화예술로 승화될 수 있는 많은 자원들이 원석처럼 산재되어 있다. 역사와 예술, 인물과 근대건축 등 다른 곳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독특한 목포다운 요소들이 요즘 들어 주목받고 있다. 이러한 요소들를 활용한 공연과 전시, 축제 등의 예술기획들이 더 많이 진행되어야 한다. 지역의 학자, 예술가, 시민들의 부단한 노력으로 점차 빛을 발하고 있지만 아직 부족하다는 생각이다. 보다 섬세하고 정교한 문화콘텐츠의 생산이 필요하다. 가장 목포다운 콘텐츠의 발굴과 개발이야말로 앞으로 다가올 목포의 문화와 관광의 먹거리를 생산하는 소중한 자원이 될 것이다.

다음으로는 목포의 문화인력을 양성하는 일이다. 이미 목포에는 많은 예술인들이 있지 않냐고 반문할 수 있겠지만 아직도 문화전문인력들이 안정적이고 의욕적으로 창작활동을 할 수 있는 여건은 물론 제도적인 물적 인프라 또한 부족한 실정이다. 지역에서 진행되는 여러 문화행사에 외부의 유명 예술단체와 예술인들이 참여하는 것을 자주 목격하는데 프로그램의 질을 높이고 지역간 교류를 활성화 시킨다는 장점도 있지만 어려운 여건에서도 굳건히 자리를 지켜온 지역의 예술인들에게 더 많은 기회가 주어지지 않는 것 같아 안타까운 생각이 들 때도 있다. 목포의 문화적 고유성을 가진 콘텐츠보다 대중적인 인지도 만을 쫓는 콘텐츠 위주의 사업은 지역의 문화예술을 성장시키지 못한다. 지역의 예술을 활성화시키고 문화인력을 육성시키는 일은 지역주민과 지자체, 지역언론이 꾸준히 관심을 가지고 노력해야할 부분이다. 더 많은 격려와 지원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보다 전문적인 문화기획자의 양성 또한 필요하다. 구슬이 서말이라 하더라도 잘 꿰어야 보배가 된다는 속담이 있다. 이미 목포문화도시센터에서 문화갯물학교를 통해 문화기획자와 문화큐레이터 관련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지만 강좌의 수강에 그치지 않고 그들의 문화적 역량이 성숙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활동의 기회와 공간을 부여하는 구체적인 지원계획이 필요하다.

다음으로 목포지역의 문화예술인과 단체의 상호협력과 네트워크를 활성화시켜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지역에서 진행되는 문화행사를 통해 지역의 예술인들이 협업하고 소통하는 기회가 제공되어야 한다. 물론 행사의 성격이나 취지로 인해 전문 이벤트사에게 과업을 맡겨야 하는 경우도 있겠지만 지역의 전문가와 예술인들이 머리를 맞대고 공동으로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사업을 수행해 나가는 과정을 통해 목포의 예술적 역량은 조금씩 축적될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목포의 문화를 발전시킬 수 있는 기반시설의 확충과 효율적인 활용이다. 목포에 있는 공연장과 미술관이 부족하다는 이야기만은 아니다. 기존의 문화시설이 대관위주의 운영에 그치고 있다는 점에 문제가 있다. 예향의 도시라는 위상에 맞게 기획공연 또는 기획전시 등으로 수준 높은 문화를 시민들이 접할 수 있도록 역할을 해야 한다. 또 복합문화공간, 독립영화관, 갤러리, 예술공방 등 사적인 영역의 예술공간 운영이 해당 예술인들의 경제적인 능력에 따라 운명이 좌우된다는 점도 아쉽다. 이러한 공간들은 시민들의 문화접근성을 높이고 마을의 거점 공간으로 운영된다는 점에서 목포예술의 모세혈관 역할을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지원이 가능하면 지원을, 아니면 문화공간의 활용이 가능한 창작센터의 설립과 운영을 통해 특색있는 지역문화가 성장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목포의 예술은 시민들의 자발적인 문화참여와 활동을 통해서 성장할 수 있다. 목포만의 문화가치를 발굴하고 지역 예술인들의 창의성에 기반한 지속가능한 문화예술 생태계의 구축이야말로 목포를 더욱 더 예향답게 만들 수 있을 것이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 지원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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