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사회서비원 공동 봉사 체험수기⑬]밤엔 풍경이, 낮엔 사람이 아름다운 도시! 여수, 목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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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사회서비원 공동 봉사 체험수기⑬]밤엔 풍경이, 낮엔 사람이 아름다운 도시! 여수, 목포
  • 목포시민신문
  • 승인 2023.04.27 08:24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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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선오(이용고객)

목포시민신문은 전라남도사회서비스원과 공동으로 아름다운 전남 봉사의 삶이란 주제로 도내 사회복지시설 봉사자와 수급자의 체험수기를 받아 연재한다. 체험수기는 전라남도사회서비스원이 지난해 봉사자와 수급자를 대상으로 공모전을 실시해 입상작을 중심으로 올 한해동안 본보에 게재된다.<편집자 주>

■ 아름다운 전남 봉사의 삶 체험수기-
[목포시민신문] 여수, 목포 생의 첫 남쪽 여행이었다!

집순이 생활에 푹 빠져 여행하곤 담을 쌓고 살아가던 내가, 서울에서 그 먼 곳까지 휠체어를 타고 여행한다는 건, 사실 큰 결심이었다.

혼자가 아닌 친구와 활동보조지원사분들이 있었기에 떠나기로 마음먹었다. 여수하면 그저 유행가 가사만 떠오르던, 잘 몰랐던 곳이기에 더 커다란 설렘이 가득했다.

그렇게 8.31부터 9.2까지 여수에서 목포로 가는 발걸음이 시작되었다. ktx를 타고 흘러 흘러 밤 8시가 되어서야 여수에 도착했다. 깜깜했고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밤이었지만 이곳이 분명, 여수라는 건 단번에 알 수 있었다. 여수 엑스포역 화장실에서 흘러나오던 여수 밤바다 노래 때문이었다. 화장실에서 손을 씻으며 피식, 웃음이 나왔다 동시에 잘 도착했다 싶어 안도했다.

숙소에 도착해 간단히 짐을 내리고, 우리 일행은 회를 먹기 위해 맛집으로 향했다. 나는 맛집 덕후다. 맛있는 음식들이 제일 흥미롭고 궁금했던 나였다. 맛집은 숙소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이었다. 차려진 음식들에 입이 떡하니 벌어졌다 상이 모자랄 만큼의 반찬과, 선어회, 갈치조림, 12첩 반상이 훌쩍 넘을 듯한 반찬들, 해물라면 등등 눈과 입이 더없이 꽉 차고 만족스러운 저녁이었다. 피곤이 씻기는 기분이랄까, 이래서 사람들이 여행을 하는구나.

부른 배를 두드리며 소호동 다리로 향했다. 두둥, 여수의 밤은, 안개가 흐드러졌고, 곳곳 신비로운 네온사인이, 춤을 추고 있었다. 황홀한 불빛 조형물들을 인간이 아닌, 신이 몰래 만든 게 아닌가, 착각이 들 정도였다. 분위기에 젖어 그 바다에서 어린아이가 되어 천진하게 사진을 찍었다. 더없이 행복한 찰나였다. 사진 속 감정들이 고스란히 녹아들었다. 하룻밤의 추억이 너무도 강렬해, 다음날도 기대됐다. 목포로 향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여수에서 목포로 가기 위해 휠체어 2인승 콜택시를 불렀다. 여러 사람이 한 번에 갈 수 있다는 장점이 있었다. 서울에서는 타보지 못한 차였다. 그런데 도로를 달리던 중 사건이 터지고 말았다! 차에서 타는 냄새가 나는 게 아닌가! 가다 서다를 반복하다가 더 이상 운행할 수 없다는 판단으로 졸음 쉼터에 멈춰 2인승 휠체어 콜택시를 다시 기다렸다.

콜택시를 다시 신청해야 되나 해서 불안했는데 콜택시 기사님이 바로 다른 2인승 콜택시를 연계해 주셔서 얼마나 다행인지 몰랐다.

1시간 30분 넘게 기다렸지만 재밌는 입담을 지니신 여수 콜택시 기사님과 두런두런 이야기하며 시간 가는 줄 몰랐다

화장실 급해 어쩔 줄 모르고 있을 때 근처에서 토목 작업하시던 분 기꺼이 날 안아 화장실까지 데려다주셔서, 얼마나 감사했는지 모른다. 정말 생명의 은인 같았다. 함께하는 사람들이 이렇게 중요하다.

벌어진 일은 어쩔 수 없어도, 그동안을 견디는 사람들이 같은 결로 서로를 배려한다면, 조금 괴로운 시간일지라도 그랬던 순간은 사라지고 소중한 추억만 남기 때문이리라.

돌발 상황이었지만, 고되지 않았고 다시 와주신 콜택시 기사님도 어찌나 섬세하고 친절하신지, 장애인이 가기 좋고 깔끔한 휴게소에 정차해 주시는 모습에 감동스러웠다.

약간의 해프닝을 겪고 목포에 도착해서, 스카이 워크, 케이블카 체험, 전국 한 곳뿐이라는 쫄복탕 먹방, 평화광장 휠체어로 달리기, 홍어 시장 홍어먹방, 홍어도 처음 맛보는 것이어서 망설임이 있었지만, 쿰쿰하고 짜릿한 것이 특별한 경험이었다. 여러 곳을 즐기고 다양한 음식을 먹을 수 있었던 것은 지체없이 배차되는 목포장애인 콜택시 역할이 컸다. 어느 일정하나 포기 없이 마음껏 누렸다. 서울이라면 상상할 수도 없는 일이다. 평화광장으로 향할 때는 콜택시 기사님의 해박한 지식으로 모르던 목포의 많은 정보들을 접할 수 있었다.

전라남도의 자연과 풍경, 그곳에서 마음을 다해 정성껏 본업에 임해주신 콜택시 기사님 덕분에 처음 가본 여수, 목포 여행은 가을 주렁주렁 열린 감나무 감처럼 따뜻하고 좋은 기억들이 풍성하다.

이번 기회로 힘들고 귀찮다고만 생각했던 여행의 묘미를 새롭게 깨달아, 계속 여행에 도전중이다. 지금도 생각하면 달려가고 싶은, 낮엔 사람이 밤엔 풍경이 아름다운 도시! 여수, 목포

우리 여행을 융숭히 인도해 주신 기사님들께 다시 한번 감사를 표한다.

<자료 제공=전라남도 사회서비스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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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가던 2023-07-14 16:22:52
글을 너무 잘 쓰셔서 한번에 읽어 내려갔습니다. 여수, 목포를 가지 않아도 간접 체험을 한 느낌입니다.
좋은 글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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