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한다는 걸 어떻게 알까요?
• 린 핀데베르흐 글, 카티예 페르메이레 그림
지명숙 역
• 2018.10.29. 고래이야기
역사와 정신분석학을 공부하다가 아동문학가가 된 벨기에 글 작가의 사랑에 대해 다양한 느낌과 생각들을 보여주고 세상의 모든 것에 사랑이 깃들어 있음을 일깨워주는 그림책이다.
이야기는 세상의 모든 것과 모든 사람이 언덕 위로 모여 함께 문제를 풀어가는 것으로 시작한다. 이 모임의 진행은 아내가 아파서 참석치 못한 거북이 대신 개미가 맡아 진행하게 되는데 이 날의 질문자인 코끼리가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것을 어떻게 알죠?"라는 질문을 하자 등장인물 모두가 다양한 방법으로 자신이 경험하고 느꼈던 사랑에 대해 이야기한다.
백설공주가 말한다. "전 모든 괴로움을 잊게 돼요. 심술궂은 새엄마, 싸움, 독이 든 사과...다요. 왠지는 저도 잘 모르겠지만아무튼 사랑이 그렇게 만들어주는 것 같아요."
사과나무가 말한다. "전 햇볕 없이는 못 살아요그런데 참 이상한 건 말이에요. 마음에 쏙 드는 사과나무가 옆에 서 있으면그녀가 햇볕을 더 많이 받도록양보를 해주거든요"
여자 아이가 말한다. "저는 시를 써요. 그리고 우리가 나란히 학교 운동장을 걸어갈 때 그걸 남자친구 주머니에 슬쩍 넣어주곤 해요".
모두들 다양한 방법으로자신이 느꼈던 사랑에 대해 이야기하는데, 개미의 반응이 조금은 다르다. “바보같은 소리” “이러쿵 저러쿵 다 쓸데없는 소리야.” 라고 말하며 회의를 빨리 진행하는 것에만 관심이 있다. 언제나 분주한 개미에게는 사랑은 이해할 수 없는 감정인 것이다.
회의를 진행하는 일을 마치고 회의 내용을 꼼꼼하게 정리한 개미는 거북이에게 들른다. 잠깐 차를 마시고 가라는 거북이의 제안에 바쁘다고 돌아서서 집으로 가지만 갑자기 알 수 없는 외로움이 밀려오는 걸 느낀다. 그 외로운 감정 안에 개미가 알아차린 속마음은 무엇이었을까요? 개미의 관점에서 사랑이 어떻게 느껴지나요?
사랑은 우리 자신의 속마음을 솔직하게 표현하는 일이며 강요하지 않고 그저 “나는 이래. 나는 이런 걸 원해.”라고 내어 놓은 일이다. 그리고 미숙한 표현에도 너의 마음이 이렇구나 라고 이해하고 알아준다면 매일 매일 사랑을 느끼는 것은 나의 몫이 될 것 같다.
기린의 숲 책방지기 김해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