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서점 추천 이주의 책]강아, 너는 누구야?
상태바
[독립서점 추천 이주의 책]강아, 너는 누구야?
  • 목포시민신문
  • 승인 2023.02.02 11:0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강아, 너는 누구야?

모니카 바이세나비시엔 글. 그림/발데르 스트룀베리 옮김

그레이트북스 2021.2.

[목포시민신문] 아름다운 그림과 함께 펼쳐지는 강에 대한 이야기를 할머니와 손자가 강가에서 편한 시간을 가지며 대화형식으로 진행하는 그림책이다. 정보와 생태, 시적 감성, 철학적 사유를 함께 맛볼 수 있는 강의 속성을 닮은 매력적인 그림책이다. 리투아니아 출신 작가의 섬세하고 예술성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할머니, 강이 뭐예요?” 손자의 첫 번째 질문에 할머니의 대답은 강은 실이야.” 할머니의 자수처럼 실은 지구를 아름답게 수놓고 수많은 이야기를 간직한 채 구불구불 흐르며, 다양한 사람과 장소, 시간을 이어준다고 설명한다. 강은 사람들을 다른 곳으로 갈 수 있게 하고, 한데 모이게도 하며 새롭게 한다고도 한다. “강은 여행이고, 강은 집이야. 강은 여러 곳을 이어주고 어디든 갈 수 있게 하고, 또한 사람들과 동물들이 강을 중심으로 모여 살기 시작했지.” 강에 대한 생태적 정보와 문화를 설명해주는 장면들도 있어 여러 볼거리를 제공한다.

레테라는 그리스신화에 등장하는 망각의 여신, 망각의 강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레테의 강물을 한 모금 마신 망자는 과거의 모든 기억을 지우고 전생의 번뇌를 잊게 된다. 사람들은 기억을 지우고자 이 강물을 마시고자 했다고 한다. 강은 생명의 기억이며, 죽음을 위한 망각이기도 하다.

강은 온갖 향기를 가지고 있다. 저마다 사는 곳의 향기를 품고 흐르고 또 흐른다. 볼가강 유역의 연꽃 향기와 채소와 생선, 꽃과 양념 등 모든 것을 배에서 사고파는 메콩강의 냄새. 수상 가옥과 선상 시장을 직접 경험한 나는 메콩강은 메콩 유역 사람들의 생명 자체임을 실감했다. 강 위에서 배우고, 기도하며, 노래한다. 또한, 사랑하고, 꽃을 가꾸고 살아간다. 강처럼 유하고, 강처럼 포근한 미소를 잊을 수 없다.

강은 자신을 둘러싼 모든 것을 비추는 거울이어서 소중하게 지켜야 한다고 한다. 강을 이용해서 에너지를 만들어내기도 하지만 강을 이용한다는 것은 생태계를 이용하는 것이고 큰 책임이 따른다는 것을 명심해야 함을 당부한다.

이 세상 모든 물은 끊임 없이 순환하며, 태초부터 지금까지 생명체 사이를 순환한다. 당신과 나의 혈관에도, 나무, 물고기 벌레의 몸속에도 물이 흐른다. 강에도, 호수, 바다, 구름에도. 모든 생명체의 몸에도 너와 나를 통해, 모든 강을 통해. 아직도 끝나지 않은 강의 이야기는 읽을 때마다 나에게 깊고 아름다운 이야기를 들려준다.

화온꽃그림책방지기 담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