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포읽기-홍선기 교수] 전남 서남해 섬 국가지질공원을 제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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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포읽기-홍선기 교수] 전남 서남해 섬 국가지질공원을 제안한다
  • 목포시민신문
  • 승인 2023.04.13 1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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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선기 목포대학교 교수

[목포시민신문] 펜데믹 이후 생태관광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소규모 단위의 여행이 자리를 잡으면서 과거 유명 관광지에 대한 집중적인 관심 보다는 사람들이 모이지 않은 조용하고 아름다운 경관 지역에 대한 관광이 증가하고 있다. 특히 사회적 거리를 유지하는 상황에서 인구 밀집 지역 보다는 도서지역과 같은 자연 생태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다. 우리나라 전체 섬의 65%를 차지하는 전라남도 도서지역은 독특한 지질 특성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지질공원 지정에 대한 관심이 미비한 실정이다. 특히 서남해 도서지역은 고령화와 인구감소로 인하여 경제적 기반이 위축되고 있는 상황이라 지역 활성화를 통한 섬 주민의 안정적인 정주 및 생업, 생활 여건을 마련하는 것은 매우 시급한 사항이다.

201010, 제주특별자치도가 우리나라 최초로 세계지질공원 네트워크(GGN, Global Geopark Network)의 인증을 받게 되었다. 이를 계기로 각 지자체와 관련 기관들의 지질공원에 대한 관심이 급격하게 증가하였다. 우리나라 지질공원은 2011년 자연공원법을 개정하여 도입된 이후 현재 13(울릉도·독도, 제주도, 부산, 청송, 강원평화지역, 무등산권, 한탄강, 강원고생대, 경북동해안, 전북서해안권, 백령·대청·소청, 진안·무주, 단양)의 국가지질공원으로 인증 받아 활동하고 있다. 자연공원법에 정의된 지질공원이란 가치 있는 지질유산을 보존하고, 교육 및 관광으로 활용하기 위해 환경부장관이 인증한 지역을 말한다.

유네스코 가이드라인에 의하면, 지질공원(Geopark)은 지구과학적으로 중요하고 아름다운 경관을 지닌 지형 및 지질현장으로 지형·지질학적, 생태학적, 고고학적, 문화적 유산을 동시에 보전하면서 연구·교육에 활용하고, 무엇보다도 생태관광을 통해 지역사회에 경제적 이득을 취하는 목적으로 한다고 명시되어 있다. 따라서 지질공원은 핵심대상 이외에 어떠한 행위 제한을 두지 않는다는 점이 다른 프로그램과 차별성을 가지고 있다.

현재 전 세계의 많은 국가에서는 자국의 지질유산을 지질공원으로 지정하고 이를 통한 생태관광을 활성화하기 위하여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 국가지질공원을 운영 중인 광역 및 기초 자치단체의 주민에게 국가지질공원에 대한 인지도는 높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특히, 생물권보전지역이나 국립공원과 같은 보호구역에 대한 국가적 관심은 매우 높은 편이지만, 상대적으로 지질공원에 대한 관심은 낮다. 국가지질공원 사무국(환경부)은 지질공원 지원을 위해 다양한 사업을 수행하였으며, 전국을 7개 권역으로 나누어 7(2014~2020)간 총 1,004개의 지질유산을 발굴, 조사하여 가치를 평가했다.

그러나 전라남도 특히 지질학적 가치가 그대로 보존되고 있는 섬 지역은 지질공원 지정에 대한 관심이 매우 미비한 실정이다. 도서지역 국가지질공원 지정은 우리나라 대부분의 섬 관광 사업 문제점인 하드웨어적 개발 우선 사업이라는 부분보다도 지속가능한 질적 성장을 실현시키면서 생태관광을 증진시킬 수 있는 일로 사료된다. 실제로 2012년 울릉도·독도와 제주도가 국가지질공원으로 인증된 후 지질공원에 대한 국민들 관심이 꾸준히 증가하였고, 특히 울릉군의 경우 지역사회 단체 및 기업들과 협약을 체결하는 등 공공기관과 지역사회와의 관련성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러한 시점에서 생태계 보전과 더불어 그 속에 내재된 문화적 가치 및 고유성, 이와 관련한 인문환경 등을 교육하고 생태관광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도서지역 국가지질공원 지정의 필요성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본다.

필자는 흑산면 만재도와 주변 도서를 제안한다. 섬이 가진 환해성이나 격절성, 고립성 등 고유의 도서성(insularity)을 활용한 만재도만의 고유한 자원을 극대화하는 방안으로 지질공원을 지정하면 어떨까 가능성을 타진해 본다. 물론 만재도는 주상절리를 비롯하여 독특한 경관의 해양지질자원을 확보하고 있다. 지질공원은 지질학적 가치가 있는 곳이면 어디든 지정할 수 있으나 섬 주민들과의 협력이 필수적이기 때문에 지자체의 노력이 필요하다. 만재도가 지질공원으로 지정되면, 만재도와 더불어 흑산면의 지정학적 한계점도 극복하고 국가적 지질브랜드로써 이미지 개선의 기회가 될 것이다. 흑산면에 속해있는 만재도는 흑산도 본도 주위에 있는 섬들에 비해 관광 활성화에 대한 조사와 연구가 이루어지지 않고, 관심도가 미흡한 실정이다. 섬 관광 활성화에 있어 지속가능한 발전이 가능하도록 하기 위해서는 지자체와 각계각층의 다양한 지원이 필수적으로 이루어졌을 때 지역주민이 주체가 되는 개발이나 참여가 가능해진다. 지속가능한 섬 관광 활성화를 위하여 지질자원을 활용한 다양한 생태관광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섬 지역 주민이 지역해설사로 활동해야 만재도의 다양한 자원들이 지속가능하게 보존되면서 이용할 수 있는 섬이 될 것이다. 만재도가 지질공원으로 지정되고 생태관광이 활성화되면, 만재도 주변의 상태·중태·하태도와 가거도 지역 등 흑산면 중·하부권역의 섬들도 지역 활성화에 직간접적 효과를 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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