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서점 추천 이주의 책]하이데거 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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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서점 추천 이주의 책]하이데거 읽기
  • 목포시민신문
  • 승인 2022.12.16 1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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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데거 읽기

박찬국 지음.

세창미디어. 2014.7.

[목포시민신문] 하이데거는 인간과 세계에 대한 근원적인 경험은 우리가 삶의 방식을 전적으로 변화시키는 것과 함께 일어난다고 보고 있다. 따라서 하이데거의 저작들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날카로운 두뇌와 논리력이 아니라 실존의 전적인 변화와 참여가 요구된다.

하이데거의 철학이란 인간 실존이 진정으로 자기가 되고 세계와 근원적인 관계를 맺게 되는 삶의 사건, 다시 말해서 우리 인간이 정화 淨化되고 세계가 우리가 덧씌운 잡스러운 의미를 떨쳐 버리고 순연純然한 모습으로 자신을 드러내는 삶의 사건을 해명하는 철학이다. -작가 머리말 중-

겨울이 접어들었다. 긴 호흡으로 책 읽기 아주 적절한 계절이다. 글쓰기를 다시 시작하며, 나 역시 그동안 마침표를 찍지 못한 책, 또는 다시 읽고 싶은 책들을 아들의 책장에서 먼지를 털며 뽑아 들었다. 그중에서 눈에 들어 온 책은 하이데거의 존재와 시간이었다. 강독과 함께 읽어도 아주 힘든 책 중의 하나이다. 아들이 인문학도여서 아들의 책을 가끔 공유하기도 한다. 그런데 너무 난해하고 어려워서 몇 장 넘기지 못하고 그만둔 책이다. 이번 기회에 도전해 보자는 마음으로 베개 삼아 시작했다. 20세기의 실존철학의 거장인 하이데거를 철학자들조차 어려워한다. 존재와 시간으로 들어가기에 앞서 하이데거 읽기로 준비운동을 하고 나는 나만의 경험치와 나의 방식대로 이해한 만큼 독백형식으로 독서 노트에 적어볼 생각이다.

익숙한 낯설음

늘 익숙했던 자리가 갑자기 낯설어질 때가 있다.

여기가 늘 내가 있었던 자리였던가!

여기가 내가 있어야 할 자리라고 생각했는데,

늘 여기는 내가 머물고 싶었던, 머물러도 되는 곳인 줄 알았는데.

어느새 시간과 공간은 변하고 존재는 시간 속에서도 제자리를 잡지 못하고 있다.

시간의 연속 선상에서, 존재는 그 시간에 함께 공존해야 참 존재임을 알았다.

시간은 함께여도 존재하지 않음으로 불안해하는 것은 오만함으로 가득한 과욕이다.

존재는 시간을 불러와도 시간은 존재를 불러올 수 없음을.

하이데거는 존재에 대한 물음을 시간과 연결해 경건한 사유라고 이름 지어 의미를 부여한 철학자다. 존재는 찾아 나섬 즉, 현 존재이며 존재를 존재자가 스스로 드러나야 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리고 존재는 함께이해되는 것으로 간주했다. 세계--존재라는 관계를 정의하며 비은폐를 통한 존재가 진정한 존재라고 이야기했다.

목포 도심을 가르는 공원길을 매일 걸으며 계절에 변화를 느끼는 수많은 사람 중에 나는 어떤 존재로 함께 하는지를 매일 사유하는 내게는 하이데거를 다시 만나는 일은 필연일지도 모른다. 벅참과 설렘으로 문장들을 천천히 곱씹으며 아끼며 소화 중이다.

완전한 소화는 힘들겠지만 애써 소화가 되지 않더라도 시도하고 싶다.

존재의 물음을 던지는 사람들이라면 이 적절한 시기에 하이데거와의 만남을 추천한다.

하이데거의 존재와 시간을 시작하며. 2022년 겨울의 시작에서

화온책방지기 곽병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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