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단상-박찬웅]남자의 술 – 한국의 위스키
상태바
[수요단상-박찬웅]남자의 술 – 한국의 위스키
  • 목포시민신문
  • 승인 2023.02.09 11:4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박찬웅 칼럼니스트

[목포시민신문]얼마 전 설 명절이었다. 명절이 되면 온가족이 모여 정성스럽게 준비한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즐거운 시간을 갖는다. 이때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술이다.

그중에서도 선물로 들어왔거나 해외여행 다녀오면서 면세점에서 사온 위스키를 개봉해서 한잔씩 나누어 마시면서 누구 누구는 시바스리갈에 물을 타 마셨다” “위스키는 얼음을 넣고 마시는 것은 정석이 아니다등등 평소 마시던 소주나 맥주에 비해 아껴서 마시면서 평소 자주마시는 것처럼 얇은 지식을 펼치는 풍경이 정겹다.

우리나라에 위스키는 언제부터 들어왔을까. 위스키에 대한 국내 최초의 기록은 1882년 한성순보에 서양에서 들어온 외국술 유사길(惟斯吉)”이 젊은 양반들 사이에서 유행이라는 기사가 있는데 유사길은 한자음차로 위스키이다, 브랜디는 발란덕(撥蘭德)”, 샴페인은 상백윤(上伯允)”이다. 참 무슨 고급 진 사람이름 같다. 그 후 1894년에 조선을 여행한 이사벨라 버드숍<조선과 그 이웃나라들(Korea and Her Neighbours)>이라는 기행문 에서도 조선의 젊은 양반과 관료들을 위스키를 즐기는 파티 피플이라고 기록했다. 그 후 일제 강점기에도 모던보이들은 다케쓰루 마사타카”(竹鶴正孝)라는 사람이 스코틀랜드에서 유학하면서 배운 기술로 1929년에 최초의 일본산 위스키 산토리 시로후다(白札)”을 마셨을 것이다. 일본도 1854년 개항이후 근 70년이 흐른 후에 위스키 국산화에 성공했다.

그 후 해방이 되고 미군정과 한국전쟁을 거치면서 미군PX에서 흘러나온 미국산 양주와 일본에서 밀수된 산토리사의 "토리스 위스키"(Torys Whisky)가 몰래 유통되었다고 한다. 그 당시에는 다방에서는 위스키를 팔았는데 대부분이 알코올이나 주정에 캐러멜색소와 향을 첨가한 닭표 위스키, 고래표 위스키 같은 가짜양주가 대부분이었다고 한다. 그중에서도 가장 유명한 위스키는 최백호의 낭만에 대하여라는 노래에 나오는 도라지 위스키 한 잔에 그 도라지 위스키이다. 일본산 "토리스 위스키"를 상표와 병모양을 비슷하게 도용해서 재미를 보던 부산의 국제양조장이 60년대 한일수교이후 상표권 침해소송와 왜색상품이라는 이중 타에 굴복해 상표를 도라지로 바꾸면서 우리나라의 대표 가짜위스키 "도라지 위스키"가 탄생하였다. 우리나라는 70년까지도 위스키 원액수입이 불가능했지 때문에 70년대 이전에 위스키는 100% 가짜이거나 밀수품이었다. 그 후 점차적으로 20%미만(백화죠지드레이크”,진로“JR”), 20%25%(백화베리나인”,진로길벗”,해태주조드슈”), 30%(백화베리나인골드”,진로길벗로얄”)식으로 해외 위스키 원액수입이 가능해졌고 88올림픽을 계기로 100%원액 위스키(백화베리나인 골드 킹”,진로에서“VIP” 외국계 회사 씨그램패스포트”)수입 판매되었다. 그후 90년대와 2000년대에는(“임페리얼”’윈저”)가 양분하고 있고, 지금은 국산 위스키보다는 페르노리”,“디아지오같은 메이져 위스키 회사에서 수입하는 외국산 위스키가 대세를 장악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도 부동의 가짜양주의 양대 전설이 있으니 롯데주조의캪틴큐와 해태주조의나폴레온이다. 캪틴큐는 저가의 럼주에 소주주정을, “나폴레온저가의 브랜디에 소주주정을 넣어 만든 술이다. 심지어 캪틴큐는 럼주를 빼버리고 럼주 향을 대신해버린다.

우리의 생활수준도 높아지고 수입품에 대한 관세도 많이 낮아졌지만, 아직도 양주, 그중에서도 위스키는 고가의 술이고, 귀하다는 인식이 높아 선물용이나 특별한날 마시는 술로 인식되고 있다. 우주항공부터 첨단반도체에 못 만든 것이 없고, 세계일류 상품만을 만드는 우리나라가 양주, 그중에서도 위스키에 약하다. 우리도 이제는 위스키 독립을 해야 하지 않을까? 국산 100% 위스키에 대한 이야기는 다음 글에서 계속해 보도록 하겠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