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서점 추천 이주의 책]산책과 연애
상태바
[독립서점 추천 이주의 책]산책과 연애
  • 목포시민신문
  • 승인 2022.12.23 09:5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산책과 연애

유진목/시간의흐름

초판 2020.9.15.

[목포시민신문] 작가 유진목은 1981년 서울 동대문에서 태어나 2015년까지 영화 현장에 있으면서 장편 극영화와 다큐멘터리 일곱 작품에 참여하였고, 1인 프로덕션 목년사에서 단편 극영화와 뮤직비디오를 연출하고 있다. 2016년 시집<연애의 책>이 출간된 뒤로는 글 쓰는 일로 원고료를 받을 수 있게 되었다. 2017년 산문집 <디스옥타비아> 2018년 시집<식물원>을 썼다. 부산 영도에서 서점손목서가를 운영하고 있다.

유진목 작가를 알게 된 건 이슬아 작가의 서평집 <너는 다시 태어나려고 기다리고 있어>를 읽고서다. 서평집 제목이 유진목 작가의 시집 <식물원>의 한 구절인 만큼 이슬아 작가도 감명을 많이 받은 듯 했다. 나도 마찬가지로 <식물원>이란 단어는 모른척 할 수 없는 것들 중 하나이기도 해 스스로 어려워하는 시집임에도 불구하고 바로 읽었던 기억이 있다.

<식물원>이란 시집을 시작으로 현대시를 조금씩 읽게 되었다고 말 할 수 있겠다. 복잡하고 예민한 문장의 신경들에 다소 에너지를 빼앗겨도 나는 유진목 작가의 글이 좋다고 느꼈다. 결론적으로 인간에게 사랑하라 말하고 있기 때문이다.

<산책과 연애>도 마찬가지다. 제목에 기대 할 수 있는 산뜻하게 산책하는 기분과 괜찮은 연애같은 이야기가 아닐 거라 생각했지만 역시나 간단한 목차 순서대로 인간과 자연으로 나뉘어진 글은 어둡고 비판적이다. 인간을 좋아하지 않고 자연을 사랑하는 작가는 날씨같은 기분 때문에 자기 자신을 버거워 하며 살고 있지만, 누구보다 자신을 포함해 인간과 자연에 대해서 고민하고 성찰하는 사람으로 보인다. 그리고 우리에게 사랑하는 사람이 되라고 한다. 나 자신을 그리고 무엇이든, 나는 그렇게 이해했다. 그 말이 없었다면 나는 책을 중간쯤 읽고 덮었을 것이다.

사랑하는 마음과 행위는 사람으로 태어난 이상 거스를 수 없는 본능과 구원이라는 것을 이제 조금 알게 된 내가 유진목 작가의 글을 받아들일 수 있는 어느 시기가 온 것 같아 다행이다. 한 해를 마무리하며 읽기 괜찮은 책이다.

지구별서점 지기 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