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책방 이주의 추천 책]독일 미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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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책방 이주의 추천 책]독일 미감
  • 목포시민신문
  • 승인 2023.01.13 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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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미감

박선영 지음, 모요사, 2022-12-10

[목포시민신문] 이 책은 수년간의 독일 여행을 정리하며 내게 사적인 울림을 주었던 공간과 사람, 예술에 대하여 다루고 있다. 독일 여행이나 생활에 유용한 일반적인 정보를 나열한 것이 아니기에 친절한 트래블 북은 아니다.”

저자가 프롤로그에 쓴 이 책의 정체성이다. 여행에 관한 책들도 마치 문학과 비문학의 분류처럼, 에세이와 지식정보로 크게 나뉜다. 아트, 디자인, 건축, 가구 등에 대해 지속적으로 글을 쓰고 있는 칼럼니스트 박선영의 이 책은 두 가지 기능을 절묘하게 합쳐 놓은 듯 보인다. 지식정보를 잔뜩 품은 에세이라고나 할까.

저자는 독일에 여행을 갈 때마다 매번 삼개월 남짓 머무르며 누리고 만끽한 독일의 매력에 흠뻑 취해 쓴 책이다. 그러니 독일 곳곳의 고급 정보가 저절로 줄줄이 소환되어 열거될 수 밖에 없다.

박선영은 유행을 선도하는 여러 대중매체에서 예술과 관련한 글을 꾸준히 기고해온 알아주는 문화소비자다. 그녀의 미적 취향과 감각을 보여주는 인스타그램은 현재 팔로워가 16천 명으로 소위 인플루언서이기도 하다. 그녀가 올리는 피드를 보면, 자신의 아파트에서 의자나 조명을 보여주기도 하고, 디자이너의 옷을 입는 모델이 되기도 하며, 때로는 미술 전시를 기획하기도 한다.

그렇게 탐욕적으로 예술과 예술하는 사람들을 추구하는 저자가 독일을 여행하며 음악을 듣고, 미술을 접하고, 건축물을 감상하며 쏟아내는 이야기. 독일의 역사와 문화와 유행과 전통을 두루 아우르며 깊숙히 들여다본, 아니 깊숙히 공부하고 만나고 느끼고 사유한 문장들로 가득하다.

겉핧기식 관광을 하려는 사람들에게는 불친절한 책이라고 하겠다. 독일의 매력, 정확히는 독일 아트의 매력에 풍덩 뛰어 들고 싶은 사람들, 독일 여행의 추억과 그림움을 간직한 사람들이 읽으면 좋겠다. 독일의 아티스트들은 물론, 최선아, 샌 정, 이은영, 김선욱, 천경우 등 독일에서 활동하고 있는 아티스트들과 나눈 인터뷰와 그들의 작품도 풍성하게 곁들여져 있다.

미술, 음악, 사진, 공간, 사람 등 그녀의 독일 미감에 취해 이 책을 오래 붙들고 있게 될 것 같다. 단단한 양장본의 묵직한 진청색 표지에 깔끔한 사진, 세련된 편집이 저자의 시각과 의도를 제대로 반영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믿음직스럽다.

-동네산책 책방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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