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단상-김경애 시인] 사진 작가 박종길 교수님과 인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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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단상-김경애 시인] 사진 작가 박종길 교수님과 인연
  • 목포시민신문
  • 승인 2023.03.16 1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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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포시민신문] 얼마 전 박종길 교수님의 포토 에세이 목포 이야기 1958-2013책이 목포문화원에서 출간되었다. 오랜 시간 사진을 찍고 글을 쓰고 계셨는데 정말 반가운 소식이었다. 목포문화원에서 책이 나왔다고 하니 더욱 의미 있는 일이라고 생각했다. 은하수 투어 몇몇 선생님들에게 특별히 책을 주시겠다고 약속해 기대하고 있었다. 그런데 목포환경운동연합 정기총회에 가서 추첨 선물로 당첨이 되었다. 100여 명이 훨씬 넘은 사람 중 옆에 앉은 친구는 자기 이름이 불리기를 바라고 있었다. 내 이름이 호명되었다. 이것은 운명인가? 교수님도 웃고 친구도 나중에 책을 한 권 받긴 했다.

교수님과 인연은 2015년 첫 시집 가족사진을 준비하면서부터다. 목포문학관에서 목포를 말하다 , 소설, 그림, 사진, 연극토크콘서트가 있었다. 그때 뵙긴 했지만 잘 알지는 못했다. 사진이 급하게 필요했는데, 흔쾌히 첫 시집 프로필 사진을 찍어주셨다. 그 후로 2016년에 목포 관련 10여 편에 교수님 사진으로 목포우체국미술관에 전시하게 되었다. 급한 마음에 부탁드렸는데, 사진을 주셨다. 그 시화는 올해 동목포역에서 한 번 더 전시하는 기회가 생기기도 했다. 교수님과의 인연은 톱니바퀴 돌아가듯 항상 자연스럽게 이어졌다.

그 후로 초의 문화교실 디지털 인물사진 예술과정에 등록해서 정식으로 사진을 배우게 되었다. 평소 그림과 사진을 좋아해서 찍는 것도 좋아하는 줄 알고 덜컥 카메라도 샀다. 웬걸 사진을 배우면서 나는 사진을 찍는 것보다 사진을 감상하거나 찍히는 것을 좋아한다는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되었다. 사진작가들은 모델도 필요하니 괜찮다고는 했지만, 무거운 카메라는 짐이었다. 그래도 요즘은 가끔 카메라를 들고 나가 직접 사진을 찍기도 한다. 사진은 역사적 자료나 어떤 사물에 대한 것을 가장 사실적으로 남길 수 있고 또 예술적으로 다양하게 표현할 수 있어서 매력적이다.

초의 선사 3·4 모임을 하면서 몇 번 만나다 조금 뜸했다. 2020년 목포문학관에서

목포문학자료 조사를 하면서 다시 만나게 되었다. 목포문학 관련 자료도 많이 가지고 계셨고, 사진 자료 등 옛 목포 이야기를 해 주셨다. 또 귀한 자료들을 문학관에 기증해 주셔서 이번 책이 나왔을 때 더욱 반가웠다. 나는 1987년에 고등학교 입학 할 때부터 목포에서 살게 되었다. 그래서 목포에 대한 기억이 사실 그리 많지 않다. 책 표지 암벽 등반 사진이 1987년 유달산이라고 하는데 인상적이다. 암벽 등반만 봐서는 유달산인 줄 모르겠는데, 건너편 섬이 고하도라는 것을 알고 금방 확인할 수 있다. 유달산에서 암벽 등반을 했다니? 신기할 따름이다.

교수님이 평소에 왕자 회사’, ‘대반동 해수욕장등 목포만이 가지고 있는 일제의 잔재가 있는 사라진 건물이나 또 아직 책에 담지 못한 것들에 대해 아쉬움을 표하셨다. 또 문자는 추상적일 수 있지만, 사진은 구체적이기 때문에 상세하게 이해할 수 있다고 하셨다. 포토에세이-목포 이야기1958년부터 2013년까지의 사진과 사진에 관련된 글이 98편이 수록되어있다. 그때의 모습은 직접 보지 못했어도 글이 있어 이해하기가 쉽다. 누군가 알아주지 않고 돈이 되지 않아도 후대 사람들에게 역사적 자료가 되고 추억이 된다는 것은 귀한 일이다. 이런 분이 목포에 계셔서 감사하다.

지금도 교수님은 SNS를 통해서나 지역 작가, 시민들과 소통하면서 많은 이야기를 하고 계신다. “인간의 기억력은 한계가 있어 언제든지 소멸될 수 있겠지만 사진의 넓은 기록성은 후대에까지 전할 수 있으니 그 가치와 중요성은 인류에게 꼭 필요한 장르가 아닐까 생각한다라고 말씀하신다. 교수님이 그동안 살아오신 기억과 작품은 한 사람의 역사이기도 하지만, 목포와 시대의 역사이기도 하다. 다시 되돌릴 수도 없고 또 잊힌 기억의 보물창고 같은 자산이 잘 보존되길 바라는 마음이다. 아직 책에 담지 못한 자료들이 더 많다고 들었다. 귀한 자료들을 함께 공유하고 교육할 수 있도록 아카이브를 만들어도 좋겠다. 이런 일은 혼자 할 수 없으니, 목포시와 의식 있는 목포시민들이 함께 추진하길 바란다.

* 포토에세이 목포 이야기 1958-2013, 사진·글 박종길, 목포문화원,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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