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단상-정성우 감독] 공간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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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단상-정성우 감독] 공간의 힘
  • 목포시민신문
  • 승인 2023.04.06 1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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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우 목포시네마MM 대표

[목포시민신문] 작년 하반기 목포는 소중한 문화공간을 잃게 되었다. 시민들의 힘과 지역사회 연대로 이루어진 공간은 결국 허탈하게 문을 닫고 말았다. 매일 독립영화가 상영되어지고 영화문화 프로그램이 만들어지고 시민들이 참여했던 공간. 지역에서 영화제작 교육이 이루어지고 콘텐츠가 만들어지던 공간은 이제 존재하지 않는다. 바로 시네마라운지엠엠이다.

공간이 사라지며 활동의 폭도 좁아지고 사람들은 동력을 잃었다. 지난 몇년동안 노력한 결실이 한번에 무너졌다. 이곳에 쏟았던 시간과 비용가치는 측정할수도 없다. 아무것도 보상받지 못하고 이렇게 그 공간은 사라져 버렸다. 사라진다라는 것은 결국사람들에게 잊혀지게 된다. 어쩔 수 없는 현실이다. 그렇기 때문에 끊임없이 움직여야 한다. 그래서 증명해야 한다. 공간이 어떤 이유에서 지속가능한 활동을 하는 과정에서 소중한 것인지 우리는 스스로 증명해야 한다. 그래서 다시 준비하는 사람들이 있다. 포기해서도 안되며 끊임없이 움직여야 한다. 사람들은 그렇게 함께 하며 공간을 만든다.

하당 옥암동에 새로운 공간이 준비중이다. 언제 정확히 오픈을 할지는 모르지만 이 공간에서는 이미 다양한 모임들이 진행중이다. 독서모임이 진행중이며 글쓰기 모임 또한 이루어지고 있다. 영상크리에이터 모임도 만들어져 이 공간에서 또다른 활동을 기약하고 있다. 지역영화 모임에서부터 동네마을공동체 문화사업까지 준비중이다. 더 나아가 예술인들과 협업하여 복합문화공간으로 확장하고자 한다. 이들은 계속한다. 몇번의 실패와 공간의

이전은 있었지만 경험이 있고 사람이 있다. 사람들이 모이면 무엇이든지 만들어 갈 수 있다.

공간의 힘은 어디에서 나오는 것인가? 그렇다. 결국 그 공간을 만들어 가고 구성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그 힘이 나오는 것이다. 함께 공유하고 함께 지역사회 안에서 건강한 가치를 지향하고자 했을 때 그 공간은 힘을 얻게 되고 사람이 모이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공간은 소중하다. 문화도시를 꿈꾸는 목포에서 시민이 주도하는 문화공간은 사실 찾아보기가 어렵다. 사람들이 모여 다양한 논의가 이루어지고 다양한 활동이 이루어지는 것만큼 생산적인 것은 없다. 세계 여러 대도시에 있는 문화공간은 흔히 복합 예술공간 arts complex의 형태로서 음악 연주장, 연극 극장, 영화관, 전시장 등 여러 예술공간들과 이들을 움직이는 행정조직, 예술과 기술인력을 한 건물 안에 갖추고 있다. 이 모든 조직체들을 합리적으로 움직이며 시민들은 누구나 이 공간을 함께 고민하고 만들어 나간다. 공간이 결국 문화를 만드는 구심점이 되는 것이다.

비교할 수는 없지만 시민들이 주도하여 공간을 만들어 나간다. 우리는 공간에서 커뮤니티를 만들어 가고 다양한 실험을 하게 된다. 때론 그 과정이 힘겨울 수 있지만 아랑곳 하지 않으며 심장이 뛰는 일들을 하고 있다. 살아가고 있음을 우리는 스스로 만들어 간다. 정해져 버린 것들에 대한 반격. 지역사회 안에서 기득권이 되어버린 소위 권력이 되어 버린 것들에 대한 문화적 저항을 우리는 이야기 한다.

늘 낯선 실험이다. 문화를 만들어 가는 사람들 이제는 하당 옥암동에서 무한한 상상을 펼쳐 나갈 것을 기대한다. 시민들이 주도하는 문화공간. 그 이상을 상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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