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포읽기-정은채 교수] 마을이 움직여야 학교가 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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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포읽기-정은채 교수] 마을이 움직여야 학교가 변한다
  • 목포시민신문
  • 승인 2022.12.09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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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은채 목포과학대학교 해양산업디자인인력양성사업단장

[목포시민신문] 과거 교육과 현재의 교육 그리고 미래의 교육 방향은 어디로 갈 것인가? 특히 미래 교육은 학교가 밖으로 확장되어 마을로 세계로 이어질 것이다.

이미 마을 교육 공동체가 그 기반을 닦았다면 이제는 학교가 어떻게 협력할 것인지 고민해야 할 때가 이미 와있다. 기존의 학교와 광범위한 인프라로 열린 마을이 만나는 교육의 협치를 말하는 것이다. 새로운 교육은 지역의 네트워크가 움직여 협력적 시스템을 만들려고 노력하자는 것이다. 혁신교육지구와 마을 교육 공동체를 다룬 담론들이 많이 출간되어 있기도 하다. 그러나 현장 사례를 만나기가 쉽지 않다. 사례가 없는 것은 아니다.

기록의 생생과 유통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더 많은 실험과 도전이 필요하고, 현장 사례를 기록하는 작업이 중요하다. 먼저 학교를 열어야 한다. 과거 열린 교실을 교육정책으로 채택한 적이 있지만 열고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과거처럼 종이 교과서에 묶였던 학교가 다양한 통로를 통해 열리고 있음을 간간히 찾아볼 수 있다. 어쩌면 지금까지 학교와는 다른 교육시스템이 들어올 수밖에 없다. 학교 밖에서 기존 교육의 한계를 지원하고 있는 것을 협치교육이라고 표현하고 있다. 제도의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다. 서로의 기능과 공간, 내용을 이어주는 플래폼이 필요하다.

교육과 돌봄, 성장과 관계, 개인과 공동체, 개인의 삶과 지역자치를 묶는 노력이 필요하다. 우리는 학교와 마을이 긴밀하게 이어지지 않는 상태로 새로운 시대의 교육을 이야기하고 있다. 새로운 시대에서는 지방화, 세계화, 메타버스, 개인화, 공동체성이 동시에 진행된다고 설명할 수 있다. 마을과 학교의 연계는 시스템이 필요하다. 하지만 어떻게 시스템을 구축할 것인지 제시되지 못하고 있다. 현재는 연계의 필요성과 방향만 다뤄지고 있는 상태다.

어쩌면 반대로 마을 교육 공동체 역할이 커지면서 공교육의 확장이 불가피해지고 있다는 뜻이다. 새로운 시대 교육을 위해 교육환경이 스스로 성장을 위한 업그레이드를 주문하고 있는 셈이다. 문제는 새로운 교육환경을 감당해야 할 실제 행정은 뒷받침되지 못하고 있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 “한 아이를 키우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아프리카 속담이 있다. 최근 이 속담이 슬로건으로 다시 등장하고 있다. 왜일까? 근대 교육 이후 공동체적 교육활동은 모두 학교로 이관되었다. 농경문화에서 산업사회 문화로 옮겨오면서 보다 체계적인 교육과정을 구성해야 보다 유연한 시민사회를 유지할 수 있는 인재 육성을 신속하고 명확하게 뒷받침할 수 있었다.

근대 교육은 거기까지였다. 사람을 키우는 일 안에 배움과 성장이 있는데도 국가가 책임지지 못했다. 비로소 최근 들어와서야 학교에서 교육과 급식, 그리고 여가를 보낼 수 있는 노력을 하고 있는 것이다. 학교의 이런 기능은 갈수록 확장되고 있다. 무상급식, 무상교육, 무상교복 등 교육과 성장의 책임을 공동체가 적극적으로 짊어지려고 하는 흐름이다. 학교는 느리다. 혁신적인 구호를 내세운 교육청이지만 여전히 전통적인 교육의 틀을 벗지 못한 채 학교 울타리 안에 가두고 있다.

사회적으로도 아이들은 떠들고 놀아야 함에도 노키드존(어린이 출입금지 구역)이 늘면서 사회적인 교육 태도는 가정과 학교에서라는 이분법적 시야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또 언론은 가정에서 책임지지 못할 때 학교로 교육 쟁점을 끌고와 비판의 논점을 만들기도 한다. 교육은 사회 전체가 책임진다는 시대적 요청을 못 따라가는 대표적인 모습이다. 그 밖에도 사고의 전환을 요구하고 있다. 온라인 교육환경이 커지면서 학생들의 스트레스가 온라인 세계로 은밀하게 숨어들고, 멀티적인 네트워크의 결합 등에서 현실은 학교 독자적으로 유지하기 어렵다.

우리는 이런 현상들을 어떻게 상대해야 할지 고민해야 할 시점에 서 있다. 우리 사회는 대부분 맞벌이 가정이 되면서 교육이 사회적으로 책임져야 할 역할이 훨씬 커졌다. 이런 추세에 발맞춰서 학교와 마을이 교육 공동체로 움직여야 한다는 요구도 커지고 있다. 마을과 학교가 협력해 교육 불평등을 해소해 교육 기회를 균등하게 제공해야 하고, 그야말로 아이를 키우기 위해 마을이 움직여야 한다고 여기저기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이제 과거를 넘어 마을의 변화와 발맞추면서 교육제도의 변화를 성공적으로 이뤄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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