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포읽기-박정용 문태고 교사]팬데믹(Pandemic)에서 엔데믹(Endemic)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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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포읽기-박정용 문태고 교사]팬데믹(Pandemic)에서 엔데믹(Endemic)으로
  • 목포시민신문
  • 승인 2022.12.23 0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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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사회의 정의(正義)에 대한 무감각증

[목포시민신문]세계사적으로 치명적인 감염병은 광범위한 지역을 초토화 시켰다. 대상 지역주민들을 육체적으로 그리고 정신적으로 파멸시켰다. 이것이 바로 팬데믹이다. 팬데믹은 WHO(세계보건기구)에서 감염병 단계 중 최상위 단계인 6단계로 정한 감염병을 말하며, 지금까지 널리 알려진 것이 중세 유럽을 휩쓸고 인구의 30%를 희생시킨 흑사병이 있고, 20세기에만 해도 2,500만 명에서 5,000만 명을 희생시킨 스페인 독감이 있다. 지금 전 지구촌을 힘들게 하는 코로나19도 이에는 못미치지만 여러 가지 면에서 인류를 어려움을 주고 있다.

이제 코로나19는 머지않아 엔데믹으로 선언이 될 것이다. 엔데믹은 세계적으로 유행한 감염병 중 영원히 종식되지 않고 주기적으로 발생하거나 아예 풍토병으로 굳어진 감염병을 말하는 것으로 앞으로 우리 인류는 코로나와 함께 살아가야 함을 의미한다.

하지만 우리 사회는 코로나와 같은 사회적 병리현상이 우리 사회의 건전한 발전을 가로막는 금품선거, 부정선거가 판을 치는 50년대에서 80년대를 거쳤다. 그리고 아직도 엔데믹처럼 금품선거라는 감염병이 우리 사회에서 정의에 대한 실천 의지나 태도를 좀먹고 있음을 확인하였다.

지난 12월 1일은 6·1 지방선거 공소시효 만료일이었다. 경찰청은 6·1 지방선거와 관련해 선거법 위반 사건 2,246건, 4,076명을 수사해 그 중 구속 29명을 포함한 1,650명을 검찰에 송치했다고 발표했다. 범죄유형별로는 허위사실유포 1,274명(31.2%), 금품수수 1,006명(24.7%), 현수막 벽보 훼손 358명(8.8%), 인쇄물 배부 203명(5.0%) 등이라고 한다.

광주·전남에서 6·1지방선거 선거사범 290명이 검찰에 기소되고 기초단체장 6명, 광역의원 1명, 기초의원 9명이 불구속 기소되었다. 입건된 661명의 선거범죄 유형은 금품선거 40.4%(267명), 기타 29.9%(197명), 흑색선전 24.7%(163명), 폭력선거 3.1%(21명), 불법선전 1.9%(13명) 순으로 나타났다. 전국에 비해 광주전남지역은 금품선거의 비율이 가장 높게 나타났다. 강진군수, 영광군수, 담양군수, 곡성군수 등이 금품선거 혐의로 재판을 받아야 할 처지가 되었다.

부정직한 선거만이 우리 사회를 혼탁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 사회의 투명성에도 문제가 있다. 국제투명성기구(Transparency International)는 매년 세계 여러 나라의 부패인식지수(Corruption Perceptions Index)를 조사하여 발표한다. 우리나라는 2012년 56점을 기록하여 세계 170개 조사국 중 45위를, OECD 34개국 중 27위를 했다. 그로부터 10년이 지난 2021년에는 62점을 기록, 세계 180개국 중 32위, OECD 38개국 중에서는 22위를 했다.

비록 세월이 지나면서 조금 나아지기는 했지만, 여전히 갈 길이 멀게만 느껴진다. 사실 홍콩(76점 12위), 부탄과 대만(68점 공동 25위), 칠레(67점 27위) 등도 우리나라보다 위에 있다. OECD 국가들 중 아이슬랜드, 아일랜드, 에스토니아 같이 작은 나라들도 우리나라보다 높은 순위에 있다.

내년 3월 8일에는 전국에서 동시에 치러지는 선거가 있다. 농림축산식품부, 해양수산부, 산림청은 전국에서 1,353개 농·수협, 산림조합의 조합장을 선출하는 '제3회 전국동시조합장 선거'를 실시한다. 또다시 공정과 정의에 대한 유권자들과 조합장 후보자들의 무감각이 염려된다. 2022년 세모(歲暮)를 보내며 소망 하나가 있다면, 때만 되면 불쑥불쑥 나타나는 엔데믹처럼 혼탁한 선거가 대다수 국민들을 실망시키는 일이 더 이상 없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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