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서점 추천 이주의 책]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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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서점 추천 이주의 책]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 목포시민신문
  • 승인 2023.04.06 0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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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저자 밀란 쿤데라 | 역자 이재룡

출판 민음사 2009.12.24

[목포시민신문] 참을 수 없는생의 가벼움과 무거움을 오가는 우리들의 자화상.

토마시와의 만남을 운명이라고 생각하는 테레자는 고향을 떠나 그의 집에 머문다. 테레자는 토마시를 운명이라고 생각하지만, 진지한 사랑을 부담스러워하던 토마시는 끊임없이 다른 여자들을 만난다. 스스로가 에로틱한 우정이라고 이름 붙인 그 가벼움을 토마시는 버릴 수가 없다. 소련의 침공으로 체코가 자유를 잃은 후, 두 사람은 함께 스위스로 넘어간다. 체코를 벗어나면 토마시의 연인들로부터도 벗어날 수 있을 거라 믿었던 테레자는, 그 믿음을 잃은 후 홀로 국경을 넘어 프라하로 돌아간다. 질투와 미움이 뒤섞인 두 사람의 삶은 그렇게 점차 무게를 더해 간다.

한편 토마시의 연인 사비나는 끈질기게 자신을 따라다니는 조국과 역사의 그림자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살고 싶어 한다. 밥을 먹어도, 그림을 그려도, 거리를 걸어도 자신에겐 조국을 잃은 여자라는 꼬리표가 붙는 것을 그녀는 견딜 수 없다. 사비나는 체코에서 멀리, 할 수 있는 한 가장 멀리 떠난다. 학자이자 한 가정의 가장으로서 안정된 일상을 누리던 프란츠는 그런 사비나의 가벼움에 매료되고, 그는 보이지 않는 사비나의 흔적을 좇듯 역사의 흐름에 몸을 던진다.

1968년 프라하의 봄, 역사의 상처를 짊어지고 살아가는 이 네 남녀의 사랑은, 오늘날 참을 수 없는생의 무거움과 가벼움을 오가며 방황하는 바로 우리 자신의 모습이기도 하다.

네 남녀의 사랑 이야기를 따라 흘러가는 이 소설의 배경에는 1960년대 체코와 1970년대 유럽을 뒤흔들어 놓은 시련이 깔려 있다. 지금은 멀어져 버렸지만 쿤데라의 작품 한복판에 주인공인 양 요지부동으로 박혀 있는 체코. 작가의 근원은 체코에 있었다.

하지만 동시에 쿤데라는 그의 최근 에세이 커튼을 통해 사회 운동, 전쟁, 혁명과 반혁명, 국가의 굴욕 등 역사 그 자체는 소설가가 그려야 할 대상, 고발하고 해석해야 할 대상이 아니라고 밝혔다. 소설가는 역사가의 하인이 아니며 소설가를 매혹하는 역사란, 오직 인간 실존에 빛을 비추는 탐조등으로서의 역사일 뿐이라는 것이다. 역사로서의 예술, 혹은 예술의 역사는 덧없으며 예술의 지저귐은 영원할 것이라는 쿤데라의 말처럼, 이 작품은 역사에서 태어났으되, 역사를 뛰어넘는 인간의 실존 그 자체를 다루고 있기 때문에 영원히 사랑받는 불멸의 고전으로 남을 것이다. <출판사 서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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