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단상-정성우 감독]‘다음소희’ 극장에서 벌써 내렸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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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단상-정성우 감독]‘다음소희’ 극장에서 벌써 내렸다고?
  • 목포시민신문
  • 승인 2023.02.24 0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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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우 칼럼니스트

[목포시민신문]28일 개봉한 영화 다음소희는 개봉전부터 국내외에서 상당한 주목을 받은 작품이기도 하다.

다음소희도희야를 만든 정주리 감독의 차기작이며 배두나와 다시한번 호흡을 맞춘 영화이다. 이 영화는 전주콜센터 실습생의 자살이라는 안타까운 실화를 바탕으로 만든 작품이며 제75회 칸 영화제 국제비평가주간 폐막작이기도 하다.

목포독립영화관 시네마라운지엠엠에서는 지금 현재 더이상 상영을 할 수 없는 상황이기에 일반 상영관을 찾아 관람을 해야만 했다.

물론 그전에 이 영화가 목포에서 상영을 하고 있을까라는 염려를 했지만 다행히도 상영중이었다. 시간을 확인했다. 조금 늦은 시간 혼자 볼까 하던 찰라에 영화 번개를 공지했다. 물론 영화를 갑작스레 보자고 했을 때 그 누군가보다 이 영화 다음소희를 홍보하는 일종의 방법이 더 큰 이유이기도 했다.

평일 밤 그것도 늦은 시간 나를 포함해 총 5명이 영화관 로비에서 만났다. 그리고 한동안 오지 못한 영화관에 대한 추억 이야기를 꺼내들었다. 영화에 대한 정보를 미리 알고 온 사람도 있었고 함께 영화 보는 것 그 자체에 흥미를 갖고 계신분들도 있었다. 나역시 영화관을 찾아온게 너무 오랜만이었다.

시네마라운지엠엠 독립영화관에 있으면서도 사실 영화를 보는것이 꼭 쉬운것만은 아니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영화를 보는 그 자체가 어떤 영화를 볼것인지 그 기화와 결정이 무척 중요한 행위 중 하나임을 다시금 인지하게 된다.

수많은 독립예술영화들이 상영관을 찾지 못하는 상황은 어제 오늘일이 아님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

극장에서 늘 마주하던 영화들. 한정된 몇편의 흥행 위주의 영화들만을 선택할 수 밖에 없는 지금의 구조는 기본적인 문화향유의 기회 다양한 문화 다양한 영화를 볼 수 있는 그 기회마저도 박탈해 버리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그것을 인지하지 못하며 지내야 한다. 왜냐하면 직접적으로 내 삶에 영향을 주지 않고 있기 때문에,

단 몇편의 영화만이 극장에서 상영되어지고 있을 때 그러나 보다라고 당연스럽게 받아들이고 있다.

이 상황이 위험할 수도 있고 지나친 표현일 수도 있겠지만 이 시스템에 우리는 자신도 모르게 자본의 양적 거대함에 내 의식을 잠식당하고 있는 것이다.

어찌됐든 이 다음소희를 보고 난 후 더 확신이 들었다. 이렇게 잘 만든 영화는 많은 사람들에게 홍보가 되어야 하며 극장으로 오게 만들어야 한다. 좋은 영화는 관객이 평가한다는 말이 있다. 하지만 정말 좋은 영화들이 물론 내 기준이겠지만 관객이 증명해 줄 수 있는 시간마저도 제공받지 못하고 사라져 버리는 경우들이 너무 많다.

그래서 이 영화가 극장에서 금방 내려가기 전에 관람객이 많아졌으면 하는 바램으로 시간표들을 다시 찾아 보았다.

정확히 일주일이었다. 이 영화가 목포에 있는 극장에서 사라지는 시간은 고작 일주일밖에 걸리지 않았다.

또다시 화가 나기도 했으며 지금 이곳 목포에서 독립영화관을 함께 만들어 오던 사람으로써 또다시 큰 책임감을 느낄 수 밖에 없었다. 물론 다음소희만의 문제가 아니다. 오늘도 너무 많은 작품들이 상영되어지고 있지만 상영되는 스크린 수는 많지가 않다. 철저하게 자본의 이익논리로만 상영시스템이 만들어 지고 있기 때문이다.

전라남도에는 독립예술영화관이 없다. 세상에는 얼마나 이해할 수 없는 일들이 많은가. 그래도 이해해야 하는 것일까?

정말 단순하면서도 어렵지 않은 문제임에도 쉽지가 않다. 단 하나의 스크린을 확보하는 것이 참 단순하고 쉬운일인데도 어렵다. 많은 예산이 들어가는 문제도 아닌데 어렵다. 그래서 포기하지 않는다.

더 많은 사람들이 더 많은 영화들을 볼 수 있는 기회를 내 스스로 포기하고 싶지가 않다. 언제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내가 만든 영화가 만들어 진줄도 모르고 상영관에서 상영되지 못하는 그 현실을 상상하게 되니 더 포기할 수가 없을것 같다. 유럽과 일본에는 공공상영관 커뮤니티상영관등이 얼마나 많은가?

그래서 다시 준비한다. 내가 살고 있는 이곳에 독립예술영화관 하나쯤 있어야 하지 않을까.

, 다음소희는 사람들의 입소문으로 다시 역주행 중이라고 한다. 그런데 목포에서는 볼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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