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칼럼-정현찬 이사장] 눈에 띈 ‘부고 기사’ 지역신문 활로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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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칼럼-정현찬 이사장] 눈에 띈 ‘부고 기사’ 지역신문 활로될까
  • 목포시민신문
  • 승인 2022.10.27 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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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현찬 공공미디어협종조합 이사장 / 목포시민신문 독자위원

[목포시민신문] 목포에서 발행되는 지역신문인 목포시민신문 독자위원으로 활동하면서 신문을 유심히 보게됐다. 과거엔 신문지를 넘기며 눈짐작으로 보았던 기사들이 언제부터인가 관심을 갖고 보았다. 매주 발행되는 지역신문의 지면 평가를 당부했기 때문이다.

최근 세계일보를 부고기사가 관행적으로 보도되던 부고기사와 다른 느낌을 받았다. 일반적으로 우리는 부고기사는 이름과 사망일, 장례식장과 발인 일시 등이 간략하게 소개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

필자는 부고 기사가 다루는 대상은 대개 유명인사로 알고 있다. 고인은 평범한 삶을 살았어도 유족 중에 크게 출세하거나 그럭저럭 사회에서 자리 잡은 분이 있으면 그래도 ○○○씨 별세로 시작하는 한 줄짜리 부고는 나오게 마련이다. 그렇지 않은 경우는 그냥 유족이 지인들한테만 알려 조용히 장례를 치르는 게 일반적이다. 일반인들은 부고기사를 마땅히 부탁할 대상도 찾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우리는 대부분 지인이 전달하는 부고를 보고 빈소에 간다. 먼저 부조부터 하고 유족과 간단히 대화를 나누는 것으로 조문을 마치는 것이 보통이다. 고인이 누구고 어떤 삶을 살았느냐보다는 지인의 부친상, 또는 모친상을 잘 챙김으로써 사람으로서 도리를 다하는 것에만 관심을 갖는 경향이 있다. 어떤 이들은 속된 말로 눈도장 찍다라는 표현으로 이 같은 우리네 장례 문화를 비판하곤 한다.

최근 세계일보가 일반적인 부고 기사에서 벗어나 고인의 삶을 보다 상세히 기록하고자 하는 시도를 하고 있는 느낌을 받았다.

부고기사 제목이 그냥 <○○○씨 별세>가 아닌 6·25전쟁 참전용사, 그리고 장성급 지휘관에 대한 예우를 감안해 <○○○ 장군 별세>라고 붙어 있었다. 도가에 대한 예의를 지키려는 노력이 돋보였다. 기사에 고인이 마지막으로 재직한 부대 명칭을 기재됐다. 필자로 고인에 대한 삶을 반추해 볼 수 있어 좋았던 기억이 있다.

지역신문은 지역 인사들과 직 간접적으로 친분이 가까울 수 있다. 부고기사를 통해 고인의 삶을 정리한다면 유족과의 긴밀한 연락을 할 수 있다. 그러면서 지역신문의 생동감을 살릴 수 있수 있지 않을까 한다.

하지만 좋은 부고 기사의 전제는 기록정리에 있다. 자칫 부고기사로 유족과 다툼이 생길 수 있다. 객관적 기록과 사실을 담담히 기록해 주는 것도 좋을 것이라 생각이든다. 따지고 보면 이 세상의 모든 고인, 모든 유족 중에서 애틋한 사연이 없는 분이 누가 있을까. 다만 평소에 기록으로 남겨두지 않고, 또 이런저런 자료는 있어도 그걸 일목요연하게 정리할 시간이나 기술이 없어 놓치는 경우가 대부분일 것이다.

부고기사에 대해 생각하면서 우리의 인생도 되돌아 본다.

요즘 우리 사회는 너무 경쟁적이란 생각이든다. 다들 죽어라 앞만 보며 내달리는 것 같다. 천상병 시인이 귀천에서 노래한 것처럼 인생은 소풍이란데 소풍을 다니면 꼭 뒤처진 것같아 안절부절못한다. 세상으로 소풍을 와서 재미있게 놀다가 때가 되면 하늘로 돌아가는 일이라 생각하지만 그리 쉽게 이해되지 않는다. 우리는 경쟁심에 사로잡혀 스스로를 괴롭히며 하루하루 힘들게 살아가고 있다. 더 큰 집, 더 넓은 땅, 더 좋은 자동차가 행복을 가져다주는 건 아니란 점도 알지만 쉽게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나의 부고 기사가 이렇게 나올 수 있을까? 요즘은 평균수명이 워낙 길다 보니 호상(好喪)’이란 말이 나의 부고기사에 실리지 모르겠다. 모든 죽음에 기실 호상이란 게 어디 있겠나십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 지원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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