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신재중] 삼국통일 보다 힘든 지역화합과 국민대통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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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신재중] 삼국통일 보다 힘든 지역화합과 국민대통합
  • 목포시민신문
  • 승인 2022.12.29 2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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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재중 전 청와대 관저비서관

[목포시민신문] 많은 사람들, 특히나 호남의 정서는 김대중 대통령의 정신과 노무현 대통령의 정신이 같다고 평가를 하고 있으며, 수시로 그 사실을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두 대통령의 정신과 정치철학은 큰 차이가 있으며, 그 결은 확연히 달리한다.

노무현 대통령의 "반칙과 특권이 없는 사람 사는 세상을 만들겠다"는 정신과 김대중 대통령의 "용서와 화해를 통한 국민대통합의 세상을 만들겠다"는 정신은, 그 자체만으로도 큰 차이가 있는 것이다. 그리고 두 대통령의 정치는 시작과 끝이 전혀 달랐으며, 결과와 평가 역시도 크게 달리한다.

그런데 김대중 대통령과 노무현 대통령이 추구하고자 했던 가치와 정치철학은 달랐지만, 두 대통령의 정치인생 가운데 공통점이 하나가 있다.

그것은 이 나라의 망국적 병인 지역감정의 높은 벽을 허물고자, 고난과 고통의 험난한 정치역정을 보냈다는 사실이다. 그리고 영.호남의 지역감정을 무너뜨리고 지역화합을 위해 정치 생명을 내걸었으며, 그 결과로 대통령의 꿈을 이루었다는 것이다.

그 정도로 지역감정의 벽은 두터웠고, 그 벽을 허물기 위해서는 고난과 고통을 동반한 정치인의 삶을 살아가야만 했다. 그리고 그 벽을 허물고자 했던 용기와 결기로 인해, 정치인으로서는 최고의 영광인 대통령이 될 수 있었으며, 그 가치는 충분했다는 거다.

이는 부당한 현실과 결코 타협하지 않고, 오직 국민과 국가의 미래만을 바라보고, 올바른 정치인의 길을 걸어 온 두 대통령의 삶에 대한, 하늘의 보답이 아니었을까 싶다.

그런데 두 대통령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이 나라는 아직도 영.호남이 서로를 향해 한 발자국도 다가서지를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왜 그럴까? 바로 정치인들이 지역감정을 일으켜 자신들의 정치적 영향력을 행사하고자 하기 때문이다. 여.야가 영.호남을 갈라치기하여 서로 자신들의 텃밭으로 인식을 하고 있는 지역주의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노력이 없을뿐더러, 그 지역주의를 선거 때마다 정치적으로 악용을 하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정치적 제스처로는 지역통합을 내세우면서, 정치적 행위는 지역감정을 유발하고, 선전과 선동을 통해 자신의 권력유지에 촛점을 맞추고 있는 현실이다. 이러한 정치인들의 현혹에 강성 팬덤들은 크게 호응을 해 주면서, 지역감정은 최악으로 무르익어 가고 있으며, 국민통합은 더욱 더 멀어져 가고 있다는 것은, 국가적으로 너무나 안타까운 일이다.

남북통일을 얘기하면서 한반도 반쪽마저도 화합을 못하고 분열이 되어 버린다면, 이 나라의 미래는 암울할 수밖에 없다.

용서와 화해를 통한 지역화합과 국민대통합은, 김대중 대통령의 살아생전의 숙원사업이었다. 아니 저승길에서 조차 꼭 이루고 싶었던 희망사항이었을 것이다.

김대중 대통령은 정치를 하고자 한 목적을 자선전을 통해 이렇게 정의를 했다. 군사.독재정권으로부터 빼앗겼던 이 나라의 민주주의를 되찾고, 탄압받고 있는 인권을 회복시키는데 있었으며, 용서와 화해를 통한 지역화합과 국민대통합을 이루고자 하였다. 그리고 가정의 평화와 한반도의 평화를 이루고, 나아가 세계평화와 전 인류의 평화를 이루고자 하는데 정치하는 목적을 두었다고 한다.

그 목적을 이루기 위해 김대중대통령은 군사.독재정권으로부터 투옥과 고문, 망명생활, 사형선고, 납치 등 죽음을 담보로 한 정치인생 전체가 한과 피로 얼룩이 진 고난의 역사였다. 30년이 넘는 고난의 세월을 보내며 한 치의 물러섬이 없는 강인함과 국민을 향한 애민정신에 입각한 행동하는 양심으로, 마침내 빼앗겼던 민주주의를 되찾았고, 잃어버린 인권을 회복시켰으며, 최초의 남.북정상회담을 통해 전쟁이 없는 남북관계를 이루었던 것이다.

하지만, 지역화합과 국민대통합을 통한 한반도의 평화는 아직도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것이다.

이제는 김대중 대통령의 살아 숨 쉬는 정신인 화해와 용서를 통해서, 양극화로 인한 세대간, 이념간, 지역간의 갈등을 하루빨리 치유하여, 지역화합과 국민대통합을 이루는데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다.

우리에게 지역화합과 국민대통합이 반드시 필요한 이유는, 초 단위로 변해가는 세계화 시대를 따라 가야만 하기 때문이다. 지금 세계는 미래를 위해 한 치의 양보도 없는 냉혹한 경제전쟁을 치루고 있는 중이다.

그리고 최첨단의 과학기술로 인해 메타버스의 가상공간 안에서, AI가 인간을 대신하는 시대로 접어들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바로 시공간을 뛰어넘는 사고와 경쟁력이 필요한 시대가, 지금 우리 눈앞에 펼쳐져 있다는 것이다.

한 순간의 방심은 세계화 시대의 경쟁력에서 뒤쳐지게 되고, 세계 경제 지도에서 대한민국은 흔적도 없이 사라질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현실을 정치권은 그대로 받아 들여서 국가와 국민을 위해 희생을 하겠다는 초심을 잃지 않아야 할 것이다.

비록 삼국통일을 이루는 것만큼이나 힘들고 어렵지만, 이 나라의 미래를 위해 반드시 이루어져야만 하는 게, 지역화합과 국민대통합이다.

이 길 만이 대한민국의 미래가 보장받는 유일한 길이라는 사실을 우리 스스로가 알고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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