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서점 추천 이주의 책] 작가의 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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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서점 추천 이주의 책] 작가의 방
  • 목포시민신문
  • 승인 2022.12.01 12: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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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방

알렉스 존스(),

제임스 오시스(그림),

이현주 (번역), 부키,

2022-10-6

[목포시민신문] 작가들은 주로 어디에서 글을 쓸까?

자신의 침실, 동네 카페, 인적이 드문 은둔처, 가족이 모두 외출한 후의 주방, 그럴듯한 전용 서재 등. 작가마다 자신의 성향과 습관과 형편에 따라 다를 것이다. 이 책은 유명 작가들이 글을 썼던 공간과 도구를 모았다. 세계적인 작가들의 영업 비밀이 일러스트와 함께 공개된다.

19465, 조지 오웰은 자신의 마지막 소설을 쓰기 위해 런던을 떠나 스코틀랜드의 외딴섬으로 향한다. 그가 3년 가까이 은둔했던 주라섬의 농가 반힐은 근방 30킬로미터 안에 전화기도 없고, 전기와 온수도 들어오지 않으며, 바깥 세상과의 연결 고리라고는 라디오가 전부인, 철저하게 고립된 오지였다. 당시 그는 유럽에 남은 마지막 인간의 기분을 직접 느끼며 소설을 쓸 수 있는 환경에 자기 자신을 몰아 넣었고, 그렇게 탄생한 작품이 바로 소설 <1984>이다.

<자기만의 방>으로 쎈언니의 전형이 된 버지니아 울프의 남편은 울프가 주식중매인처럼 하루도 거르지 않고 오두막 집필실로 출근한다고 말한 바 있다. <티파니에서 아침을>을 쓴 트루먼 커포티는 자신이 침대나 소파에 누워 있지 않으면 아무 생각도 할 수 없는 '완벽한 와식 작가'라고 밝혔으며, <톰 소여의 모험>으로 유명한 마크 트웨인은 침대에 앉아 파이프를 물고 글을 휘갈기는 것이 얼마나 만족스러운지에 대해 글까지 썼다.

오웰처럼 은둔형 공간을 선호하는 것에 비해 침대에서 글을 쓰는 작가는 사뭇 게을러 보이기도 하지만 기어코 역작을 써냈다. 종이와 펜만 있으면 어디든 작업실이 되어 버리는 자유로운 작가들도 있었으며, 비슷한 유형이지만 자연과 벗삼아 낯선 곳으로 여행을 다니며 돌아다녀야 쓸 수 있는 작가들도 있었다. 글쓰기는 혼자 하는 작업이라는 틀을 깨고 브론테 자매는 응접실에 모여 앉아 대화를 나누고 차를 마시면 글을 썼다. 그런가하면, 호텔에서 장기간 머물며 혼자 집중해 글을 쓰는 경우는 지금도 많은 작가들이 선호하고 있는 방식이다.

이 책의 재미는 작가들의 방이라는 공간만을 보는데 그치지 않는다. 작가들이 가졌던 특이한 습관, 글을 쓰기 전에 어떤 의식을 먼저 치르는지, 글이 써지지 않을 때는 어떻게 했는지, 유난히 사랑했던 반려 동물 이야기, 퇴짜맞은 명작의 비하인드 스토리, 작가들이 글을 쓰기 위해 사용했던 유용한 도구들, 하루에 얼마나 썼는지, 작가들이 자주 갔던 카페, 작가들이 글을 쓰기 위해 병행했던 운동 등을 조목조목 열거했다. 영국의 저널리스트이자 블로거인 저자의 집요함과 런던 출신 일러스트레이터의 산뜻하고 밝은 그림 덕분에 작가들의 방에 잠입해 그들의 삶을 가까이 들여다보는 기분이다. 작가들은 다양한 공간에서 다양한 스타일로 글을 썼지만 이 책을 통해 공통적인 사실 한 가지를 발견할 수 있다. 모든 작가의 방에는 자기만의 글쓰기 루틴이 있었다는 점이다.

-동네산책 책방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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