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포읽기-정은채 교수] 마을을 바꾸고, 세상을 바꾸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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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포읽기-정은채 교수] 마을을 바꾸고, 세상을 바꾸는 이야기
  • 목포시민신문
  • 승인 2022.10.27 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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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포과학대학교
해양산업디자인인력양성사업단장
정은채 교수

[목포시민신문] 스토리가 있는 디자인은 무한한 가치를 추구하고, 인간의 본연의 기본적인 행복한 삶을 근거하고 있다. 근대화가 가져온 기술의 발전과 함께 디자인의 세상은 예전보다 훨씬 편리해지고 있지만 오히려 그 발전 속에서 사람은 소외되고 있다. 사람이 있으나 사람이 없는 외로움과 소외의 시대, 이에 대한 대안으로 공동체 회복 등이 이야기되고 있다. 공동체의 상징은 바로 마을이 그 핵심 대상으로 농업에 기반한 경제, 지역 안에서 순환하는 경제가 지속가능한 경제라고 말하고 있다. 마하트마 간디의 마을 스와라지 중에서, “내가 생각하는 이상적인 마을은 지적인 사람들을 포함할 것이다.

그들은 짐승들처럼 더러움과 어둠 속에서 살지 않을 것이다. 남자, 여자들 모두 자유롭고 세상의 누구 앞에서도 지지 않고 버틸 수 있을 것이다. 페스트도 콜레라도 천연두도 없을 것이고, 아무도 할 일 없이 놀지 않고, 아무도 사치 속에서 빈둥거리지 않을 것이다. 누구나 다 자기 몫의 육체노동을 해야 할 것이다.”라고 역설했다. 미래 세계의 희망은 아무런 강제와 무력이 없으며 모든 활동은 자발적인 협력으로 이루어지는, 작고 평화로우며 협력적인 마을에 있다고 말했다. 그는 스와라지가 제대로 작동한다면 모두가 평등할 것이고 세상 사람의 모범이 되리라 생각하였다. 이렇듯 간디의 생각은 우리나라를 비롯한 세계 곳곳의 공동체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고, 어느 때부터 우리나라도 마을을 주목하며 대안을 찾으려는 움직임이 두드러지고 있다. (간디, 마을이 세상을 구한다)

전라남도에서는 청정전남 으뜸마을만들기 사업으로 20211,000개 마을 평가와 컨설팅을 시작으로 20221,000개 마을의 평가와 컨설팅을 진행 중이다. 주민 주도로 마을 환경을 개선하는 과정을 통해 공동체 활성화를 도모하는 사업으로 마을의 문화와 역사 그리고 다양한 가치를 찾아 스토리를 만들어 상품을 개발하고 소득 사업으로 연계시킬 수 있는 컨설팅을 통해 실행 방안을 제시하고 그 가치가 충분하다고 판단되는 마을은 전문가 및 지역 활동가들과 함께 1주일 마을 살기로 지속가능한 마을 발전안을 만들어 낼 것이다. 얼마 전 으뜸마을 답사에서 희망을 노래하는 솟대 마을 금계리 사람들의 삶과 문화를 추구하는 곡성군 금계마을만의 특화된 이야기를 소개하고자 한다. 핵심은 금계리 주민들이 마음을 모아 대를 이어 전해 내려온 역사와 문화를 남긴다는 큰 취지에서부터 시작이었다.

창촌 경위를 시작으로 지리와 생태자원에 이르기까지 200년의 역사 자료를 모으면서 우리는 누구이고 어떻게 살아왔으며 어디로 갈 것 인가를 인지하고 후대까지 생각하는 지혜를 모으고 있었다. 곡성군의 산간오지 마을 금계리에 1964년도 11월경에 큰 화재 사고가 발생했다. 대화재 후 마을 복구 과정에서 마을 원로들은 초가지붕을 기와지붕으로 개량하자는 결정을 내렸다. 결정은 하였으나 엄청난 보릿고개를 견뎌야 했던 시절이었다. 그 어려운 상황에서도 주민 모두가 합심하여 도공과 화목 등을 구하여 작업을 시작하였다. 주민 간의 갈등이 없진 않았지만 이를 모두 극복하고 주민들의 화합과 단결력으로 3년 만에 27호 모두 똑같은 형태의 기와 주택을 신축하여 입주할 수 있었다.

이때 얻어진 주민들의 화합과 단결의 공동체 의식이 마을 현대화로 매진할 수 있는 큰 원동력이 되어 마을의 모든 현안에 대한 문제를 해결하는 데 큰 힘이 되고 있다. 금계리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 마을의 가치는 사람에게 있다는 확신을 얻게 되었다. 6대조 할아버지부터 180년 이상을 금계리에서 살고 있다는 강정희 손영자 부부, 신앙의 역사가 시작된 금계리에서의 삶의 가치는 엄청났다. 올해 93세인 김경희 양문표 부부는 한평생 남편을 의지하며 시집살이를 견뎠다는 많은 스토리가 있었다. 정수기 김공임 부부는 서로 돕는 정신이 마을의 역사를 만들었다는 스토리는 또 다른 가치가 있었다. 정용수 박순덕 부부는 80년을 금계마을 밖으로 한 번도 나간 일이 없으며 경운기 사고로 아내를 잃은 슬픈 이야기 등과 현사 스님께서는 도시 사람은 현관문을 열고 들어가야만 마음이 놓이지만 농촌 사람은 마을 어귀만 들어서도 마음이 놓인다고 하신다. 이곳은 양명한 곳이라 환하고 밝아 스님이 공부하기에 최적의 마을이라고 한다.

생존에 있는 마을 주민들의 이야기는 감동과 가치가 충분히 있다. 땅의 힘을 믿고 열심히 살아온 분들, 가난하면 가난한 대로 정성을 다해 살아온 분들, 평생을 그렇게 살면서 스스로 일어서고 가족을 일으켜 세운 이분들이 이 나라를 키운 공로자다. 이제는 마을들의 문화와 가치를 살리고 마을 주민들의 삶의 이야기를 담아 지역 상품과 소득 사업으로 연계해 주민들이 행복하고 풍요로운 삶이 되기를 소망하며, 마을 이야기가 세상을 바꾸는 데 있어 최선을 다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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