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포읽기-문보현 사무처장]녹색 산단 만들기는 어려운 일이 아닌데- 삽진산단과 산정농공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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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포읽기-문보현 사무처장]녹색 산단 만들기는 어려운 일이 아닌데- 삽진산단과 산정농공단지
  • 목포시민신문
  • 승인 2022.12.29 2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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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보현 목포민주화운동 계승사업회 사무처장

[목포시민신문] 2021년 봄, 삽진산단과 산정농공단지 초입에 자리한 택시회사와 자동차 수리점 여러 곳에서 산단에서 선박수리와 페인트 도장 과정에서 나오는 쇳가루와 페인트 분진과 악취로 고통스럽다는 하소연이 끊이지를 않았다. 삽진산단은 20년 전 목포항 부근의 작은 선박 수리점들을 한곳에 모아둔 곳이다. 세월이 흘러 산단 건너편에는 대규모 아파트 단지들이 들어섰다. 이런 피해호소는 10년 전부터 겨울철에서 봄철에 걸쳐 어선박의 수리가 집중되는 시기에 발생했다.

2021년 6월, 목포환경운동연합과 전남노동권익센터, 조선대병원 직업환경의학과 3곳이 공동으로 삽진산단과 산정농공단지 환경(노동자의 노동)실태조사를 했다. 산단 안팎의 환경에 관해 주민과 그곳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인식에는 큰 차이가 없었다. 이들은 목이 컬컬하다, 눈이 맵다, 공기가 탁하다, 냄새가 코를 찌른다. 선박수리를 하는 회사에는 먼지 흩날림 방지막도 설치하지 않은 채 작업을 하여, 사방에 분진이 날린다고 고통을 호소했다.

목포시는 이에 관한 대책 마련을 위해 전남환경보건연구원에 환경조사를 의뢰했다. 그 결과는 미세먼지가 다른 관측지점과 비교하여 높게 나타났다는 정도만이 확인됐다. 미세먼지(PM10)초미세먼지 (PM2.5) 안에 들어 있는 물질이 무엇인지는 정확히 알 수 없었다.

문제는 목포시의 태도다. 겨울철에서 봄철에 걸쳐 바다에서 육지로 부는 바람을 타고, 선박수리 공장에서 날리는 쇳가루와 페인트의 분진이 생길 때면, 주민들의 민원 해결을 위해 영세업자들을 단속하는 데도 한계가 있다. 이들 공장이 먼지 흩날림 방지막이나 클린룸을 설치하는 게 실은 배보다 배꼽이 더 큰 일이고 수리비 또한 싸게 받기에 인건비를 주고 나면 그리 남는 것도 없는 형편이니 이들에게 시가 단속의 잣대만을 들이댈 수 없는 처지임도 잘 알고 있다.

지난 10년간 쇳가루와 페인트 분진으로 생긴 피해는 주민과 산단 입주업체 대표자를 간에 적당한 선의 타협으로 끝났다. 그러면 안되는 것인데도 말이다.

산단 관리책임은 목포시에 있다. 삽진이고 산정이고 설치된 지 20년이 지나도록 제대로 된 관리가 단 한 번도 없었다는 점이다. 산단 안과 밖의 환경실태를 조사해보지 않았다. 육안과 냄새로도 금방 오염의 심각성을 알 텐데도 말이다. 기후 위기 시대라며 그린과 스마트를 외치는 목포시가 제일 먼저 챙겨봐야 할 오염지구인 산단을 나 몰라라 하는 속내를 알 수 없다. 행정이 나서서 재발 방지와 환경개선책을 꺼내 들고 부산히 움직여야 하는데,

산단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대개 일감이 있을 때만 찾아드는 일용노동자들이기에 이들의 건강피해가 제대로 파악될 리도 없고, 특수건강검진 대상 업체와 일반업체가 벽을 나란히 하고 있는데 먼지 흩날림 방지막이나 클린룸이 없어, 옆 사업장으로 날아드는 분진, 초미세먼지 안에 사람 건강을 해치는 중금속이 얼마나 들어 있는지도 모른다.

얼마 전 목포시의회 시정질의장에서 질의에 나선 의원은 시장에게 삽진산단과 산정농공단지에 미세먼지 성분이라도 제대로 파악하여 이에 관한 대책을 세우라고 주문했단다. 산단 곳곳에 미세먼지 채집을 하여 그 안에 들어있는 중금속이 무엇인지 정도는 그곳에서 일하는 사람뿐만 아니라 인근 주민이 알아야 할 중요한 건강 관련 정보이다. 이른바 시민의 알권리라는 말이다.

사람들이 일자리를 찾아 목포를 떠난다. 쇠락해가는 도시 살리기를 해야 한다. 관광사업을 일으켜 세워 일자리를 만들고 떠나가는 사람들이 머물도록 해야 한다고…. 이 소리를 허공에 메아리처럼 들린다. 또 하나 알아야 할 게 있다. 산단 건너편 대규모 주거지, 미세먼지 피해지역 안에 들어가 있는데도 고통스럽다는 민원이 없어서 괜찮다는 목포시, 어찌 몰라도 그리 모를 수가 있을까, 왜 민원을 제기 안 할까, 답은 하나다. “집값”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삽진산단, 산정농공단지 환경정비만 제대로 하더라도 이른바 전국에서 그 예가 없는 지방 산단의 녹색화를 실천한다면 어떨까, 목포시는 재정적자에 자립도가 낮아서 국비가 없으면 산단 개선사업도 곤란하다는 말, 더는 이런 소리를 안 했으면 한다. 이미 수 백억 대의 돈이 남아돌지 않는가, 쓸데가 없어서 이월시키는 예산 말이다. 그중에 일부만이라도 투자하면 친환경 산단을 만들 수 있지 않은가, 이제는 알아서 살피는 목포시가 되기를 22년 마지막 자락에서 소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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