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포시민신문]2월8일 개봉한 영화 ‘다음소희’는 개봉전부터 국내외에서 상당한 주목을 받은 작품이기도 하다.
‘다음소희’는 ‘도희야’를 만든 정주리 감독의 차기작이며 배두나와 다시한번 호흡을 맞춘 영화이다. 이 영화는 전주콜센터 실습생의 자살이라는 안타까운 실화를 바탕으로 만든 작품이며 제75회 칸 영화제 국제비평가주간 폐막작이기도 하다.
목포독립영화관 시네마라운지엠엠에서는 지금 현재 더이상 상영을 할 수 없는 상황이기에 일반 상영관을 찾아 관람을 해야만 했다.
물론 그전에 이 영화가 목포에서 상영을 하고 있을까라는 염려를 했지만 다행히도 상영중이었다. 시간을 확인했다. 조금 늦은 시간 혼자 볼까 하던 찰라에 영화 번개를 공지했다. 물론 영화를 갑작스레 보자고 했을 때 그 누군가보다 이 영화 ‘다음소희’를 홍보하는 일종의 방법이 더 큰 이유이기도 했다.
평일 밤 그것도 늦은 시간 나를 포함해 총 5명이 영화관 로비에서 만났다. 그리고 한동안 오지 못한 영화관에 대한 추억 이야기를 꺼내들었다. 영화에 대한 정보를 미리 알고 온 사람도 있었고 함께 영화 보는 것 그 자체에 흥미를 갖고 계신분들도 있었다. 나역시 영화관을 찾아온게 너무 오랜만이었다.
시네마라운지엠엠 독립영화관에 있으면서도 사실 영화를 보는것이 꼭 쉬운것만은 아니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영화를 보는 그 자체가 어떤 영화를 볼것인지 그 기화와 결정이 무척 중요한 행위 중 하나임을 다시금 인지하게 된다.
수많은 독립예술영화들이 상영관을 찾지 못하는 상황은 어제 오늘일이 아님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
극장에서 늘 마주하던 영화들. 한정된 몇편의 흥행 위주의 영화들만을 선택할 수 밖에 없는 지금의 구조는 기본적인 문화향유의 기회 다양한 문화 다양한 영화를 볼 수 있는 그 기회마저도 박탈해 버리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그것을 인지하지 못하며 지내야 한다. 왜냐하면 직접적으로 내 삶에 영향을 주지 않고 있기 때문에,
단 몇편의 영화만이 극장에서 상영되어지고 있을 때 ‘그러나 보다’라고 당연스럽게 받아들이고 있다.
이 상황이 위험할 수도 있고 지나친 표현일 수도 있겠지만 이 시스템에 우리는 자신도 모르게 자본의 양적 거대함에 내 의식을 잠식당하고 있는 것이다.
어찌됐든 이 다음소희를 보고 난 후 더 확신이 들었다. 이렇게 잘 만든 영화는 많은 사람들에게 홍보가 되어야 하며 극장으로 오게 만들어야 한다. 좋은 영화는 관객이 평가한다는 말이 있다. 하지만 정말 좋은 영화들이 물론 내 기준이겠지만 관객이 증명해 줄 수 있는 시간마저도 제공받지 못하고 사라져 버리는 경우들이 너무 많다.
그래서 이 영화가 극장에서 금방 내려가기 전에 관람객이 많아졌으면 하는 바램으로 시간표들을 다시 찾아 보았다.
정확히 일주일이었다. 이 영화가 목포에 있는 극장에서 사라지는 시간은 고작 일주일밖에 걸리지 않았다.
또다시 화가 나기도 했으며 지금 이곳 목포에서 독립영화관을 함께 만들어 오던 사람으로써 또다시 큰 책임감을 느낄 수 밖에 없었다. 물론 다음소희만의 문제가 아니다. 오늘도 너무 많은 작품들이 상영되어지고 있지만 상영되는 스크린 수는 많지가 않다. 철저하게 자본의 이익논리로만 상영시스템이 만들어 지고 있기 때문이다.
전라남도에는 독립예술영화관이 없다. 세상에는 얼마나 이해할 수 없는 일들이 많은가. 그래도 이해해야 하는 것일까?
정말 단순하면서도 어렵지 않은 문제임에도 쉽지가 않다. 단 하나의 스크린을 확보하는 것이 참 단순하고 쉬운일인데도 어렵다. 많은 예산이 들어가는 문제도 아닌데 어렵다. 그래서 포기하지 않는다.
더 많은 사람들이 더 많은 영화들을 볼 수 있는 기회를 내 스스로 포기하고 싶지가 않다. 언제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내가 만든 영화가 만들어 진줄도 모르고 상영관에서 상영되지 못하는 그 현실을 상상하게 되니 더 포기할 수가 없을것 같다. 유럽과 일본에는 공공상영관 커뮤니티상영관등이 얼마나 많은가?
그래서 다시 준비한다. 내가 살고 있는 이곳에 독립예술영화관 하나쯤 있어야 하지 않을까.
아, 다음소희는 사람들의 입소문으로 다시 역주행 중이라고 한다. 그런데 목포에서는 볼수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