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목포의 아물지 못한 생채기 기억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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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목포의 아물지 못한 생채기 기억하자”
  • 김영준
  • 승인 2023.04.06 1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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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포 민간학살 4건‧목포형무소 탈옥사건‧목포감화원 소년범 등 아픔 간직
본지, 목포의 아픈 역사 기억하기 기획보도
기억해야 할 것어떻게 기억할 것인가
목포형무소 옛터 역사공원 조성목소리도

[목포시민신문] 20234, 목포는 여전히 아물지 못한 역사의 생채기를 안고있다.

9년째 목포신항에 덩그러니 서있는 세월호도 아프다. 차디찬 바닷물에 젖은 아이들을 데리고 올라올 당시 전국민과 해외 동포들은 세월호 참사 이전과 이후는 달라야 한다말하며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 안전한 사회를 강조하며 싸웠지만 9년째 달라지지 않았다.

74년 전, 목포형무소에는 4·3항쟁 관련자가 가장 많이 갇혀 있었다. 그해 9목포형무소 탈옥사건이 일어날 무렵 제주 출신은 600여 명 정도 있었던 것으로 <제주4·3사건 진상조사보고서>(2003)에 실려있다.

재소자 413명이 형무소 내 무기고를 습격, 무장한 채 탈옥했고 진압과정에서 298명이 사살, 85명 체포됐다. 이 사건으로 제주 출신이 몇 명이 죽었는지는 알 수 없다. 다만, 목포형무소와 목포교도소의 남은 기록으로 탈옥 사건 당일 출소한 제주 출신 제소자는 52명이었고 이들 모두가 사살된 것으로 추정될 뿐이다. 사살된 시신은 목포형무소 뒤 야산의 큰 구덩이에 함께 묻었는데, 죽은 이들은 수형 번호표를 떼거나 웃옷을 벗어버려 신분 확인을 할 수 없었다.

이후 한국전쟁이 발발하자 정부는 다른 지역의 사상범 재소자들과 함께 목포형무소에 남은 재소자들을 학살한 것으로 추정된다. 전쟁 당시 목포형무소에 수감 중임이 분명하다고 밝혀진 사람들 가운데 생존자는 한 명도 없으며, 4.3관련 재소자들은 전원 수장된 것으로 추정된다.

그 동안 목포형무소와 관련, 한국근현대사를 관통하는 중요한 역사 현장에 대한 체계적인 연구와 유적지 정비를 요구하는 목소리는 계속돼 왔다.

조옥현 도의원은 일제강점기 목포형무소의 역할과 목포권 독립운동가 재조명, 제주4.3항쟁과 여순사건의 아픔이 담긴 현장 유적, 6.25전쟁 민간인 희생자 추모의 공간, 목포 근대건축의 산실인 형무소 독산 이야기 등 독립운동과 해방 후 현대사를 상징하는 역사자원으로 활용할 가치가 큰 만큼 역사공원을 조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목포민주화운동계승사업회 문보현 사무처장은 목포라는 도시는 한국 현대사의 비극의 순간을 한치도 비켜나간 적이 없는 도시인 듯하다청소년들에게 미래 세대에게 우리 지역의 역사를 알리는 공간으로 역사공원이 만들어졌으면 한다고 밝혔다.

목포의 아픈 역사 기억하기

본지는 해방 전후부터 6.25전쟁 직후까지 목포에서 발생했으나 묻혀진 과거사를 발굴하고 재조명하는 작업을 통해 기억해야 할 것어떻게 기억할 것인가에 관한 숙제를 지역에 던지고자 기획보도한다.

한국언론재단의 지원을 받아 4월부터 8회에 걸쳐 보도할 예정이다.

기획보도 첫회는 묻힌 목포지역 민간학살 4건을 조명한다. 1948125일 목포경찰서에 끌려갔던 백경조 등 6명의 주민들이 목포대 운동장에서 총살당했다. 전쟁 전 피해, 이후 국민보도연맹사건, 미군폭격 피해, 인민군에 의한 피해 사례를 추적한다.

2회부터 4회까지 목포형무소에 수감된 제주4.3 피해자들의 행방과 일제강점기인 1938년 목포 고하도에서 행방불명된 목포감화원 소년범들의 흔적 등을 쫓는다.

5회부턴 왜 슬픔의 지도를 따라 걸어야 하는지, 목포의 다크투어 필요성과 현 주소를 되짚어보고 제주43 평화공원과 평화재단을 취재해 아픈 역사 기억하기와 그 방법 등을 소개한다.

마지막 8회에는 고하도 세월호를 9년째 곁을 지키는 사람들이 말하는 기억하기를 소개한다.

본지 기획취재팀은 목포를 흔히 지붕없는 박물관이라 부른다. 일제강점기를 관통한 근대의 역사적 경험과 유산이 지금 목포의 강점이다. 하지만 근대 일제강점기의 건물과 흔적에만 집중돼 있지, 이후 근현대의 아픈 역사나 숨기고 싶은 사건은 조명받지 못한 채 사건의 실체는 심지어 묻혀 있는 것도 있다너무 적은 기록 그리고 묻힌 채 사라지는 과거사를 발굴 정리해, 지금 어떻게 기억할지 방법론을 찾는 후속 작업의 토대로 삼는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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