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논공행상과 2023년 목포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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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논공행상과 2023년 목포시
  • 목포시민신문
  • 승인 2023.01.13 0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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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포시민신문] 민선 8기 박홍률 목포시장은 민선 6기를 이끈 경험을 바탕으로 목포시정을 이끌고 있다. 취임과 함께 박 시장은 선거운동 기간 함께 했던 인사들과 시정 철학을 내기 위해 목포시정의 변화 모색했다. 하지만 국정(國政)과 달리 기초자차단체가 지자체장의 의도에 따라 많은 변화가 시도되기는 쉽지 않다. 그래도 당선된 박 시장은 행정에서 자신의 시정 운영 철학을 담으려 노력한다. 박 시장은 취임 6개월 동안 시 투자기관의 책임자를 새롭게 임명하고 공약을 실현할 올해 예산도 수립했다.

국가든 기초단체든 정권 전환기는 항상 낙하산 인사니 하며 엽관제(spoils system)’가 되었다. 국정 책임자의 선호에 맞는 인물을 임명하는 걸 엽관제(spoils system)라고 한다. 1832년 미국 제7대 잭슨 대통령이 연방정부의 공무원은 대선 결과에 따라 순환하는 것이 좋다고 선언했고, 한 상원의원이 이를 방어하는 연설에서 이름이 유래했다(‘전리품은 승자에게 속한다’, to the victor belong the spoils). 당시 미국 동부의 엘리트들이 정치행정 분야를 독식해 다른 지역의 원성이 컸고, 이런 불만을 정치적 임명으로 해소하려는 시도였다. 공직 점유를 민주화한다는 명분이 있었지만 부정부패, 행정의 비능률 등 부작용이 발생했다. 중국에서도 이를 두고 논공행상(論功行賞)이라 했다.

중국 춘추시대 19년 동안 고된 유랑생활을 하다 진()나라 임금으로 즉위한 진문공(晉文公)은 공신들을 3등급으로 나눠 대우했다. 가장 높은 상은 자신을 인의(仁義)로 이끌어 마음을 넓게 열어준 사람이다. 두 번째는 지모(智謀)로써 보좌해 여러 제후들에게 욕되지 않게 해준 사람이다. 마지막은 칼날을 막으며 온몸으로 보호한 사람이다. 그러면서 나와 천하를 돌아다닌 발품의 노력은 필부의 힘을 쓴 것에 불과하므로, 그 다음 순위에 해당한다고 했다.

초나라의 항우를 물리치고 천하를 제패한 한나라의 유방은 전투에서 승리한 뒤 논공행상을 할 때 후방에서 작전을 짜고 보급을 원활하게 한 신하에게 가장 큰 상을 내렸다. 늑대사냥을 할 때 늑대를 쫓는 것은 개이지만, 그 개를 지도하는 것은 인간이라며 이른바 늑대 사냥으로 공적을 치하한 것이다. 그리고 자신을 몇 번이나 배반한 신하에게도 땅을 나눠줘 반란을 일으키지 않게 했다.

논공행상은 중국 삼국지 오서 (吳書) 고담(顧譚)전에서 유래됐다. 손권이 위나라를 물리친 뒤 공적에 따라 상을 줬는데 각각 차이를 뒀다 (논공행상 격유차·論功行賞 格有差)는 이야기가 나온다. 위나라 군사를 저지한 공은 ’, 반격한 공은 로 쳐 치하를 했는데, 손권이 논공행상을 제대로 살피지 못한 채 공정하게 하지 못함으로써 분란의 단초가 되고 만다. 결국 군신 간의 신뢰가 떨어지고 신하들 간에 암투가 싹트게 해 분란을 야기하게 됐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논공행상은 있기 마련이다. 도움을 준 사람들에게 응분의 보상이 없다면 실망·분노가 생길 수도 있기 때문이다. 취임 6개월을 지나면서 박 시장에게도 시 출연기관 책임자를 선임하는 과정에서 논공행상이 화두다. 적합한 자리가 있다면 공신들의 능력과 자질을 따져 중용을 하는 것은 크게 문제 삼을 일은 아니다. 하지만 논공행상은 전문성이 전제가 돼야 하고 공정하고 합당해야 한다. 박 시장과 시정철학을 함께하며 합리적 사고의 소유자이기를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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